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1시간이나 더 지나고 나서야 이프리트는 자신의 화기를 

브라우니 1708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아오.. 허리야.. 쟤 왜저리 성질머리가 더럽냐? 아니 그보다 왜 아직도 병장이야?"


"어.. 아마 제가알기론 저 이프리트 병장은 아마 전쟁전에 인간 포병부대에서 근무했던 모델로 알고있습니다.

그때 인간님들한테 각종 가혹행위를 수십년이상 당하면서 지내서 저렇게 된거라고 소문이 무성하더군요."


"...뭐 성격파탄된걸 어느정도는 알거 같은데.. 그래도 그걸 여기서 풀면 안되지."


"그건 그렇지만요.. 그나저나 정말로 '그걸' 하실생각 이세요?"


"그럼~ 괜히 한말인줄 알았어? 셋팅해두고 기다려. 

취사장가서 고기 빼올테니까."


브라우니로 변장한 사령관이 나뭇가지를 꺾으러 자리를 비우자 

레프리콘은 능숙하게 탄창을 내려놔 지지판을 만들고 품속에 숨겨온 철판과 주머니에 들은 고체연료를 꺼내놓았다.


"...레프리콘?"


"헉.. 노움 병장님... 여긴 어쩐일이십니까...?"


"...임펫상사님 대신 순찰나왔죠.. 근데 그게 뭐에요? 근무중에 쓰일물건은 아닌거 같은데."


"아.. 그게, 오...오늘 정비중에 바빠서 다 못해서.. 하나하나 까놓고 작업하려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노움 병장님."


"...하긴 오늘 하루종일 바빴겠죠. 대신 걸리지 않게 조심해서 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고생하십시오. 승리-"


노움이 다음근무지로 옮겨가자 머지 않아 브라우니로 변장한 사령관이 생삼겹살을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야, 레프리콘아. 오늘 당직 임펫이었잖아. 왜 노움이 나온거야? 

쟤 오늘 아침까지 타부대 파견갔다와서 힘들텐데?"


"...그게 원래 이렇게 하긴 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아니 뭐 너 갈구는것도 아니고.. 불이나 붙여. 고기나 굽자."


"아, 넵. 불 붙이겠습니다."


레프리콘은 고체연료에 불을 붙이고 위를 철판으로 덮었고 곧이어 철판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사령관은 미리 잘라온 삼겹살을 철판위에 올렸다.


- 치이이이... -


"크~ 소리 죽인다. 여기에 소주한잔 하면 딱이겠는데."


"그럼 하면 되겠네."


"누...누구?"


"브라우니들이 바보짓을 한다는건 진즉 알고있었지만 근무지에서 고기를 구워먹을정도로 군기강이 헤이해졌을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네. 잠이 안와서 나와봤더니 재밌는걸 발견했는걸?"


"스...승리! 레오나 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스틸라인 군기에 대해서는 내일 회의에서 정식으로 꺼내겠어. 

너희들의 처우는 마리에게 맡기지."


"...예 알겠습니다..."

'...망했다...'


"잠깐만 레오나."


등돌려 내려가던 레오나가 제자리에 멈춰섰고 그녀의 등으로부터 엄청난 한기가 흘러나왔다.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타 부대 대장에게 반말? 거기다 뭐하자는거지 지금?

아무리 타 부대라도 이정도에는 충분히 처벌가능한데?"


사령관은 목뒤에 있던 작은 스위치를 눌렀고 천천히 사령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달링?"


"응, 실은 오늘 동침예약도 없고 레프리콘에게 부탁해서 대신 나온거야.

나온김에 같이 삼겹살 먹고갈래?"


"...쌈장은 있어?"


"컥, 소금장밖에 없는데, 이걸로 참아주면 안될까?"


"뭐.. 알았어, 대신 마늘은 양보 못해."


"큭큭큭, 구운마늘이라면 있다고?"


"무슨소리야? 삼겹살은 생마늘을 슬라이스 해서 먹어야지."


"무슨소리야? 마늘은 구워먹어야지 풍미가 더 살아나지."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걸까...'


...그렇게 어영부영 셋이서 삼겹살을 나눠먹고 레오나가 먼저 자리를 뜨고나서 사령관은 다시 스위치를 올렸고

레프리콘은 철판은 근무지 근처 흙을 파묻었고 탄창을 챙겨 다음근무자와 교대를 마무리 지었다.


"확실히 보고서로 듣는거랑 현장 겪는거랑 다르긴 해. 그렇지?"


"새삼스럽게 뭘 그러십니까, 사령관님께 잘 보이고 싶은 마리 대장님 마음이겠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오늘 고생했다. 자기전에 양치하고 자라. 

삼겹살 냄새 들키면 힘들테니까."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승리-"


레프리콘은 간단히 경례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들어가버렸다.


"일단.. 리리스 거기있지?"


- 달칵 - 


"부르셨어요 주인님?"


"...다른건 다 좋은데 천장에서만 안나타면 안되겠니..? 매번 깜짝깜짝 놀라네..."


"다음부턴 참고할게요. 용무는 무엇이신가요?"


"내일 스틸라인 간부진 회식 취소하고 오전에 회의 잡아놔."


"알겠습니다. 숙소까지 호위해드리겠습니다."


리리스의 호위아래 사령관은 숙소에 도착했고 착잡한 마음으로 눈을 붙였다.


...

...

...


"그게 무슨소린가 리리스양, 오늘 우리 회식일정이 취소라니?

몇달전부터 예약한일이 아닌가?"


"저는 정해진 일을 그대로 전달할뿐이랍니다? 괜히 제게 화풀이 하지 말아주시겠어요?"


"스틸라인의 일정을 취소 시킬수 있다면 아마도 사령관이겠지. 

오면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다. 마리 대장."


"그래야겠군. 각하께서도 승인하셨던걸 왜 취소하셨는지 참..."


"글쎄... 그러면 다음휴가 올린 부대가 땡겨서 쓸수 있으려나?"


"자..잠깐, 우리 간부진을 위해서 얼마나 좋은날을 잡았는데 그걸 낼름 먹으려고..!"


"주인님 오십니다."


- 지이잉 -


"다들 모였네? 오늘은 약식으로 처리할거니까 금방끝날거야."


"승리- 스틸라인 질문드려도 되겠습니까?"


"응, 마리. 조금만 기다려줘. 스틸라인때문에 오늘 회의가 잡힌거니까."


"저...저희 말입니까?"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사령관은 빔프로젝터로 영상하나를 틀어주었다.


그 영상에는 당직임에도 아예 뻗어서 자는 임펫

근무지에서 욕설을 하며 후임을 갈구는 이프리트 '병장'

대놓고 가혹행위를 묵인하는 실키 상병.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장면들이 영상 가득 새어나왔다.


"...이...이럴리가..."


"마리, 내가 지금 장난으로 이 영상을 찍어온거 같아?

평소에 아무리 훈련이 지나쳐도 애들에게 도움이 될거라서 참았어.

그런데 이건 좀 심하지 않아? 이프리트 병장은 심지어 애들한테 전류 흘려서 손끝이 다 타버렸더라?"


마리의 얼굴은 수치심에 새빨갛게 물들수 없을만큼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내가 아침일찍 그 병사한테 갔다왔어. 손끝에 밴드를 붙이고 있었고

넌지시 물어보니까 그냥 작업하다가 다쳤대.

얼마나 애들한테 압력을 넣었으면 끝까지 그러더라."


"죄송합니다. 각하."


"공식적으로 스틸라인의 회식을 취소하고 중장 진급을 취소한다. 

또한 스틸라인의 간부 전원의 급여를 3달간 지급하지 않고 

그동안 병사들이 하던 잡무는 간부들이 전부 앞장서서 하도록, 또한 간부들 한해서 병사들에게 명령도 금한다."


"...알겠습니다. 이만 물러가도 되겠습니까?"


이만 가도 좋아. 그리고 나머지 부대 대장들 역시도 부대내 가혹행위 철저히 검수하도록 해."


...

...

...


- 스틸라인 숙소 -


"간부진 집합 이새끼들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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