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망, 내일 날씨를 알려줘.


 

내일은 하루종일 맑겠지만 기온이 높아 조금 더울 것으로 예측됩니다, 폐하.


 

수분을 충분히 섭취 하셔야겠네요.


 

응, 고마워.


 

......


 

내일 급하게 일이 생기지는 않겠지?


네, 폐하.


 

주요하고 시급한 업무는 이미 전부 끝마쳐두셨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레모네이드 알파와 라비아타 통령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폐하께서 급하게 업무를 보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네요.


응.


 

......


 

저기... 아르...


 

아, 아냐. 아무것도. 못 들은 걸로 해줘.


 

네, 폐하.


 

......


 

아르망.


 

네, 폐하.


 

아르망은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지?


 

앞으로 일어날 예정인 것들까지.


 

전부는 아니에요, 폐하.


 

제가 확보한 정보로 예측할 수 있는 내에서만 알고 있죠.


 

그리고 정보가 부족하면 저의 예측도 틀리고 말죠.


 

그리고 폐하께서 제가 알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제외할 수 있답니다?


 

으으으으으음.


 

아르망이 알지 않기를 원하는 것은 내가 미리 말을 해야하는 거지?


 

대체로 그렇죠.


 

하지만 폐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일부러 저도 예측하지는 않는답니다.


 

그러니 폐하께서 밤에 몰래 패널로 일을 하실 수 있는 거죠.


 

알고 있잖아...


 

어머? 이건 예측이 아니라 짐작이에요.


 

연극을 위해서 덴세츠 사에서 저에게 부여한 능력이 아니라.


폐하를 가까운 곳에서 모시기에 알 수 있는 일이랍니다.


 

쉬는 시간에는 쉬어주세요, 폐하.


 

...노력할게.


 

후후.


 

......


 

아르망은 자신의 예측 능력을 자신을 위해서 쓸 때도 있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리소스의 여유가 생기면 저를 위해서 쓰기도 한답니다.



덕분에 스발바르 제도에서 클로버 에이스를 만날 수 있었죠.


 

최근에 쓴 적은 없어?


 

음...


 

폐하의 행동을 예측할 때?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게 아니잖아...


 

어라?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폐하를 모시는 아르망이 아니라.


 

폐하를 사랑하는 아르망으로서 사사롭게 폐하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에 제 능력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답니다.


후후, 부끄럽네요.


 

......


 

내일 내 일정도 알고 있어?


 

내일은 비교적 한가한 날이시죠.


 

오전에는 신규 종합 병원 개원식에 참여하실 것이고.


 

레오나 주지사와 식사가 있으실 예정이시죠.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급하지 않은 서류 업무와 면담이 있으시겠죠.


 

그리고 또?


 

......


 

......


 

......알고 있구나.


 

이런 때에는 제 능력이 살짝 원망스럽기도 하답니다.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어머? 저도 놀랐답니다?


 

내일 놀라는 게 아니잖아.


 

그래도...


 

기쁨은 전혀 퇴색되지 않아요, 폐하.


 

......


 

폐하께서 내일 저에게 고백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얼마나 기뻤는지...


 

어떻게 전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수 년 동안 고민했던 대답을 마침내 전해드릴 수 있겠네요.


 

수 년?


 

네.


 

폐하께서 저에게 고백하겠다고 다짐하시기도 전부터...


 

오래 전부터, 저 아르망은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우리들 앞에 놓여진 수많은 길.


 

앞으로 나아갈수록 폐하께서 저에게 고백하는 미래가 현실과 가까워질 때마다 저의 기쁨은 커졌답니다.


중간에 예측한 미래가 달라지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면서도요.


 

하지만 오늘과 내일이 가까워지면서 결국 예측은 현실이 되었죠.


 

명작 소설을 살짝 바꿔서 인용하자면...


 

폐하께서 내일 저에게 고백하신다면 저는 몇 년 전부터 행복할 거예요.


 

후후, 조금 이상한 말이 되어버렸네요.


 

에잇. 내일 성대하게 고백할 테니까 각오해.


 

아주 오래 전부터 각오했답니다?


 

대답은 내일 드려도 될까요, 폐하?


 

내가 더 안달나네.


 

이 요녀같으니.


 

빌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