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퍼퍽-!! 펑-!!!


새벽 늦은 시간, 한적한 헬스장 안에선 격렬하게 샌드백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퍽-! 퍼퍽-!!


흰 반팔에 츄리닝 바지만 입은 사령관은, 손에 붕대조차 감지 않고 맨 손으로 샌드백을 후려치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자칫 손목뼈가 나갈 정도의 강도였지만, 오리진더스트와 꾸준한 운동으로 단련된 그의 강철같은 신체는 아무런 기별조차 없었다. 오히려 그의 주먹질에, 모래주머니는 터져나가기 일보직전이었다.


"헉... 헉..."


입에서 단내가 물씬 나고, 온몸이 땀에 절었지만, 그는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자제를 못해서..."


"한심한... 발정난 원숭이 새끼 같으니...!"


퍽-! 퍽-!!


"약혼녀도 있는 놈이...!"


퍽-!! 펑-!! 펑-!!!


"내가 진짜 사랑하는 여자는-!!"


펑-!!!


사슬에 묶인 채로 흔들리던 샌드백은 결국, 안에 있는 모래들을 토해내며 멀리 날아가 버렸다.


"헉... 헉... 제길..."


사령관이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펴보자, 모래들로 엉망진창이 된 헬스장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 난장판을 치우기 위해 청소 도구함에서 빗자루를 꺼내들었다.


"힘 조절을 너무 안했나... 치우려면 한 세월이겠어..."


"그냥 놔두세요."


사령관이 흠칫 놀라며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델타가 서있었다.


"어차피 냅두면, 아랫것들이 알아서 치울테니까요."


"어..."


식당에서 한바탕 크게하고 나온 이후로, 둘은 한 달정도 떨어져 지냈었다.

비록 한 달 밖에 안지났지만, 델타의 갸름한 턱은 더 야위어져 있었고 생기를 잃은 눈가에는 눈물자국들이 만연했다.


"저기... 당신 괜찮은거야?"


.................................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동안, 사령관은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항상 화려한 옷차림에 진한 화장을 하고 다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저 평범한 반팔 한장에 돌핀팬츠만 입고 있었다.

얼굴 역시 화장조차 하지않은 맨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빼어난 미모가 딱히 바래지진 않았다.


"당신이 그런 차림도 하고 다녔어?"


"드레스로는 운동하기 불편해서 말이죠."


델타는 시큰둥하게 말했지만, 사령관은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서 여러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그렇게 입고 다니니까 보기 좋네~ 편해보이기도 하고."


.................................


"언제부터 거기에 서있었어?"


"저도 방금 왔어요. 땀을 좀 흘리고 싶어서 말이죠."


.................................


.................................


.................................


.................................


"델타..."


"자기..."


와락-!!


두 남녀는 떨어져있는 한 달이 마치, 10년이 지난 것처럼 서로를 애틋하게 껴안았다.


"정말 보고싶었어 델타."


"저도요... 저도... 매일같이 당신만을 생각했어요."


"당신이랑 떨어져 지내면서, 오랫동안 생각을 해봤어.


"어떤...?"


"내가 한 말이 진심이었다는 거..."


"진심이요...?"


"그래,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


...................................


델타의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그녀는 내심 기쁜 듯 하면서도, 복잡한 생각에 빠진 것처럼 보라빛 동공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사령관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기준은, 지극히 간단한 거였어."


"그 기준이 뭐죠?"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 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야."


"저를..."


"그래, 만약에 당신과 나 둘 중 한명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면, 난 주저없이 당신을 살릴거야."


"흑...!"


간만에 듣는 사령관의 애정어린 한마디에, 얼어붙은 델타의 가슴은 따스하게 녹아내렸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의 입으로 직접 듣는,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 그건 그녀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이었다.


"으흐흑..."


"자, 자... 울지말고..."


"흑흑... 으아앙~!!"


"델타...?"


델타는 이제 손으로 입을 막지도 않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진 사령관의 말에 항상 반신반의 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에, 속으로 깊게 안도했다.


"흑...! 흑...! 여태까지..."


"어?"


"여태까지... 항상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면서...!"


"미안..."


"내가 이런 진심어린 말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는지 아세요!!"


"그래, 나도 사실... 읍?!!"


"하아~♡"


그녀는 갑작스럽게 사령관의 얼굴을 붙잡고 자신의 입 쪽으로 끌어당겼다.


"음... 하음..."


(부끄러움은 많으면서, 의외로 적극적이란 말이지...)


사령관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델타는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그의 입술을 빨아먹기 시작했다.

한 달 넘게 사령관과 떨어져 있던 그녀는 여태까지 못받은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것처럼, 그의 얼굴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흐음... 하음...!!///♡"


(숨 막혀... 이젠 슬슬 놔줬으면 좋겠는데...)


"하아... 하앙...///"


(칸이 키스를 하면, 이렇게 오랫동안 놔주질 않았는데... 갑자기 보고싶네...)


"하~?!"


(엇... ㅈ됐다...)


사령관은 그녀가 여자 특유의 독기 담긴 촉을 곤두세웠다는 걸 깨달았다.

델타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달콤한 키스를 하는 동안에 다른 무언가를, 다른 여자를 생각하는 건 사형에 처해질 일이었다.


"우리 자기는... 왜 나한테 집중을 안하는거지?"


"아냐, 집중했어! 다만 숨이 좀 막혀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라고 했죠?"


"그... 거짓말 하는 거..."


"그걸 알면서도 계속 그럴 거에요?"


"미안..."


"그리고 설마... 다른 여자를 생각한 건 아니겠죠...?"


"그럴리가 있나... 난 그냥..."


"그냥...?"


"큭...!"


델타의 집요한 심문에 사령관은 적당한 말을 떠올리지 못했다.

3초 안에 대답을 하지 못하면 알아서 게임오버.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해도 게임오버.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사령관은, 말보단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기로 했다.


덥썩-!!


"어맛///"


"사실은 당신이 혀로 너무 꼴리게 하니까, 내가 이걸 신경 쓰느라..."


"아..."


사령관은 자신의 바지 안에서 묵직하게 커진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


"델타, 당신 여기서 땀 좀 흘리려고 왔지?"


"흐읏...!///"


"간만에 당신 보지에 영양소 좀 주입시켜 볼까?"


"이 변태가, 땀도 안닦은 몸으로 그렇게...!"


"내가 알기론, 당신은 내 몸에 묻은 땀을 꽤나 좋아하지 않았나? 전에는 나한테 섹시하니까 일부러..."


"그만! 알겠으니까, 조용히 좀 해요-!!"


"그럼... 간만이니, 조금 천천히 가볼까."


"아앗~///"


사령관은 델타의 팬츠 안에 손을 집어 넣은 채, 그녀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살살 주물렀다.


"이 촉감... 이 탄력... 정말 그리웠... 크읍...!!"


"하아~ 저도요... 이 우람하고 묵직한 몽둥이가 그리웠어요...///"


델타도 이에 질세라 사령관의 가랑이에 달린 대포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남자 입장에선, 당신이 얼마나 매혹적인 여자인지 꿈에도 모를거야."


"어머 진짜요? 후후... 기뻐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못참는거지!!!"


"꺄아악~!!♡"


둘은 수많은 운동기구에 걸터앉아, 다양한 체위로 서로의 욕망을 채워나갔다.

스카디, 마이티R, THN 그녀들이 이 광경을 직접 봤으면, 신성한 헬스장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각각 2스킬을 꽂았을 것이다.


------------------(8시간 후)


"하악... 하악..."


"헉... 헉..."


"이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어요..."


"나도... 겨우 말 할 힘만 남았어..."


"후후... 그 우람한 물건이 픽 하고 쓰러지는 날도 오긴 하네요."


"당신한테 몇번이나 쌌는지 기억도 안나..."


"정말인지... 가녀린 숙녀한테 짐승같이 달려들고는... 아직도 자기 때문에 구멍들이 다 닫히지 않는다고요...///"


"하하... 앞으론 절대 닫히는 일 없게 해줄게."


"흥... 바보...."


델타는 정액과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사령관의 옆구리에 파고 누웠다.

사령관도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머리를 매만져주었다.


"정말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어요. 저는 섹스용 기구가 아닌데 말이죠."


"그래? 그런데, 여기는 꽤나 기뻐 보이는데?"


그는 아직도 파르르 떨고 있는 델타의 보지와 뒷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아... 당분간은 절대 못해요... 전 당신처럼 무식할 정도로 체력이 좋진 않으니까요."


"뭐... 그러면, 그동안은 윗구멍으로 참아볼게."


"이... 변태가 정말...! 어떻게 꺼내는 말마다 이렇게 저속할 수가 있죠?"


"아얏! 아파..."


그녀는 사령관의 넓은 가슴팍을 애교스럽게 주먹으로 두드렸다.

삐진 표정을 짓는 그녀였지만, 누가봐도 그녀는 행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계획을 실행시키자)


"저기 델타...?"


"네 자기~"


"당신한테 중요한 할 말이 있어."


"후후... 뭐든지 말해보세요."


"하아..."


"어서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전부 해줄테니까."


"나랑 같이..."


"네~"


"나랑 같이 오르카 호로 갈래?"


.......................................



"당신이 어떤 심정인지는 알아. 하지만 약속할게!"


.......................................


"지금보다 훨씬 더 사랑해줄게. 절대로, 당신한테 소홀히 하지 않겠어."


.......................................


"그리고..."


"미안하지만, 그건 곤란해요."


갑자기 표정이 차게 식은 델타는 날카로운 눈으로 사령관을 쏘아보며 말했다.


"자기는 물론 약속을 지키겠죠. 그건 의심하지 않아요."


"그래, 나는...!"


"하지만! 제가 두 눈 뜨고 있는 한, 자기가 다른 여자들하고 노닥거리는 걸 참아 줄 수는 없어요."


(예상은 했지만...)


"그래요... 내가 만약에 그곳으로 망명을 간다고 해도, 자기는 끝까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겠죠."


"물론이지."


"하지만, 그곳에선 저는 자기가 사랑하는 무수히 많은 여자들 중 하나일 뿐 아닌가요?"


"아니, 그건...!"


사령관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델타는 그의 몸 위로 올라와 앉으며 말했다.


"전 자기가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오로지 저만 생각해주는..."


..................................


"그렇기에, 저는 절대로 자기를 누군가와 공유할 생각이 없어요. 특히, 다른 여자들하고는!"


"델타... 흐읍...?!"


그녀는 사령관의 입을 자신의 입술로 덮으며 나지막히 속삭였다.


"사령관... 너는 내거야... 절대로 누군가한테 넘겨주거나 나눠주지 않아요..."


"엇..."


"자기는 여기서 나랑 평생동안 행복하게 살면 되는거야 알겠죠~?"


"나... 나는..."


"자기 머릿속엔 오직 나만 들어가 있으면 되요. 다른 더러운 년들은 생각할 필요없어~♪"


사령관은 광기와 집착으로 빛나는 그녀의 보라색 눈동자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되길 바라진 않았지만, 플랜B로 넘어가는 수 밖에...)


"그래, 나랑 같이 갈 생각은 없는거지?"


"전혀요. 절대 자기를 여기서 내보내주지 않을거에요."


"알았어. 그러면, 내가 여기에 남는 수 밖에."


............................


............................


............................


"저... 정말인가요...?"


"그래, 그게 당신이 원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당신이 예전에 나한테 제안했던 펙스의 회장직, 아직 유효해?"


!!!!!!!!!!!!!!!!!!!!!


사령관의 충격발언에 델타는 놀라움과 황홀감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당신하고 같이 있을라면, 뭐 어쩔 수 없으니까. 너무 오랫동안 일을 안하기도 했고."


"물론이죠! 당연히 되고 말고요!! 지금부터 바로 맡으실거죠?!"


"그래, 뭐... 위임식 같은 건 그냥 생략하자고."


"하아 자기...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델타는 사령관의 얼굴을 매만지며 말했다.


"걱정마요. 자기와 나 둘이 있으면 두려울 건 없으니까... 철충이든, 별의 아이든..."


......................................


"제가 당신을 새로운 세상의 왕으로 만들어주겠어요. 그 무엇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바닥에 누운 채로 서로를 껴안은 두 남녀는 서로 동상이몽을 꿈 꾸고 있었다.








-------------------(두 달 후, 오르카의 지휘관 회의실)


"억지 부리지 마시오!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소!"


"하-! 맨날 바다에서 소금냄새만 맡더니, 시력에 이상이라도 생긴거야?"


"자자... 진정들 하지. 그리고 내가봐도 메이가 잘못한 거 같은데..."


"웃기고 있어! 아주 끼리끼리 논다 이거지?"


"지금, 본인만 키 작다고 편 가르는 것이오?"


"그게 아니라... 아니, 뭐라고?!!"


"휴... 이래선 도저히 끝이 안나겠군. 여기 내 소형드론에 카메라 기능이 있으니 한번 돌려 보도록 하지."


"잠깐, 그걸 왜 평소에도 가지고 다녀?"


"귀여워서 하나쯤은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칫...! 누가 작은 거 좋아하는 취향 아니랄까봐..."


마리가 머리 위에 떠있는 드론의 머리를 쓰다듬자, 홀로그램 화면이 띄어졌다.

화면 속에선, 용이 젠가탑 맨 위층을 뽑으려는 순간, 메이가 몰래 맨 밑에 있는 나무토막을 건드리는 장면이 나왔다.


"아무래도 결판이 난 거 같군."


"이래도 계속 발뺌 할거요?"


"에잇! 알겠어!! 내가 사면 되잖아!!////"


메이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패널로 카페 호라이즌 앱을 띄었다.


"나는 블랙으로 하지. 설탕은 한 스푼만."


"본관은 벌꿀과 유자청이 들어간 과일 스무디로 하겠소."


"그러면 나는... 코코아..."


"메뉴 선택도, 메이 소장답게 무척 귀엽소."


"이잇-!! 시끄러웟!!////"


"또 내기 중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면, 이 언니가 직접 엉덩이에 맴매를 해줄거요."


"당신이 왜 내 언니야?! 진짜 어이가 없어서...!"


육해공을 대표하는 지휘관인 그녀들은, 정기 회의시간 때마다 항상 간단한 게임을 하곤 했다.

이전 같았으면 이런 여유는 결코 부릴 수 없었지만, 요즘은 이상할 정도로 너무 평화로웠다.


"아직도 시간이 한참 남았군. 누구 좋은 아이디어라도 없나?"


"흠... 모든 종류의 보고서를 공유해도, 이렇게 시간이 남아 도니 당황스러울 뿐이구려..."


"사실은 보고할 건덕지가 없는거지. 영공 쪽은 더 한가해서 파리만 날린다고."


"각하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일거리를 만들었을텐데..."


"맞소. 그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이벤트나 축제를 열어서 대원들을 기쁘게 해줬을 것이오."


"그러고보니, 그 이후로 파티를 한번도 한 적이 없네..."


삐리리릭-! 삐리리릭-!


???


그녀들이 사령관을 추억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패널에서 지휘관용 핫라인이 띄어졌다.


"뭐지?"


"어서, 각자 패널을 켜시오!"


지휘관들이 패널을 띄우자, 화면에선 다소 멍 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닥터의 모습이 나타났다.


"어 음... 지휘관 언니들..."


"닥터 양 무슨 일이지? 심각한 상황이라도 벌어졌나?"


"아니... 그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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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이렇게 뜸 들이는 거요. 걱정되니, 얼른 말해보시오!"


"오빠한테 연락이 왔어..."







이제 진짜 완결에 가까워지긴 했는데 내가 글 쓰는 속도 너무 느린 거 같아 미안해.

곧 11지 추가되면 델타 스토리도 끝낸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