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눈을 떴다.


보이는 익숙한 풍경들. PECS의 연구소였다.


"어이, 포세이돈 참모"


"네."


"따라와."


나는 그 연구원의 손에 이끌려, 어떤 방으로 들어갔다.


"멀린 개체 데려왔습니다."


"진행시켜."


나는 그대로 영문도 모른채 의자로 끌려가 몸을 묶였다.


"잠깐. 잠깐! ㅁ..뭔 일을 하려고? 난 이미 충분해! 강화 다 받았다고! 감마 대장 부관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넌 더 중요한 일을 해야겠다."


그리고 들어오는 남자들.


"꽉 잡고있어. 뇌 관련이라 잘못건드리면 죽을수도 있어서 마취는 못 할테니까."


"으읍!! 읍! 으읍!!"


아..아서. 안돼! 아서. 살려줘! 블프! 블프!! 아서!!!


싫어. 싫어. 싫어. 어떻게 찾은 행복이고 어떻게 찾은 사랑인데, 싫어. 다시 통조림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위이이이이이잉 ㅡ 


바이오로이드의 신체를 절단할때 쓰는 톱이 서서히 내 생살을 가르고 내 강철 두개골을 가르는 느낌이 들었다.


"으으ㅡ읍!!!으으읍!! 으으읍!!!!!!!"


끔찍한 고통에 나는 몸부림이 절로 쳐졌지만, 내 팔을 구속하고있는 남자들과 의자에 내 몸부림은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그리고 ㅡ 시야가 사라지고..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땐..

그 지긋지긋한 프리드웬 안이었다.


안돼. 아서 ..블프.. 나 ..또 이렇게 되는거야?

그저 꿈이었던 거야? 아서랑 웃고 떠들고, 블프랑 런던에서 철충을 디펜스했던것도 다 꿈인거야?


아..싫어. 싫어..싫..



"야. 멀린! 멀린! 일어나!"


"싫어. 다시 통은 싫어!!!!!!!"


"...괜찮아. 괜찮아.."


나는 악몽을 꾼듯한 멀린을 품에 안았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눈물까지 다 났을까.


그대로 멀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아서.."


"응. 나 여깄어."


"...아..으.."


"무슨 꿈을 꿨길래 그래."


"...프리드웬으로 다시 돌아갔어. 블프도, 아서도 없는 그 끔찍하고 지루했던 그 통으로.."


"그럴 일은 이제 없으니까 안심해. 멀린.."


"아서어..."


내 가슴팍에 머리를 콕 박는 멀린.


"아서..."


몇번 내 품에서 킁킁대더니 나름 진정이 된 모양인지 날 빤히 쳐다보더니.


자기 뺨을 몇대 친다.


"어어. 왜그래?"


"꿈인지 아닌지 확인해야지..나, 지금도 통속에 있고 밖엔 철충이 가득하면 어쩌지?"


"...또 널 구하러 가야지."


"....아서.."


"또 구해서 몸을 만들어주고, 다시 안아주고 웃어줘야지. 그리고 우리 초천재 미소녀 대악당님을 위한 품을 내줘야지"


"사랑해. 진짜로."


"나도."


그렇게 한밤의 악몽 대소동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