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콘스탄챠에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오르카를 떠나게 된 건 아직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다만 나로써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그건 변명일까?


무책임한 말이지만, 너희라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편지를 읽고, 모두와의 추억이 머리 한켠을 시큰하게 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



한여름날 그 섬의 어둠마저 걷어버릴 것 같이 찬란하던 밤하늘.


어두운 가을 테마파크에서 조용히 타오르던 호박등의 매캐한 연기내음.


세인트 오르카 기념일 눈 쌓인 벌판에 들려왔던 바쁜 발자국 소리.



너희들은 나에게 있어서 삶의 이유였고, 나는 너희들에게 마찬가지로 삶의 이유가 되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 스스로는 너무나도 나약했다. 


영원히 소중할 것 같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 기억하기 싫은 얼룩으로 남는게 싫었다.


네가 나를 기다려준다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도록 할게.



다시 만나는 날, 웃으며 재회의 인사를 하자. 그때에는 용기내서 말할 수 있을거야.


함께하자, 이 세상에 마지막이 온다 하더라도.



- 한때 사령관이었던 인간이자, 너의 연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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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ca.live/b/lastorigin/8488531 (콘스탄챠의 편지)


대충 콘스탄챠 편지를 받은 사령관이 복귀할까 하다가도 똥맛 생각나서 주저한다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