... 수풀이 바람에 휩쓸리는 소리, 머지 않은 해안가에서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까지...

오르카에서 머지 않은.. 작지 않은 이름 없는 섬.

훈련거점으로 쓰기에도 용이하지 않고 자원조차 매립되지 않아서 완전히 쓸모 없다고 판단된 섬이었지만

이곳에 적지 않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아..하아..."


"거기 서시죠-! 더 도망가봐야 의미 없다는걸 아직 모르시나요?"


"...헉..헉... 그래.. 더는 도망쳐봐야 소용없을거 같아.. 이제부턴 나도 힘을 써야겠어."


도망치는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무장인 트롤스버드를 전개하는 라비아타.

주변의 나무들이 두껍게 자라있었지만 라비아타의 칼과 힘앞에 나무는 수수깡 부서지듯 저항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저희가 언니의 무력은 제일 잘알죠. 그래서 감히 접근전따위는 생각치도 않는다고요?

반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적을 잡을수 있다고 보시나요?"


멀리서 자신의 윈체스터에 총알을 넣으며 나무 뒤로 은닉하는 콘스탄챠...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

때는 하루전.


"배틀메이드의 무력이요? 전투전문부대보단 조금 체계도 덜잡히긴 했지만 그래도 중위권이상은 충분할정도긴 해요.

다만 저희는 싸우거나 전쟁이 주 목적으로 태어난게 아니라 주인님의 의식주를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그럼 배틀메이드 전투력 순위는 단연코 라비아타가 1순위일거고.. 다음은 누구야?"


"오호호, 그야 물론 강철의 불꽃 비를 내리는 바로 저 '세라피아스 앨리스' 아니겠어요?

솔직히.. 라비아타 언니도 근접전에서 시작이 아니라면 제가 이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강철비던 불꽃비던 제 강철날개 앞에 가로막히고 말테죠."


어느새 블랙웜이 왔지...?


"...호오. 그거 재밌는 이야기네요? 한번 겨뤄보겠어요?"


"진정들 하시는게 어떠실까요? 전술병기나 다름없는 앨리스 언니가 싸우시면 오르카 호는 물론 주변이 초토화되어

뒷정리가 매우 힘듭니다만..."


"후후.. 그래요. 바로 저 앨리스의 이명이죠. 최강의 배틀메이드."


"예, 하지만 전쟁은 탁 트인곳에서만 하진 않으니까요."


"그만하라니까요-!"


"죄송합니다."


"흐음, 확실히 호승심은 충분해보이는데.. 콘스탄챠가 보기엔 어때보여?"


"하하.. 확실히 앨리스랑 블랙웜은 전투상황을 가정하에 만들어지고 배틀메이드에 합류한 경우라

저와는 달리 전투모듈이 더 많이 사용되었어요. 그렇지만 아까 블랙웜이 말한대로 전투 상황은 변수가 많으니까요."


"그러면 배틀메이드 서바이벌을 진행해볼까? 1등에겐 엄청난 상을 주는거야."


"상..이요? 예를 들면 어떤...?"


"일단은 우선 동침권 10장이랑 위계조절권 정도면 어떨까?"


"우선 동침권을 10장이나.. 아니 그보다 위계조절권은 뭔가요 사령관님?"


"그야, 배틀메이드의 막내인 히루메가 만약에 우승을 하면 다른 언니들에게 눈치보여서 제대로 못쓸거 아냐?

그래서 위계조절권을 통해서 일주일간 우승 바이오로이드를 그 부대의 대장으로 임명할거야."


'이건 기회다..'


...아니 히루메랑 금란은 또 언제온거야...?


"뭐, 상관없어요. 우승은 당연히 제가 할테니까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할게요."


"아참, 꼴찌에게는 벌칙이 있어."


"벌칙이라시면...?"


"오르카 치약미싱 풀코스 3박4일 일정."


'꼴찌만큼은 절대로 안돼...'


"그럼 전투는 내일 정오에 인근에 있는 무인도중에 몇개를 선출해서 모터보트로 각각 다른곳에 내려줄거야.

시간제한은 없고 무기는 같은걸 쓰지만 우리 작업자들을 통해서 살상력은 완전히 배제 하게 될거야.

실제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도록 해."


"자...잠시만요. 다른분들에 비해서 제 무기 화력이 압도적으로 낮은데요?"


"흠, 확실히 그럴수도 있겠네... 라고 하기에는 금란이 들고 가는 무기가 더 불쌍하지 않니?"


"후후.. 대신 제게는 몇십,몇백배로 민감한 체질이 있으니 큰 걱정은 없사온데.. 혹시 무기를 만들어 쓰는것도 허락됩니까?"


"돌같은거라도 던지려고?"


"돌이 날아오는것을 보면 제 위치가 발각될 확률이 있으므로.. 활을 만들어 쓰고자 합니다."


"아쉽지만 활은 안될거 같네.. 저살상력을 가지도록 개조 작업이 안될거 같거든."


"알겠사옵니다."


"그럼 다들 무기는 작업실에 두고 가줘. 내일아침에 새로 만들어줄거야.

아 그리고 오늘 작전회의를 막고자 하는뜻에서..

다들 숙소를 갈라져서 잤으면 해.

라비아타는 스틸라인에서, 콘스탄챠는 발할라에서, 앨리스는 호드에서, 바닐라는 둠 브링어에서,

금란은 스트라이커즈에서, 히루메는 스카이나이츠에서, 블랙웜은 컴패니언에서 자도록 해."


"아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주인님."


콘스탄챠를 필두로 한명씩 빠져나간 그녀들은 자신이 배정받은 숙소로 이동했고

갑작스러운 작업폭탄이 떨어진 오르카 공돌이들은 분노에 찬 비명을 질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