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을 산 아이는. 아이일까요?


첫번째 인간은 착한 사람이였다.

친우인 땅의 요정 - 나와 같이 멸망 전 개체인 더치걸의 말로는 멸망 전에도 저런 사람은 없었을꺼라고 했다.

그 수십억의 사람들 중 에서도 진심으로 바이오로이드를 사람으로 대해주는 인간은 몇 명 없었을꺼라고.

내가봐도 그렇다. 내 권속이 되어줬으니까!

내가하는 놀이가 유치한 건 나도 알고있다. 

어린 나이로 만들어졌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이 100년을 넘는다.

타고난 태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바이오로이드라고 해도, 이쯤 살면 그래도 뭔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노는게 제일 재밌는 걸.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몸이 원하는대로 사는게 나쁜건 아니잖아?


첫번째 인간은 너무 착한 사람이였다.

에이미 언니가 말해주기로는 지휘관들이 너무하다고 했다.

권속은 열심히 하지만, 여러모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평범한 사람이 천재들에 기준에 맞는 초인이 되려고 하다가는 망가져버릴꺼라고.

사령관님이 잠을 잘 못자서 걱정이라고 했다.


첫번째 인간이 시들어 간다.

누군가가 죽거나 다칠 때마다, 권속도 다치는 것 같았다.

싸우면 누군가 죽거나 다치는 건 당연하다.

나도 아는건데 권속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는 내 장난을 받아주지 않는다.

바쁘다고 한다. 권속 미워.


두번째 인간이 발견됬다!

나와 같이 21스쿼드로 배속되어있는 콘스탄챠와 그리폰이 발견했다고 했다.

내가 등대에서 기다리다가 안내까지 해주었지만, 권속이 되어주지 않았다.

나보고 쓸모 없다고 했다.

내 작열하는 사안의 힘을 모르는 어리석은 족속이다.

두번째가 생겼으니 권속이 덜 바빠지면

권속이랑 다시 놀 수 있겠지?


첫번째 인간이 더 시들어 간다. 왜지?

두번째가 권속이랑 일을 나눠서 한다고 했다.

권속이 덜 바빠질 줄 알았는데, 더 바빠졌다.

브라우니 언니들이 

"블랙리버의 정규장교는 다르긴 하다" 라며 

두번째 인간을 칭찬하는 걸 들었다. 치-

에이미 언니는 스틸라인의 특성상 다른 부대보다 전투 희생자 숫자에 무감각한 편이라 그렇다고 알려줬다.

다프네 언니들이 수복실이 모자라 질 것 같다고 걱정한다.

우리 수복실 엄청 넓은데. 


첫번째 인간이 죽을 것 같다!

나랑...등대에 남아있던 등대지기 아저씨가

밖으로 뛰쳐나가기 전 얼굴이랑 똑같아졌다.

나를 보고 웃어줬지만. 슬펐다.

사령관이 부사령관으로

부사령관이 사령관으로 바뀔꺼라는 소문이 돌았다.

무서운 리리스 언니가 더 무서워졌다.

잘난척하며 큰 목소리로 떠드는 두번째가 싫다.


무서운 괴물을 만났다.

에이미 언니가 두번째 인간이 점점 위험해져 간다고 했다.


첫번째 인간이 오르카에서 떠난다.

권속이 요안나 언니가 개척을 떠났던 요안나 아일랜드라는 곳에 내린다고 했다.

리리스 언니, 리제 언니, 바닐라 언니 1명이 같이 내렸다.

나와 내 친우인 더치걸도 같이 내렸다.

에이미 언니는 오지 못한다고 한다.

권속과 함께 있으니 그래도 괜찮다.


습격 ! 철충이다 !


...권속이 죽었다. 

무섭던 리리스 언니도, 리제 언니도,

더치걸이 땅굴을 파서 둘이 숨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작열의 사안도. 드래곤 슬레이어도. 쓸모없다.


호라이즌에게 구조되었다.

권속이 죽어서 모두가 슬퍼했다. 

오르카호에 돌아왔더니, 나갈 때랑 다르게 나와 동형기의 자매들이 많다.

나는 쓸모없다고 했는데?


에이미 언니가 나와 더치걸을 기록보관실 덕트에 숨겼다.

오르카호에 남은 LRL은. 이제 나 뿐이라고 했다.

에이미 언니가 너무 많이 다쳐있어서 걱정이다.


에이미 언니가 놓고 가던 음식이 안온다.

더치걸이 그래도 나가면 안된다고 한다.

기록보관소에 살짝 내려가서 종이를 뜯어먹었다.

덕트 위로 지나가는 파이프에서 물이 새서 다행이다.


...배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