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라붕쿤들

라오접은지 오래되서 잘 안오는 에라라오 티아멧 제작자야

지난번에 야심차게 쓴 후기글이 쎄하게 묻혀서 다시 썰풀이 할 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보려고 함



일단 먼저 에라라오 티아멧을 기다려준 티아멧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어

작업 관련으로 안좋은말 많이 들어서 접다시피했던 프로젝트를 다시 잡게 한 건 순전히 그대들 덕이야

꽤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내 글쟁이 인생에도 큰 의미를 남겨주었기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싶음

고맙고 또 고마워 


사실 이미 쓴 내용이라 크게 다른 건 없을건데

약간의 재구성을 거쳤음


그럼 시작해봅세다




[전체적인 컨셉]


티아멧을 딱 처음 잡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원작 반영을 자연스럽게 하면서도 에라라오만의 느낌이 나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먼저 고민했음

티아멧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서 일단 인게임 배경에 대해 면밀하게 훑어보면서 커뮤니티에서 티아멧의 인식에 대해 조사했고...



그리고 라스트오리진 극장의 티아멧 편을 보고 '바로 이거다!' 하고 속으로 유레카를 외침 ㅋㅋ



좀 많이 오래 전 에피소드이긴 한데, 헨젤과 그레텔을 패러디해서 그 주인공으로 티아멧을 그린 해당 회차는 결정적인 인상을 남겼음. 그래서 즉시 '동화 속 주인공 소녀' 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



티아멧의 힘들었던 과거와도 제법 잘 이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개인적으로는 참신하게 여겨지기도 했음



구상이 확실하게 잡히고 나서 에라라오 티아멧은 '힘든 삶에서 우연히 보게 된 동화를 동경하는 소녀' 로 가닥을 정함. 기본적인 틀은 비극적인 과거 때문에 사람을 잘 믿지 못하면서도 마음을 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하되, 여기에 저 설정을 조금 가미한거임. 호감~ 고백에 이르기까지 이 설정은 그렇게 부각되는 편은 아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1번 해피엔딩의 컨셉으로 완성됐다



원작에서 서약 및 애호 대사는 그렇게까지 풍부한 편은 아니어서 자체적인 창작도 많이 가미됐다. 전체적인 느낌은 '고백 전엔 소극적이었지만 고백 후엔 꽤 과감해짐' 을 목표로 했고. 이건 원작에서도 나타난 티아멧의 이미지이기도 해서, 여기에 살을 붙이는 방향으로 대사를 만듬 ㅇㅇ



내 취향이 슈퍼 단맛이라 애호파 대사들도 한껏 단맛을 올렸는데, 쓰다 보니 스스로가 좀 추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현실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대사를 잘도 상상해내서 써내고 있구나... 짜슥... ㅠ



또 이건 개인적인 의도인데... 애호파 대사들은 학대파 대사들보다 약 30% 정도 분량이 많다. 몰랐음? 몰라서 다행임(?) 



동화 속 주인공을 동경하다가 진짜 주인공이 되어간다는 컨셉이 어째 잘 전달되었으려나 모르겠다. 맨날 잡문학이나 끄적거리던 본인으로써는 참 신박한 도전이라... 소설 자캐로 롤이나 히오스같은 게임의 창작 캐릭터로 구상해서 대사를 짜던 경험이 참 도움이 되더라. 의미없는 헛짓이라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활용되네



그리고 이 얘기도 안 할 수 없지... 학대파 컨셉.


참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에라 시리즈 특성상 안 할 수도 없어서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으로 대사를 작업했던 것 같음


학대파 대사들이 궁금한데 차마 엄두가 안 났던 라붕이들은 부디 이 글로 만족하길 바람








[배드엔딩 및 정신붕괴 컨셉]


극 애호파인 내가 학대파 대사를 쓰는 것은 참... 뭐라고 해야할까... 이때까지 숯불구이로만 먹던 고기를 억지로 날것으로 먹는 것 같은 경험이었음. 평소에 추구하던 분야와는 완전히 상극에 있는지라 여러모로 싱숭생숭했고. 아무튼 쓰긴 해야하니 어떤 컨셉으로 할까, 에 대해 꽤 고민했는데...



문득 티아멧이 블랙리버의 하이엔드급 전략병기로 설계되었다는 원작의 설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If 루트같은 느낌으로 해서 '만약 티아멧이 실험을 못 버티고 마음이 망가져 블랙리버의 의도대로 감정 없는 살육병기가 되었다면 어떨까?' 하고 컨셉을 구체화함. 뭐, 블랙리버가 진짜로 그 정도까지 바랬을까 싶긴 한데... 수장이 하도 속이 시꺼먼 인물이라 어느 정도는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하여튼 컨셉이 정해졌으니 남은 건 살을 붙여나가는 것 뿐. 거듭되는 죡간 사령관의 학대에 마음이 피폐해져가다가 결국 스스로 감정과 인격을 마비시키기에 이르고, 그 결과... 광적으로 주인인 사령관을 위해 살육을 추구하는 미치광이가 됨. 다만 극도로 냉혹해진 상태라 진짜 버서커마냥 크아아앙!! 거리진 않는다. 약간 그런 말 있잖음. 차가운 분노만큼 섬뜩한 건 없다. 딱 그거임



광화되었다고 보기엔 대사들이 매우 절제되어 있지만, 맥락을 보면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는걸 알 수 있는 것...



그래서 2번 엔딩인 배드엔딩은 그야말로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날로 강해지는 살육 본능에 완전히 잠식되어버린 티아멧은 전투 임무에서 포로(누군지는 상상에 맡김)를 생포해 돌아와 사령관의 집 앞마당에서 처참하게 도륙내버리고 티아멧 위로 밤 늦은 시간대라 가로등빛이랑 달빛이 교차해서 비춰지게 되는데, 이걸로 더 섬뜩한 느낌을 주고자 함. 완전히 살육병기로 전락해버린 티아멧은 한 명이라도 더 사령관을 위해 죽이는 것만을 추구하는데, 죽이고자 하는 대상이 사령관을 제외하면 무차별적이라 결과적으로는 학살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임. 원작의 티아멧의 부정적인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실현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느낌으로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런 암울하기 짝이 없는 학대파 대사들에도 극애호파인 저는 특별한 장치를 마련해놨는데, 그건 바로 학대 대사에서 애호 선택지(쓰다듬기 같은 거)를 선택했을 때 돌아올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사들을 넣었다는 것. 그걸 보면서 학대파 분들이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애호로 전향하게끔 설계한 것임. 그래도 안 통한다면 뭐 그건... 쩔수없는거지 ;;




처음 쓸 때만 해도 꽤나 괴롭게 작업했던 학대파 대사들이었지만, 대사가 마무리에 가까워질수록 애호파 대사들보다 훨씬 빠르고 수월하게 쫙쫙 뽑아져나와서 작업이 편해졌던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됨... 그도 그럴 게 애호파 대사들은 극한의 달달함을 위해 머리를 정말 쥐어짰는데 학대파 대사들은 컨셉에만 충실하면 되니까 별로 생각할 필요가 없었걸랑. 설마 내 안의 어두운 가능성(?)이 눈을 떠 버린 건 아닐까 하고 겁에 질리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음 ㅎㅎ




[요리 대사]


이미 해 본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이 특별히 준비한 티아멧만의 특전이란 바로... '요리 대사' 이다!



에라라오에서 요리 대사는 상당히 간략화된 편이다. 그도 그럴 게 요리 대사는 연애랑도 별 관련이 없고, 다 보기도 귀찮으니까. 스크립트 짜는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연애 대사들이랑 이벤트 스크립트에 집중하게 되지, 요리 대사에 정성을 잘 들이진 않음. 그 중요성에 비해 분량은 또 수상할 정도로 많기도 하고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요리를 상당히 좋아해서, 요리 대사를 티아멧만이 가진 차별점으로 만들고 싶었음. 이건 소완이나 아우로라같은 요리캐한테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긴 하지만... 이미 정해버린 거, 우짜겠노! 그냥 해야지.



때마침 티아멧은 초코 여왕 이벤트에서 주인공급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고, 서브 이벤트 스토리에서도 은근히 자주 등장했었다는게 이 특전에 꽤 보탬이 됨 



그런데 만들고보니 호감도가 낮아서 짜증 이하가 되면 아예 요리 부탁이 막혀있더라...? 열심히 만든 대사들이 졸지에 더미 데이터가 되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해버림...



그래도 '중꺾마' 를 시전해서 결국 의도했던 대로 엄청난 분량의 요리 대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함! 여러 번 그냥 관둘까 싶기도 했지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티아멧 팬이 이걸 보고 웃을 수 있다면! 같은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작업했다 ㅋㅋ... 내가 말하고도 부끄럽네 아오



아무튼 야심만만하게 추가한 요리 대사인 만큼 원작 요소도 충실히 반영함. 바로 이탈리안 머랭이 그것! 티아멧의 서브 이벤트 스토리 중에 '아우로라의 요리 교실' 에서 이탈리안 머랭을 만들다가 소완이 개입하는 바람에 토할 만큼 혹독하게 이탈리안 머랭 만들기 연습을 하는 내용이 있음 ㅋㅋㅋㅋㅋ 



그래서 티아멧의 요리 대사들에도 이 이탈리안 머랭이 등장할 뿐 아니라 '만든 걸 배운 적은 없는데 어째선지 만들 수 있었다' 하는 식으로 티아멧이 언급하기도 함. 요리 만렙을 달성하면 '궁극의 이탈리안 머랭' 으로 진화하기까지!! 이 이벤트를 보신 분은 더욱 재밌는 이스터에그가 되지 않을까 싶음... ㅋㅋ






[이후 추가 컨텐츠에 대한 계획]


출시 전 말했다시피, 에라라오 티아멧은 몇 차례 확장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간략하게나마 설명하자면아래와 같다 :


  • 추가 엔딩
  • 추가 선택지 및 기존 선택지에 대사 추가
  • 추가 이벤트(주로 휴식) 스크립트
  • 추가 일러스트 CG



아직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반드시 시행될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보면 업데이트 소식으로 만나 볼 수 있을테니, 조바심 내진 말고 기다려주길 바래



근데 출시까지 한 2달 가까이 엄청 쪼았던 반동인지 잘 추진이 안되더라... 그래서 계획은 이래저래 됐는데 작업에 착수를 잘 못했음



어쨌든 아주 놓아버리진 않았으니 그렇다고 또 잠수타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됨 ㅎㅎ...






엄청 시간이 많이 지나버리긴 했지만 에라라오 티아멧 오래걸린 만큼 잔뜩 귀여워해줬으면 좋겠고


휴식 이벤트나 추가 요소로 어떤게 좋을지 의견 나눠주면 적극 반영하려고 노력해볼게


라오도 잘 됐으면 좋겠고... 최근에 오프라인 통발 추가됐다면서? 그거 엄청 신기하더라 ㅋㅋ 요즘은 할만한지 모르겠네



그럼 아무튼 라-바


질문이나 요청같은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주셈


에라라오 티아멧 확장팩 많이 기대해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