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아스널 겁탈 링크


"저를... 부르셨나요?"


레이시는 사령관과 시선을 마주하다가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다. 사령관은 소파에 앉아 손톱을 다듬었다. 


"어서와, 비밀의 방은 처음이지? 그렇게 멀건히 서 있지 말고 소파에라도 앉아. 보는 내가 다 불편하니까."


"그래도... 될까요?"


"안 될 이유가 뭐 있어?"


"......"


레이시는 그 자리에 서서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불안감으로 떨렸다. 사령관은 참을성 있게 그녀를 기다렸다. 레이시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사령관과 마주보고 앉았다. 


"요즘 오르카 생활은 어때?"


"만족스러워요..."


"만족해하는 얼굴이 아닌데?"


레이시는 화들짝 놀라 손사래쳤다. 


"정말이에요... 자매들도 저를 신경써주고 저역시 자매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하고 있어요."


"좋은 마음가짐이네. 근데 말이야, 네 말대로라면 얼굴 피고 다녀야지 왜 그렇게 죽상이야?"


"......"


레이시는 조금 놀란 눈으로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사령관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까 수복실 근처에서 네가 지나가는 걸 봤어. 그때도 네 표정 말이아니었어. 아니, 비단 그 때만이 아니야. 요즘들어 의기소침해하는 모습이 심해진 것 같더라고."


레이시는 고개를 저으면서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제가 사령관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모양이로군요."


"오르카의 대원들 사기를 유지하는 것도 내 일이니까. 속시원하게 털어놔, 안 그러면 계속 신경쓰일 것 같거든."


오르카 실내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차창가 바깥으로 한무리의 물고기 떼가 유영하고 있었다. 레이시는 조신하게 앉아 조금 고민하는 얼굴이 되었다. 


"고마워요 사령관님, 사령관님이 이렇게까지 절 신경써주실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제가 사령관님에게 도움을 드려야하는데 오히려 신경을 쓰이게 하다니."


"알면 됐어. 이제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줄 수 있어?"


"실은......"


레이시는 조금 머뭇거렸지만 이내 용기를 냈다. 


"사령관님, 저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어떤 기분이 들다니?"


사령관은 레이시의 젖가슴을 슬쩍 바라보았다. Y자로 벌어진 구속봇의 옷깃 사이로 분홍빛 유륜이 조금씩 보였다. 사령관은 괜히 꼴렸다. 


"혐오스럽죠? 알아요... 저도 제 머리에 연결된 이 장치가 매우 혐오스럽다고 생각해요."


"어... 음... 맞아! 그 장치가 좀 부자연스럽긴 하지."


사령관은 레이시의 유방에서 서둘러 눈을 땠다. 그냥 지금 당장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지만 그냥 내색하지 않았다. 


"제 두개골에 연결된 이 장치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아요. 잠을 잘 때 머리 좀 뒤척였을 뿐인데 엄청 따갑거든요. 씻고 거울을 보면 덜컥 우울한 기분이 들죠."


"흠...."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자매들을 대할 때는 항상 의기소침해져요. 제 머리에 있는 장치를 보고 자매들이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혐오스럽게 여기지 않을까? 고작 쇠로된 장치가 달려 있을 뿐인데 피해망상마저 생기죠."


"많이 불편해보이긴 하네."


확실히, 레이시의 머리에 연결된 장치큰 크고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보였다. 저런걸 머리에 달고 있으면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는게 당연했다. 레이시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제게 다가와 준 자매가 바로 네오딤이에요. 네오딤은 머리에 흉측한 기계가 연결되어 있는 저를 이해해주었어요. 금새 저와 네오딤은 단짝이 되었죠. 저는 주입된 경험을 활용해서 네오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줄수 있었고 네오딤은 저를 아무 편견 없이 대해주었어요. 네오딤 덕분에 저는 오르카 생활에 훨씬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Y자 옷깃이 슬쩍 벌어져 이제는 꼭지까지 노출되었다. 사령관은 매우 고심하는 얼굴로 그녀의 유두를 흘긋 바라보았다. 


"네오딤과 레이시 너희 둘은 서로 의지하는 관계였군."


"제가 의지하는 쪽이 더 크지만 말이에요. 네오딤이 없었으면 전 분명 자기 혐오에 빠졌을거에요."


레이시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르카호가 바빠졌어요. 세력의 규모가 커지고 점거하고 있는 전선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네오딤 역시 탐색을 떠나 거의 한달간 오르카를 비워두고 있는 상태에요. 이해는 되지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었었죠."


"그러니까... 말동무를 할 사람이 사라졌다?"


"말하자면 그렇죠."


네오딤은 유능했다. 여러 작전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사령관은 네오딤을 대체할만한 인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네오딤이 바빠지자 레이시가 외로움을 타는 모양이었다. 


"그런거라면... 다른 자매와 교류를 해보는 건 어때? 다들 좋은 친구니까 네 사정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텐데. "


"그게... 아직은 엄두가 나질 않아요."


"용기를 좀 내보지?"


레이시는 자신의 측두부에 달려 있는 기계장치를 만지작거렸다. 


"미안해요... 아직 용기를 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사령관은 다리를 꼬고 앉아서 양손을 깍지 꼈다. 처음 비밀의 방으로 들어올 때와는 달리 레이시의 표정도 꽤 침착해져 있었다. 


"난 괜찮은데."


사령관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레이시가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건 전부 그녀의 머리에 연결되어 있는 철로 된 장치 때문이었다. 저 장치를 제거할 수만 있다면 레이시의 성격을 고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미안, 레이시."


"네? 꺄악!"


사령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레이시를 끌어안고는 허리를 틀어 침대 위에 던져버렸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영문도 모르고 침대 위에 눕혀진 레이시는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반쯤 드러난 젖가슴이 눈앞에서 아른 거렸다. 사령관은 그녀의 Y자 옷깃을 양 옆으로 펼쳤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령...관님?"


"이렇게나 이쁜데 외모 때문에 대인관계에 용기를 못낸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야?"


사령관은 레이시의 젖꼭지를 핥기 시작했다. 혀끝에 우둘투들한 돌기가 닿아 미끄러졌다. 레이시의 하얀 몸이 흠칫 떨렸다. 


"대체 왜 이러시는 거에요?"


"왜냐고? 널 교육시키기 위해서야. 그 건방진 태도는 참을 수가 없거든."


사령관의 손길이 레이시의 왼쪽 젖무덤으로 향했다. 레이시의 시선에 두려움과 흥분으로 떨려오고 있었다. 사령관의 손가락이 왼쪽 젖유방 위에 난 점에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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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