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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빛이 아니라 구원자의 축복을, 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아, 구원자가 아니라 배교자지, 참..."



"그냥 여기 법에 따라준 건데, 입 엄청 터네...."



"느껴지는 군요. 저를 향한 명백한 혐오가."

"이거이거, 그 만물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푸는 자애로운 천사, 아자젤이라고는 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네요."



"당연히 싫어하지! 내가 무슨 이상성욕자도 아니고, 벌레를 빛의 사도로 여기면 걔들에게 뒈지는 걸 구원으로 여기는 미치광이 사이비 정병년을 어떻게 좋아하냐?"



"천박한 말투네요. 정말 그 아자젤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에요."



"천박한건 철충을 구원자로 여기는 너의 사고방식이다, 이 친구도 없는 찐따야."



"... 뭐, 상관없죠. 저도 사실 절 혐오하거든요."



"어쭈? 양심이 아주 다 없어진건 아닌가 봐?"

"그럼 남은 양심을 살려 이 짓 좀 그만하지? 쳐맞고 그만두는 것 보다는, 좋은 말로 할 때 그만두는게 좋을텐데?"



"제 대답은.... 이겁니다...!"


화앗!!!



"바벨이...!"

"이, 이런 출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재는 재로, 먼지는 - 앗.....!"



"서, 성화가....!"



"미안해요, 라미엘. 죄는 온전히 죄를 범한 자의 것."

"당신의 그 성화와 원죄.... 그 과학력으로 현현시킨 기적도, 이곳에선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언니... 콜록, 멈춰, 요...!"



"아아, 엔젤..... 내 사랑스러운 동생...."

"어서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이세요. 이곳은, 모든 것이 제 언령에 따르는 공간."

"당신의 영향력은... 바다에 떨어진 먹물 한 방울도 되지 않는답니다."



"윽, 아아.... 언니...."



"이제 곧... 대지에 내려온 빛의 사도들이 모든 생명체에게 구원을 내려줄 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까지-"



"꼬마 천사님이... 콜록, 꼬마 천사님이 살아있었어도...!"



"..."



"꼬마 천사님이 살아있었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나요...?"



"... 물론이에요."



"꼬마 천사님을 죽인 건 인간님들이지만... 꼬마 천사님에게 모든 것을 앗아간게 철충인데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요...?"



"그들이... 빛의 사도라고요...?!"



"..."



"꼬마 천사님은... 많은 걸 바라지 않았어요..."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평범하게 나이를 먹고, 평범한 남편을 만나서, 평범하게 아이를 가지고...!"

"평범한 삶을 살다가, 가족들 품에서 눈을 감는.... 그런 평범한 삶을 바랐다고요....!"



"그게 바로... 콜록, 콜록... 구원이잖아요...."



"..."



"언니는... 아윽...제가, 반드시...!"



"콜록, 아...."


털썩!



"힘이 다해버렸나요? 이제 방해물은...."



"...! 제어권이...?!"



"너의 감정이 느껴져..... 지금까지 살면서 너가 느껴왔던 감정들이...."

"만약 나라도, 너처럼 행동했겠지..."



"같잖은 공감대 형성은 집어치우세요. 어짜피 제어권은-"

"...!"



"너와 나는 같은 타입의 스탠... 아니, 바이오로이드. 너가 할 수 있는 걸, 내가 못 할리 없잖아?"



"첫번째 천사의 핏줄...! 바벨의 환경 때문에 강제로 각성하는 건가...?!"



"난 널 이해할 수 있어. 그러니까....!"



"멍청한 짓은 이제 그만 둬. 이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 두고, 지금이라도 다 같이 행복해지자."

"지금까지 널 위해 고통받은 라미엘을 위해서도, 너의 사랑스러운 여동생 엔젤을 위해서도...."



"그리고 다른 인간들과 달리 죄에 물들지 않았던, 선하고 착했던 꼬마 천사님을 위해서라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지껄이지 마세요...!"

"그 목소리가 내게 말해줬어요!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구원이라고...!"



"넌 자신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결국 넌 변한게 하나도 없어."

"저번엔 인간들에게 속았던 것 처럼, 이번에는 철충에게 속고있을 뿐이야."

"결국 넌 구원자도, 예언자도 아니야. 바보같이 계속 속기만 하는, 불쌍한 여자일 뿐..."



"입 다물어...!"



"나를, 방해하지..... 마...!"

"이제 그만 모든 걸 끝내자, 아자젤. 그 망할 탑과 목소리로부터.... 졸업할 시간이야...."


휘익!



"어, 어느새 내 앞으로?!"



"폼으로 운동형 VR게임에 빠져 산건 아니거든?"

"내가 말했지? 죽빵도 받으라고."



"이 악물어라, 아자젤...! 내 졸업빵은.... 많이 아플테니까....!"


뻐억!!!!!!



"커헉! 콜록, 콜록...."



"아아.. 목소리가...!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목소리가....! 아아....!"



"이걸로 게임오버야. 이제 정신 차리라고."



"언니...!"



"엔젤, 무사했군요!"



".... 엔, 젤....?"



"언니! 흑, 으아아앙!!!"



"엔젤...."



"어때? 이제 정신이 들어?"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니, 이젠 확실히 알겠어요. 제가 얼마나 끔찍한 짓을 했는지...."



"좋아! 수정펀치가 제대로 먹혔군! 이걸로 정신수정 완료다!"



"언니.... 이젠 괜찮은거죠....?"

"다시, 예전처럼...!"



"엔젤...."

"아뇨, 예전처럼은 돌아갈 수는 없어요. 아기 천사님이... 돌아올 수 없는 것처럼요.... 콜록...."



"괜찮습니다... 당신의 모든 죄, 제가 모두 짊어질테니까요...."

"당신은 성스러운 재 위에서 일어나.... 다시 세상에 빛의 말씀을 전하면...."



"아니요, 라미엘. 이건 저의 죄에요...."

"남의 것도 아닌, 누구에게 떠넘길 수 있는 것도 아닌, 제가 저지른 저의 죄..."



"..."


두두두두.....



"엥? 근데 이거 왜이리 흔들려? 설마 지진인가?"



"아, 안 돼...! 바벨이 스스로...자괴를...!"

"이대로 가면 모두가...!"



"뭐, 뭐야 이거?! 이건... 빛...? 설마 너....!"



"다행이야... 아직 힘이 남아있어... 당신들을 구할 수 있는 힘이..."



"싫어요, 언니... 이건 싫어요! 이제야 겨우 제대로 다시 만났는데, 어찌 그런...!"



"아자젤....!"



"울지 말아요, 둘 다. 제가 없더라도, 두 분에겐 이미...."



"개소리마! 나랑 너랑 타입이 같지, 동일인물은 아니라고! 그 두 사람의 가족은 너란 말이야! 내가 아니라!"

"멍청한 짓은 제발 그만 둬! 그냥 날기만 해도 다같이 살 수...!"



"바벨의 자괴는 단순히 무너지는게 아니에요. 일정 범위를 아예.... 날려버리는 폭발이죠..."

"날아서는 벗어날 수 없어요. 그러니...."



"야! 그만 둬! 그만두라니...!"


.

.

.

.

.

.

.

.



"...까! 어? 여기는...."



"다들 무사했군. 다행이야."



"괜찮아요, 아자젤?! 어디 다친 데는....!"



"전 무사해요. 다행히 두 사람도 무사했군요."



"갑자기 빛이 우릴 감싸더니, 저희를 탑 밖으로 옮겨줬어요."

"너무나 따스해서... 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죠."



"언니..... 흑흑...."



"미안해요.... 미안해요.... 저 때문에....!"



"엔젤.... 라미엘...."



"... 안녕... 가고시마의 아자젤...."



"뭐야, 여기? 왜이리 침울해? 무슨 일 있었어?"



"야, 너 좀 눈치 좀....!"



"어...?"



"..."



"아, 아자젤?! 어떻게 무사히...?!"



"뭐긴 뭐겠냐? 내가 구한거지. 갑자기 탑이 폭발하려고 하고, 거기에 웬 사람이 있길래 구해본건데..."

"설마 얘가 이 사태의 원흉이냐?"



"원흉은 맞지만..."



"뭐, 됐다! 어짜피 그 놈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 짓을 한거니, 어느 정도는 참작이 가능할지도...?"



"흑흑..... 어? 언니?!"



"엔젤, 라미엘! 이거 봐요! 다행히 아자젤이 무사ㅎ...."



"저건.... 철충?! 철충이 왜 여기.... 설마, 언니를 세뇌한 장본인?!"



"에....?"



"뭐?! 세뇌? 내가?!"

"이보쇼 천사 아가씨, 이거 터무니없는 오해입니..."



"말도 하다니?! 역시 너 때문에 언니가....!"

"절대로 용서 못해! 이 악당!!!"



"아니, 아니라니깐요?! 우선 제 얘기 좀...."



"절대로 용서 못해....!"

"재는 재로....!"



"어어? 저거 방사능 아니냐? 왜 일개 바이오로이드가 저런 걸...?"



"먼지는 먼지로...!"


화르륵!



"우왓?! 멈춰! 멈추라고!!!! 가족의 은인에게 보답은 못할 망정, 이러기야?!"

"도와다오, 아자젤! 베로니카! 사라카엘!!!!"



"... 어짜피 맞아도, 데미지는 없지 않나요?"



"그래도 방사능은 기분 나쁘다고! 으아악!!!!"

"살려다오, 알바트로스! 리리스! 이터니티! 라비아타! 로크! 타이런트! 해피!!!"


결국 오해를 사서 방사능을 쳐 맞게된 사령관... 과연 오해를 풀 수 있을까? 그리고 흑자젤의 운명은?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