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겠습니다."


레모네이드 델타의 부관 테일러 리스트컷은 방문에다가 세번 노크를 한 후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내부에는 끔찍한 풍경이 벌어져 있었다. 이곳 베벌리힐스에 세워진 문리버 소유의 별장을 관리하고 있는 엘븐 시리즈들과 페어리 시리즈들의 코나 귀 따위가 베인 채 쓰러져 있었다.


"왔어?"


곧 엘븐 시리즈들을 이 모양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만든 델타가 문앞에 있는 리스트컷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손엔 특수 공정을 거친 피 묻은 보위7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별거 아니야. 가증스러운 년들의 시신이 왜 곱게 묻힌지에 대해서 추궁하니까 개소리만 늘어놓더라고. 베벌리힐스에 사는 콜라 산신령님의 짓인거 같다나 뭐라나? 우리들 사정을 모르니 양해 부탁드리라는데... 되겠냐!"


리스트컷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치자마자 델타는 손에 쥐고 있던 보위 나이프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엘븐 시리즈에게 투척했다. 이윽고 묵직한 보위 나이프는 엘븐 포레스트 메이커의 뒷목을 관통하는 것으로 그녀의 숨을 일격에 끊어버렸다.


불과 1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살아 숨쉬던 자매이자 동료가 고기가 되어 쓰러지는 소리에 다른 엘븐 자매들과 페어리 시리즈들 모두 숨을 죽였다. 다음은 자신의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피부로부터 실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은 곳 현실로 찾아왔다.


"그보다 그건 들고 왔어?"


"네. 여기 있습니다."


델타의 물음에 리스트컷은 지참한 케이스를 개봉하였다. 케이스 속에는 백금으로 도금된 S&W사의 M500과 특수 철갑탄이 담겨져 있었다.


케이스로부터 M500을 꺼내 든 델타는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한땀 한땀 총알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그 의도는 명백했다. 그리고 이것을 눈치채지 않았을 리 없는 엘븐 시리즈들은 하나같이 공포로 얼굴들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자, 다시 한번 질문할게. 가증스러운 그년들의 시신은 누가 묻은걸까?"


이윽고 총알을 모두 장전한 델타는 자신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다크 엘븐 포레스트 레인저의 정수리에다가 총구를 밀착시키며 물었다.


"그... 그건..."


퉁 -


"다음."


다크 엘븐 포레스트 레인저의 정수리에 구멍을 뚫아버린 후 델타는 다음 타겟인 다프네에게 다가갔다.


"사.. 사실 제가 그랬어요. 그러니까 제발 다른 분들은..."


퉁 -


"되도 안되는 희생 정신은. 그런다고 누가 속을 줄 아나보지? 다음."


자매들과 동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다프네를 비웃으며 델타는 다음 타겟인 아쿠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쿠아는 발광했다.


"아악! 우리들 짓 아니라고 했잖아! 콜라 산신령님이 그런거 같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왜!"


퉁 - 


"감히 누구 앞에서 큰소리야. 다음!"


언니의 죽음으로 흥분한 아쿠아를 쏴버린 후 델타는 다음 타겟인 드리아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드리아드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히힉... 히히힉... 이히히힉..."


퉁 -


"하나 남았군."


눈 깜짝할 사이에 자매를 둘씩이나 잃은 충격으로 실성한 드리아드를 쏴버린 후 델타는 마지막 남은 타겟인 시저스 리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녀 또한 영 상태가 안좋아보였다. 자신들의 자매를 시답지 않은 이유로 쏴죽인것에 분노한 듯 델타를 씹어먹을 기세로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 참, 이것봐라? 간이 배 밖으로..."


"이 쓰레기 같은 해충 새끼야아아악!"


델타가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시저스 리제는 분노를 터뜨리며 그녀에게 달러들었다. 허나 애석하게도 시저스 리제가 달려드는 속도보다 델타의 방아쇠 당기는 속도가 더 빨랐다.


퉁 -


"커읍..."


델타가 쏜 총알에 목을 관통당한 시저스 리제는 곧 목을 부여잡으며 델타의 코앞에서 쓰러졌다. 그녀가 있는 곳에 도착하길 단 한발자국만을 남긴 상태였다.


시저스 리제가 흘린 피가 자신의 구두에 묻자 델타는 혀를 차며 손에 쥐고 있던 리볼버를 그녀의 머리에 집어던졌다. 그러더니 방에 비치되어 있는 장식용 할버드를 들고 있는 판금 갑옷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곧 판금 갑옷이 들고 있던 할버드를 들고서 시저스 리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온 델타는 그녀의 목을 치기 위함인지 서서히 할버드를 높게 치켜올리기 시작했다.


두둑 -


"쿠붑..."


"삼안에서 만들어진 저급 바이오로이드 주제에..."


으둑 -


"웁...."


"일주고 재워주고 씻게 해주니까..."


우직 -


"......"


"내가 아주 만만하게 보였나보지? 아!"


세번의 도끼질 끝에 시저스 리제를 아주 고통스럽게 처형한 델타는 씩씩거리며 피 묻은 할버드를 저 멀리 집어던진 후 그녀의 수급을 들고서 자신의 비서 리스트컷에게로 향했다.


"이년들이 했던 말이 아주 거짓말은 아니였나봐. 반나절 정도 걸릴 테니까 주변 정리하고 내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


"네."


리스트컷이 대답하자 델타는 그녀의 넥타이를 수건 삼아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낸 후 시저스 리제의 수급을 들고서 유유히 사라졌다. 곧 피냄새로 가득 찬 방에서 홀로 남게 된 그녀는 억눌렀던 감정을 마음껏 폭발했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델타가 수건 대용으로 쓴 자신의 넥타이를 풀어 거칠게 땅에 던지고서 밟으며 리스트컷은 과격하게 분을 풀기 시작했다. 허나 분은 풀리지 않고 도리어 허무감까지 쌓이기 시작한 탓에 결국 그녀는 북 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릎 꿇은 채 소리없이 오열했다.




-




지옥같던 델타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클로스컷은 슈퍼뮤턴트 슈렉의 보호 아래 유유자적한 삶을 살게 되었다.


비록 슈렉이 지은 통나무 집으로부터 반경 50m 정도가 그녀가 노다닐 수 있는 세계의 전부였지만 그럼에도 클로스컷은 자유란 두 단어를 충실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언제나 오늘같은 하루의 연속이었으면 좋겠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도그밋?"


[웡!]


여느 때처럼 뮤턴트 하운드를 산책시키던 클로스컷은 뮤턴트 하운드의 이름을 부르며 물었다. 그러자 도그밋이란 참 아이러니한 이름을 가진 뮤턴트 하운드는 기분이 좋은 듯 헥헥거리며 그녀의 말에 응답하듯 짧게 짖었다.


이윽고 집 주변을 10번 정도 삥 돌고나니 만족한 듯 도그밋은 이만 돌아가자며 통나무 집이 있는 쪽으로 방향으로 몸을 틀기 시작했다. 곧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 그녀 앞에 그의 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 슈렉? 어디 나가시게요?"


"그래."


테일러의 말에 슈렉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마침 그의 양손엔 콜라가 잔뜩 담겨져 있는 플라스틱 박스를 들고 있었다.


"아마 하루정도 안들어올거야. 그러니 도그밋이랑 같이 놀고 있어."


"네~"


테일러가 대답하자 슈렉은 살짝 미소 지으며 밖으로 나섰다. 곧 험난한 산길과 무성한 풀숲을 지나 3시간 정도 묵묵히 걸은 끝에 거래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거래 장소는 그가 몇일 전 산처럼 쌓인 시체들을 곱게 묻은 장소였다. 분명 그 이후로 비가 내리거나 지진이 일어난 적이 없는데도 무덤들이 전부 시라져 있었다. 이 사실에 슈렉은 잠시 불길한 예감을 느끼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게 넘긴 후 양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인근 나무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곧 풀 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약속한 물건은 들고 왔... 뭐하는 짓이야?"


플라스틱 박스를 집어드는 소리에 슈렉은 여전히 몸을 숨긴 채 거래 대상에게 물었다. 그런데 대답이 다 끝나기도 전에 거래 대상이 자신이 숨어있는 곳으로 다가가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막 물어보던 찰나 거래 대상이 겨누고 있던 더블 배럴 샷건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곧 총구에서 튀어나온 10 게이지의 산탄들이 슈렉의 얼굴에 흩뿌려졌다.


퍽 -


허나 10 게이지의 산탄의 위력으론 눈앞의 이 슈퍼뮤턴트를 제압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산탄을 얼굴에 정통으로 맞고도 슈렉의 얼굴엔 가벼운 생채기 밖에 나지 않았다. 곧 그는 거래 대상의 복부를 걷어차 단번에 즉사시켰다.


곧 복부가 차여 날라가 근처 풀숲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추게 된 거래 대상의 시체를 슈렉은 면밀히 살피기 시작했다. 곧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완전히 난도질 당한 것을 눈치 챈 그는 곧 전율했다.


"(의학 70)누가 이런 못된 짓을..."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 없는 거래 대상의 모습에 슈렉은 안타까워 하면서도 이런 사악한 짓을 벌인 아무개에게 진심으로 분노했다. 그렇게 뜬 눈으로 죽은 거래 대상의 눈을 감겨주던 찰나 또다시 풀 밟는 소리가 그의 귀를 간질었다.


곧 슈렉은 소리가 들려 온 곳을 바라보며 다급히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이번엔 소리가 하나만 들려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곧 자신이 묻어줬던 시체들을 포함된 좀비 무리들이 그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감기 몸살로 뒤질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