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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 날이 다가왔다. 이제 막 해가 뜨려고 하는 보스턴의 이른 새벽. 동쪽의 항구부터 시작하여 앞바다의 섬들까지 보스턴의 앞마당을 꽉 채운 수 많은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함선과 수송선들이 모든 출정 준비를 끝마쳐가고 있었다. 가장 선두에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기함부터 시작하여 클로버 산업의 2함대의 기함, 새롭게 정한 스틸라인의 3함대의 기함, 프랑스 앞바다에서의 전투를 위한 많은 전투함들과 이 전투함들의 호위와 이후 센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쓰일 많은 초계함들과 고속정들, 그리고 수없이 많은 포세이돈의 병력들을 실어나를 수송선들과 보급선들이 항구까지, 그야말로 보스턴을 방어할 일부 병력들과 후발대로 출발할 병력들을 제외한 모든 선발대 병력들이 보스턴 앞바다에 집결하였다.

모든 병력들이 자신들의 배의 갑판과 함교등을 비롯한 자신의 자리에서 1함대의 기함의 갑판을 송출하는 화면에 집중하였고, 1함대 기함의 갑판에 센 강으로 직접 출격하는 정예병들과 둠 브링어 병력, 발할라 병력들을 비롯한 멸망의 메이, 철혈의 레오나가 줄지어 섰고, 그녀들의 앞에 바닐라 A1, 멀린, 그리고 레모네이드 감마가 회장의 앞의 바로 앞에 서서 출정식을 거행하기 시작했다.





"총원!!!!!!! 차렷!!!!!!!"

"회장님께 대하여!!!!!!!! 받들어!!!!!!! 총!!!!!!!!!"



"필!!! 승!!!"

"승!!! 리!!!"





감마가 선두에 서서 회장에 대한 포세이돈 총원의 경례를 지휘하였고, 병력들의 우렁차고 군기와 각잡힌 경례구호가 보스턴 전체를 호령하였다. 수뇌부들 부터 시작하여 말단 일선의 병사들까지 조금도 지치거나 피곤한 기색이 없었으며, 그녀들의 눈에는 비장함이 느껴졌으며 경례 동작은 그야말로 데였다간 베일것 같이 각이 잡혀있었다. 이내 돌아서서 그녀 역시 회장에게 경례를 하였다.





"필!!! 승!!!"



"필승!!!"



"바로!!!"





이후 감마까지 회장에게 경례를 하였고, 뒤돌아서 병력들의 경례를 끝내고 회장이 출정식을 시작하였다.





"모두들 잘 들어라! 우리가 프랑스로 출정을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단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 하지만 이것은 전쟁이다. 전쟁이라는 행위에 사상자가 단 한 명도 없을꺼라는 생각을 하는 이는 없으리라 믿고있다. 언제나 얘기했지만, 이들중 누군가는 오늘을 끝으로 보스턴으로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도 예외는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들에게 한가지 약속을 하겠다! 나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회장은 내가 참여하는 전투에선 언제나 그대들과 함께 직접 싸워나갈 것이고, 후퇴를 할때도 내가 가장 나중에 후열에서 후퇴를 하겠다! 절대로 그대들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며! 그대들과 함께 직접 싸워나갈 것을 지금 이 출정식에서 나의 목숨을 걸고 맹세하겠다!"

"만일 이 전쟁에서 내가 후방에서 명령만 하고 지내거나, 후퇴시 가장 먼저 도망가는 행동을 보인다면, 그 즉시 나를 죽여도 좋다! 그대들은 모두 예외없이 명령 거부권 모듈이 심어져있음을 기억해라!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난 앞에서는 그대들을 이끌어나가는 한명의 군인이요! 뒤에서는 모두의 후퇴를 돕는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니!"

"포세이돈 전 함대!!! 전원! 출정이다!!!"



"총원!!!!!!! 차렷!!!!!!!"

"회장님께 대하여!!!!!!!! 받들어!!!!!!! 총!!!!!!!!!"



"필!!! 승!!!"

"승!!! 리!!!"





회장의 결의가 가득찬 연설이 끝나고,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기함부터 시작하여 보스턴 앞바다의 정박되었던 수 없이 많은 전투함들과 초계함과 고속정들, 그리고 보급선과 수송선들이 그 뒤를 따라 동쪽으로,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항해를 시작하였다. 이들은 초중반에는 모두 다 함께 나아갔고, 이후 대서양 중앙을 기점으로 하여 3함대가 정 동쪽으로 뱃머리를 옮기는 것으로 하였고, 이후 영국 해협을 기점으로 1함대가 먼저 센 강 연안으로 이동하는 사이 2함대가 더 북쪽으로 이동하여 프랑스 북부로 이동 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한편, 포세이돈 인더스트리가 출병을 하는 시점, 프랑스 파리에선 여전히 오르카 반란군의 수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들 역시 전쟁을 준비해야 할터, 하지만 바이오로이드 생산에 열을 올리려 했던 사령관의 계획이 처음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여기는 파리 남서쪽... 제대로 된 바이오로이드 유전자 씨앗은 단 하나도 찾지 못 했습니다..."



"동쪽에서 보고드립니다... 찾은거라곤 마리오네트 생산에 쓰이는 범용 씨앗 뿐입니다..."





엘리제 궁전에서 잇따른 보고를 결국 다 듣지도 않고 사령관의 화가 이어졌다.





"야 이 시발년들아!!! 마리오네트 씨앗은 차고 넘치는데 왜 바이오로이드 유전자 씨앗은 하나를 못 찾냐고!!!"



"... 아무리 레모네이드 델타라도 결국 바이오로이드... 그렇기에 온전한 바이오로이드를 못 만들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콘스탄챠가 어떻게든 사령관을 진정시켰지만 쉽사리 되지가 않았다. 마리오네트들은 아무리 개량을 거치고 강화를 해도 결국엔 병사 수준에 머무르는 성능을 내고 있었고, 제대로 압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역시 제대로 된 바이오로이드들로 구성된 군대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이 시발...!!! 야! 용 어디있어!!"



"저기 오빠... 용 언니는 호라이즌을 지휘하러 센 강 하류로 보냈었잖아..."



"아이 씨... 좆같네 진짜... 용한테 서신 보내. 포세이돈의 그 새끼들을 네 선에서 처리하고 그 목을 내 앞에 가져오라고."



"네. 주인님..."



"시발... 어쩔 수 없지... 야. 병력들 풀어서 파리 바깥에서 다른데서라도 유전자 씨앗들 찾아와."



"파리 바깥이면 이 근교 정도로 보내면 될까?"



"못 찾으면 프랑스 전체를 뒤져서라도 긁어모을 수 있는건 다 긁어와!!!"



"아, 알았어 오빠..."





결국 철옹성처럼 막아두고 있던 파리를 다시 개방시키고 마리오네트 병력들을 프랑스 남쪽 북쪽 여기저기로 출병시켰고, 결국 이는 병력의 분산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 다른 한편, 센 강 하류 연안에 정박한 오르카 해군의 호라이즌 함대. 





"함장님. 병력 집결을 완료했습니다."





호라이즌의 부함장 AG-2C 세이렌이 무적의 용에게 함장실에서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세이렌 부함장... 병력의 숫자는 어떻게 되오."



"약 2만 7천여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별로 나아진게 없구려... 으...으음... 하아... 하아..."



"... 함장님? 괜찮으신건가요?"



"괜찮소... 조금 어지럽긴 하지만..."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알겠소..."





무적의 용은 강한 바이오로이드였다. 그야말로 블랙리버의 정수 그 자체를 담아내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수 많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진 그녀는 이전에 블랙리버군 전체를 통솔하는 지휘관으로서 출중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검 한자루로 어떠한 적과도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전투력을 지닌 바이오로이드였다. 거기다 라비아타 프로토타입, 멸망의 메이와 같이 인간의 명령을 자발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명령 거부권 모듈까지 가지고 있는등 자율성이 높은 바이오로이드였지만, 지금 그녀는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한 악마의 욕망에 잡아먹혀 세뇌된 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하아아... 하아아... 대체... 왜 이러는거지..."


"내가...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아무래도 다른 그간 사령관에게 약물이 투여된 다른 바이오로이드들과는 달리 훨씬 강하고 자율성도 높았던 특수한 개체여서 그랬던걸까, 단 한번만으로도 거의 영구적으로 사령관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 다른 개체들과는 달리 그녀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받아왔기에 몸이 점점 무뎌져가고 있었고, 이는 지금 약물을 투여받지 못한 것으로 인해 약간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러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자신을 구해달라는 느낌으로 은연중에 전해져왔던걸까. 프랑스로 향하고 있는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기함. 레모네이드 감마는 그녀가 그렇게도 원하는 전투를 앞두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았다. 분명 선천적인 전투광인 그녀가 전투를 앞두고 있음에도 어두운 표정을 짓고있었고, 회장이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다.





"감마. 무슨 일이지."



"회장. 우리가 그놈들한테 선전포고를 했을때를 기억하는가."



"그때 말인가? 그건 왜 그러는거지?"



"회장이 그때 그 놈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때, 난 그 놈 옆에 있는 그 녀석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적의 용을 말이지..."



"무적의 용..."





회장의 입장에서도 그녀는 잊을 수가 없는 바이오로이드 개체. 오르카에 있을 당시, 처형 3일 전에 징벌방에서 자신을 짓밟아댔던 바이오로이드중 한명, 오르카의 사령관이 가장 총애하던 개체이자 현 오르카 반란군의 부사령관. 





"난 이 전쟁에서 그 녀석과 끝을 볼 것이다. 분명 우리 1함대가 가장 먼저 싸우게 될 녀석들은 센 강 연안에 주둔하고 있을 용의 호라이즌 함대.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때 봤던 용의 모습은... 내가 아는 용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 나물의 그 밥이라고... 그 놈과 함께하고 있으니 물들어진 것 아닐까."



"그것도 있겠지만... 뭔가 달랐다. 내가 얘기했었지. 너희들을 이 곳으로 구출해온 결정적인 이유가... 그 징벌방이라는 곳에서 일어난 행위를 내 눈으로 직접 목격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봤을땐, 좀 더 망가진 느낌이었다."



"망가진 느낌이라..."





이전에 회장은 철혈의 레오나와의 대화에서 그녀의 휘하에 있던 발할라 개체 안드바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사령관에게 맹목적으로 변하게 된 그녀에 대해 회장은 무언가 약물따위를 이용했을꺼라는 추측을 하였고, 이때의 대화가 지금 다시 떠올랐다.





"감마. 지금의 무적의 용은 네가 알고 있는 무적의 용이 아닐 수도 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인가."



"보스턴에 도착하기 전, 레오나와 나눈 이야기가 있다."



.

.

.

.

.

.



"... 용이 설마... 하지만... 회장의 말에도 일리는 있군... 그건... 내가 아는 무적의 용이 아니었다..."



"물론 그때의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말을 받아내고 싶었지만... 이 추측이 맞다면... 그녀도 좋아서 이러고 있진 않을거다."



"솔직히 바라는거면... 무적의 용이 무적의 용 다운 모습을 하고 있길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싸울 가치도 없어..."



"만약 무적의 용이 너와 싸울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면, 넌 어떻게 할꺼지?"



"... 모르겠다...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내가 알고 있는 무적의 용은 강한 여자다. 언제나 출중한 지휘력에 전투에 물러서지 않는 강한 정신을 지닌 여자..."



"이 전쟁의 목적은 단 하나다. 오르카의 사령관을 죽이는 것. 바이오로이드들중 다수는 그 놈이 뇌파로 명령을 하는 명령체계에 움직일 뿐이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도 인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명령 거부권 모듈이 입력되어있다. 그 명령체계의 영향을 받는 녀석이 아냐."



"... 모든건 결국 직접 만나봐야 알겠군."





대서양을 힘차게 달리고 있는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수많은 1함대 병력들, 그리고 센 강 연안에서 그들에게 맞설 준비를 하고 있는 호라이즌 함대. 두 함대, 그리고 레모네이드 감마와 무적의 용의 전장에서의 조우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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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지난주에 이걸 올렸어야 했는데 프랑스 지도를 좀 펼쳐보니까 파리가 생각보다 너무 작은 도시였더라고... 서울의 반의 반도 안 되는 크기였더라...

초기에는 파리에서 대부분의 전투를 묘사하고 함대 전투와 루앙에서의 전투 등등은 간략하게 처리할랬는데 결국 다 갈아엎고 전면 재조정해버리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드디어 올리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