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이유.


뭐라도 해야지 이 시부럴 유령 새끼가 내 목에 건 올가미를 좀 풀어주지 않을까 해서(거의 몇주째 오페라의 유령 넘버만 주구장창 틀어제끼는 중. 유튜브로 라민 카림루, 시에라 보게스 25주년 라이브 실황도 샀음)


예전에 다른 라붕이들이 막 영화, 드라마, 뮤지컬 가상 캐스팅 글 올린게 있어보여서 나도 거기 맞춰서 한 번 써봄. 뭐, 나름 내가 생각해서 쓰는 글이니 일단은 창작탭. 


일단 오페라의 유령을 다 보고 온 후 생각난 게 하나 있었다.


 "섹돌이 뮤지컬 하면 왠지 크리스틴은 백퍼 뽀끄루다." 


라고.


주로 연예인 바이오로이드들이 덴세츠랑 비스마르크에 포진되어 있으니 한 번 거기 위주로 써보겠음.


죄다 섹돌인데 남자배역은 뭐 다카라즈카 극단 그런 것 정도로 생각해주거나 TS 정도로 생각해주면 될 듯. 


단일 캐스팅 하면 배우들 힘들어서 죽어나가니깐 특별히 더블 캐스팅으로 써보겠음.



1. 팬텀



뮤지컬 보기 전의 내가 생각하던 팬텀의 모습은 크리스틴 다에 온리 순애보였음. 근데 막상 보고 나니 그 이상의 무언가였음. 일단 똘끼가 있고, 무엇보다 이 양반 소프트 얀데레임. 아니 무슨 미친 인간이 아무리 사랑해도 그렇지, 1대 1 구관인형을 지하에 만들어놓고 거기다가 웨딩드레스 만들어서 입혀놓냐고. 크리스틴이 라울이랑 키스하는 장면에서 나와서 울부짖으면서 저주하겠다 하는 거 보면 얀데레 맞다고 생각함 뭐...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결국 자신이 사라져 주는 일편단심 순애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거 보면 팬텀도 외모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아서 심성이 뒤틀린 사람이지,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그래놓구서 사람 둘을 죽였지)거.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글 중에, 노틀담의 파리의 콰지모토랑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은 근본적으로 같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 


근데 생각보다 팬텀 역에 어울리는 덴세츠 애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겨. 그래서 생각해보니 코헤이도 근본적으론 덴세츠 파생이지 않냐는 거지.


그래서 갠적으로...


팬텀은 사라카엘이 어울릴 거 같음. 팬텀은 기본적으로 바리톤 발성에 힘 있고 체격 좋은 사람이 맡는 걸로 알고 있음. 가면에 대한 집착부터 묘하게 약간 삐딱선 있는 것도 사라카엘이 잘 연기하지 않을까 생각함. 


블라인드 프린세스도 어울릴 거 같음. 뭐, 얘는 날 때부터 얼굴 가렸으니 또 이런 건 잘 연기할 거 같음. 얘도 마찬가지로 풍채도 좋고. 덕분에 흉측한 본인의 얼굴에 대해서 가장 상처가 많은 감정선을 잘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함. 


쓰다보니 팬텀은 트리플 캐스팅이 되어버렸는데, 니바도 떠올랐음. 작 중 지리부인에 말에 의하면 팬텀은 건축가, 예술가, 발명가, 그리고 작곡가에 음악가라고 말하는데, 이런 독보적인 천재성을 가지고도 성격이라던가 뭔가 삔뜨가 나있는 사람을 연기하기 위해선 니바도 생각보다 어울릴 거라 생각했기 때문. 극 중에서 사람 가지고 노는 것도 그렇고.



2. 크리스틴 다에



오페라의 유령을 남자 주인공들 사이에 낀 여주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만, 직접 보고와서 느낀 나의 감상은 크리스틴 다에 원툴 뮤지컬이라는 것임. 그 만큼 사실 팬텀이고 라울이고 자시고 간에 크리스틴이 극 중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큼. 우리가 뭐 팬텀 오브 더 오페라랑 뮤직 오브 더 나잇만 들어서 그렇지, 실제로 크리스틴 솔로 넘버가 더 많다고 느껴지고, 실제 비중 상으로도 그런 편임. 성장형 주인공이라고 느낀 것도 어디까지나 서곡 이후 한니발 할 때까지지, 그 이후부터는 이미 뭐 성장이고 자시고 간에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전환되는 느낌. 아니 뭐 이미 극장 프리마돈나가 칼롯타에서 크리스틴으로 바뀐 시점에서 뭐 성장할 게 더 있나 뭐... 


크리스틴 다에 역은 파워풀 소프라노 원툴의, 겉으로는 가련해 보이나 실제론 그 안에서 성숙함, 혹은 이미 성장을 거의 다 한 느낌. 그래서 배우를 꼽자면 첫 번째는...


뽀끄루. 아니 그냥 나는 오페라의 유령 다 끝나고 나오자마자 생각한게 크리스틴은 일단 뽀끄루일 거 같다였음. 라울도 라울대로 사랑하는데, 팬텀의 아픈 상처를 깨닫고 그의 마음도 치유해주는, 우리 킹왕짱 우주대마왕님 최강 소프라노 크리스틴 다에이시다. 


더블 캐스팅의 크리스틴 다에라면 역시 찐조라고 생각함. 클래식한 분위기로는 찐조도 만만찮다고 생각함. 얘도 일단 무대 오르면 노래 잘 부를거 같기도 하고. 



3. 라울 드 샤니



사실 팬텀이랑 크리스틴한테나 시선이 가지, 라울은 시선이 안 갔음. 뭐랄까,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깝다고 해야하는데, 오페라의 유령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라울 솔로곡은 없음. 라울의 위치는 오페라 극장의 후원자, 그리고 크리스틴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그녀를 사랑하고, 이후 연인으로 나아가는 건데, 좀 심심함. 분위기가. 그래도 팬텀 잡겠다고 별의 별 노력도 다 하고, 극중극인 돈주앙의 승리 직후 크리스틴이 팬텀에게 납치되었을 때도 사랑하는 연인 구하러 가겠다고 하는 모습은 눈물겹긴 하더랜다. 크리스틴 구하러 갔다가 되려 크리스틴에게 구해지는 쪽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지경... 그래도 전 지배인 이후 오페라 극장의 실질적인 주인으로서 팬텀에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도 보여주긴 한다.


라울이 오히려 가상 캐스팅 선정하기가 더 힘든데, 그래도 그 와중에 생각나는 애들은 있더라고.



크리스틴 한정으로는 젠틀하고 멋있는 남자 라울. 샬럿이 어울릴 것 같음. 팬텀에게도 나름 신사적으로 대결을 할 것 같다는 분위기. 


다른 라울로는 바바리아나가 떠오름. 유령이 자기 자리라고 고집하는 2층 5번 박스석을 멋대로 점거하고, 팬텀이 남긴 편지에 정면으로 전쟁이다! 라고 외치는 장면도 제법 인상적이었기에 그런 호전적 면모는 바바리아나가 어울릴 거 같음. 그리고 얼굴만 보면 일단 둘 다 잘생김. 


다른 배역들은 사실 의미는 크게 없기 때문에 굳이 적지는 않는데, 지리 부인 역에 요안나나 엔라이나 마키나가 생각나고, 멕 지리가 모모랑 백토나 제로나 카엔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음. 


호응 좋으면 덴세츠랑 비스마르크 말고 다른 애들로 가상 캐스팅 글 다시 써보겠음.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 진짜 일생에서 한 번은 꼭 봐야하는 뮤지컬이라 생각함. 진짜 꼭 봐야함. 서곡에서 샹들리에가 진짜로 관객석 천장으로 올라가는데 쥰내 장관이여.


그러니 이제 좀 가라 팬텀 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