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가 ㅈ같아진 두번째 인간의 독립 완결 후기


작년 12월에 쓰기 시작한 소설이 10개월 거쳐 드디어 끝났음. 자 박수치세요 짝짝짝

모처럼이니 스토리 초안이나 제작비화나 좀 풀어보겠음


이번 소설을 쓰기 시작한 키워드는 '탈옥'이었음. 타겜 스토리 둘러보다가 탈옥하는 내용 나온거 보고 영감을 얻었지. 두번째 인간이 오르카호에서 탈옥하는 내용의 소설을 만들어보자고


왜 두번째 인간이냐면 첫번째 인간(사령관)이 오르카호에서 탈옥하는 내용을 쓸 수는 없잖아. 그건 섹돌들이 미쳐서 반란 일으키고 사령관을 감금했다거나 아님 두번째 인간 금태양이 오르카호 점령한 후회물 스토리밖에 안되니까


아무튼 그래서 본격적으로 설정에 살을 붙이기 시작했음. 두번째 인간은 왜 투옥됐고, 왜 탈옥을 결심했고, 어떻게 탈옥하고, 탈옥하고나서 뭐할지 등등


해서 누명이 씌워지고 갇혔다, 사형이 결정되자 탈옥을 결심했다, 같이 감옥에 들어온 펙첩의 도움을 받아 탈옥했다, 탈옥 후엔 세상을 모험하며 자신만의 세력을 꾸린다 이렇게 스토리 초반 줄기를 잡았음. 


그리고 탈옥 이후부터 넣고싶은 장면이나 대사 생각하며 설정 더 붙이고 스토리 짜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다. 솔직히 나도 이렇게 장편소설이 될 줄은 몰랐지, 20편 따리로 끝날 줄 알았는데


장편문학 특성상 독자들이 끝까지 못보고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제법 선전한거 같음. 매화 조회수 1000 정도 나온거보면


이번작 두번째 인간 파티의 창립맴버인 펙우좌와 이름없는 드론


내가 두번째 인간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라오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오르카호와는 다른 독립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어서임. 콘챠와 그리폰 대신 다른 캐릭터와 이야기를 시작한다던가.


그래서 두번째 인간의 스타팅 파트너는 좀 특색있는 캐릭터로 정하고 싶었음. 고블린이라던가, 보리라던가... 제대로 등장한 플레이어블 캐릭터 말고 눈에 안띄지만 라오에 나오긴 하는 캐릭터 누가 있나 하다가


AGS 수복실에 등장하는 드론, 얘로 해볼까? 했음

그리고 아 역시 에반데 했지


그래서 추가로 투입한 게 팩첩 설정을 붙인 시니컬 좌우좌였다


(솔직히 좌우좌 눈뽕빔을 배트-시그널처럼 사용한건 다시봐도 쩌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함)


펙우좌는 험하게 살아오며 꼬일대로 꼬인 성격뿐만 아니라 라붕이를 독점하려고 펙스를 이용해서까지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유사 얀데레 캐릭터로 만들어서 초중반부에 이 소설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묘사하다가 23화에서 각이 보이자 오메가를 무대에 끌어들이고, 라붕이 팀과 오메가 모두를 통수치면서 작중 갈등을 수직상승시켰음


그러다가 라붕이가 자길 구하려 총에 맞고나서야 우좌가 죄책감을 느끼고 회개하게 됐는데, 가장 큰 갈등이었던 내분을 해결하고 찢어졌던 라붕이 팀이 다시 모여 전보다 더 단단하게 결속됐으니 여기까지를 1부라고 치고 끊은 뒤 다음 내용을 2부로 쓰는것도 생각해봤음


근데 쉐이드 챙기랴 감마한테 쫓기랴 다음 이벤트 견적 짜다보니 절단할 각이 안나오더라. 그래서 그냥 쭉 갔지


여담이지만 펙우좌가 통수친 시점부터 비추 수가 늘어났더라... 급발진한것도 아니고 분명 틈틈히 복선을 깔아놨는데. 그냥 갈등이 싫은건가. 그 후로도 매화 꾸준히 비추 한두개씩 박히고 그랬는데 뭔가 불만점 말하는것도 아니고 끝까지 하차하지도 않은거보면 어지간히도 뒷내용이 궁금했나봄


다른 캐릭터도 몇 명 더 얘기해보자면...


이 작품의 중간보스 포지션인 사령관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적이기는 한데 반드시 잡아죽여야할 씹새끼는 아닌 캐릭터로 만드는게 목적이었음

보통 후회물, 복수물 등에서 주인공와 대치하는 또다른 인간처럼 모두에게 해만 끼치는 반드시 죽어마땅한 좆간인건 아니고, 원작의 착한 사령관 기반에 '자신 이외의 인간은 전부 구인류라 생각해 극도로 경계한다'는 설정을 덧붙여서 만들었음. 


그래서 라붕이한테만 좆같게 굴었지. 어? 우리집 섹돌 가슴을 쳐다봤네? 이 예비성범죄자가 무슨 짓 벌이기 전에 내가 미리 막아야지! 이런 의식의 흐름 때문에 1화 이전에 그 사단 난겨


그렇지만 심증만으로 죽일 생각은 없었고, 냉동수면 시켰더라면 진짜로 전쟁 끝난 후에 깨워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사실 이 소설에서 사령관 파트 쓸 때 항상 지켰던 요소가 있음. 바로 사령관은 절대 대사를 치지 않는다는 거였음. 읽는 사람들이 사령관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성격인지 파악하지 못하도록 대사 한마디도 안시킴


처음엔 끝까지 이 컨셉 유지하려고 했는데 마지막화에 화해각이 보이는데 계속 이러기엔 힘들어서 마지막화에서 드디어 사령관이 입을 열게 됐다


아스널은 처음엔 그냥 감옥 에피소드 더 재밌게 만들려고 넣은 캐릭터였음


그런데 뒷내용 짜다보니 얘를 라붕이와 오르카 좋게좋게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스발바르 제도 편에서 오랜만에 등장시킴으로서 둘 사이를 중재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됨. 이후로도 사령관이 아스널을 처벌하지 않고 계속 곁에 둠으로서 갱생여지가 없지는 않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다만 라붕이한테 원나잇 제안했던 양반이 나는 그럼에도 사령관을 사랑한다 이러니 그림이 이상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 아스널이 성적으로 개방적인 거라고 봐주셂;;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쉐이드. 얘는 결국 죽어서 라붕이 팀에 합류하지 못한 비극을 장식하게 됐는데, 원래는 그냥 얘도 팀에 넣으려고 했었음


그러다가 두가지 이유로 쉐이드는 합류 안하는 걸로 노선을 바꿨는데, 첫번째 이유는 초장부터 쉐이드를 얻으면 라붕이팀 전투력이 너무 높아져서 극중 긴장감이 줄어들거란 예상 때문이었고, 두번째 이유는 블러드본에 나온 루드비히 보고 '철충에 감염된 ags가 마지막에 자아를 되찾는' 그런 에피소드를 넣고싶어져서임


근데 안개나라편 스토리 짜다보니 팬텀을 대신할 쉐이드 활약 각이 나와서 2호기로 영입하게 됐다


그리고 북한에 재방문하게 된 에피소드 말인데, 실은 거기서 우르랑 머큐리와 만나 합류하는 스토리도 생각해봤었음. 라비아타가 모아놨다가 방치한 스트라이커즈 걔들. 오르카로 불러들이기 전엔 철충 본거지가 다름없는 대륙에 고립돼있었다는 설정이 있는데 여기선 그걸 중국에 갇혀있다고 해석했음.


중국에 존나 많은 철충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있었다가 라붕이가 어그로 끌면서 중국 철충이 썰물처럼 빠져서 그 틈에 한반도로 탈출했다는 설정. 그러다 쉐이드 데리러 온 라붕이 팀과 만나게 됐다는 거지


하지만 쉐이드 데리러왔다가 얘들 챙기는 건 이야기가 옆으로 새는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이 다음이 감마한테 배 박살나는 에피소드라서 들어오자마자 개고생할 우르랑 머큐리가 불쌍해서 이 스토리는 취소했음. 라붕이 입장에서 얘내 둘은 아직 사령관이랑 만난 적은 없지만 라비아타 직속이라 언제든 저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니 불편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쉽게 된 자작 캐릭터인 카리나(오른쪽 쟤). 전에도 말한적 있는건데, 소설에 자작 캐릭터 넣는건 안좋아하지만(두번째 인간은 빼고) 감마 부관 캐릭이 필요하다보니 그냥 내가 직접 만들어넣게 된거임

아니 근데 나도 만들고나서 얼마 안지나 공식 감마 부관이 등장할 줄은 몰랐지


다 쓰고나서 생각해보니 만일 카리나를 만들지 않고 그 자리에 메로페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더라. 

메로페를 처음 본 라붕이 입장에선 범고래 꼬리가 달려있는 처음보는 바이오로이드 보고 '저런 계통은 삼안의 전매특허 아니던가' 생각하고. 감마가 나가서 용이랑 싸우는 동안 라붕이 팀이 메로페랑 뒤지게 싸우고. 메로페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해질 즈음 알키오네 만나서 어디서 본 얼굴인데 했다가 '우리가 감마네 배에서 싸웠던 걔가 얘 동생이었다고!?'하는 전개로 갈 수 있었겠지. 참 아쉬워


그치만 그 당시로선 어쩔수 없었던게, 이미 예상외로 소설이 길어져서 빨리 완결내고 싶은데 언제 나올지 모르는 공식 감마 부관 기다리며 소설 연중할 수도 없었으니...


오래 쓰다보니 처음 구상했던 내용 수정된 것도 여럿 있지. 원래 이 소설 구상하기 시작했을 때는 안개나라 이벤트가 나오기 전이었음. 그래서 원래는 스발바르 제도에서 끝낼 생각이었다


두번째 인간 팀이 오르카호 엿먹인 다음 튀고, 오르카호는 이를 갈면서도 놓치고 말지. 그 다음 두번째 인간은 죄수, 도둑, 노예, 그리고 병자들의 왕으로서 소규모 피난민 무리를 이끌고 오르카호와 접점을 피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엔딩.


구체적으로는 철왕자 유적에 있는 에바의 택배를 가로채서 사령관은 빈 찬합만 받고 두번째 인간 팀이 환상의 12m짜리 결전병기 설계도를 손에 넣는 열린 엔딩으로 가려고 했음


"이 망할 두번째 인간!!!"


...이였는데 초반 연재하다보니 사령관에 대한 여론이 예상보다 더 험악하더라고. 어떻게는 사령관 참교육 시키지 않으면 내가 묻히게 생겼더라


일단 이 소설은 오르카호와는 다른 길을 나아가는 두번째 인간의 모험이 중점이었음. 복수물이나 사이다물이 아니라


그래서 바꾼 엔딩 내용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싸워서 오르카호 꿀밤 먹이고 이긴 뒤 다신 깝치지 마세요 대충 이런식으로 사령관을 죽이진 않는 승리엔딩이었음. 그 뒤에 이제 뭐하지 하다가 락 하버에 가서 눌러앉으면 딱 좋겠네 하며 락 하버로 뱃머리를 돌리는, 우리들의 모험은 이제부터야! 같은 엔딩


...이었는데 안개나라 이벤트가 나왔네? 두번째 인간이 프리드웬 먹게되면 오르카랑 비벼볼 각 나오겠는데? 해서 다시 수정했다

내용 연장해서 스발바르 제도에서 오르카호 꿀밤 먹인 뒤에 바로 락 하버로 가지 않고 영국에 가서 블프 멀린 챙겨오는 걸로. 그 다음에 락 하버로 가자! 하면서 엔딩 내려고 했지


그런데 쓰다보니 이번엔 또 인어섬 이벤트가 나왔다. 에이 그래도 인어섬까지 하기엔 무리지 했는데 지도 펼치고 영국>호주 이동경로 살펴보니까 중간에 몰타가 떡하니 있네? 각 나오는데?

해서 몰타까지 거치고 락 하버 정착하는 지금의 엔딩이 된거임


만약 안개나라 이벤트에서 끝냈다면 멀린의 신체 복구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을거임. 어찌저찌 오르카를 협상 테이블로 끌고와서 니들은 이런거 본적 없지?하면서 알터리움 광맥으로 코팅된 신종 연결체의 시신을 보여주자 오르카는 침을 삼키지. 그렇게 서로 라스칼(모리아티)의 시체와 닥터의 유전자 씨앗을 교환하고, 라붕이 팀 소속의 닥터 제조해서 멀린을 치료하는 내용으로. 

근데 인어섬 거치면서 아틀라스가 의사 역할을 하게되다보니 라스칼 시체 챙겨둔건 그냥 나중에 쓰겠지 뭐 하는 정도의 맥거핀이 되어버렸다


프리드웬 얻은 뒤에 그걸 해전에 써먹는 것도 생각했었음. 스발바르 제도와 영국 순서를 바꿔서 두번째 인간이 프리드웬 먹고 오르카랑 체급 대등해진 다음 맞붙는다는 그런 내용.

근데 프리드웬이 아무리 커도 근본적으로 함대가 아닌 배 한척이고, 유조선으로 위장한다는 말 보면 제대로 함포가 달린 군함은 아니란 뜻이고, 스트롱홀드 군단은 결국 육군이라 해전에선 못쓰고. 그래서 이 안은 관두고 스발바르 > 영국 순서대로 가기로 했음


아니면 아직 정신 못차린 오르카가 다시 덤벼들거나, 뒤쫓아온 델타 혹은 오메가의 전함과 맞붙게 된다거나 하는 안도 생각해봤지만 전부 기각. 특별한 해전 없이 안개나라에서 인어섬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삽화 얘기도 해보자면

초반엔 삽화 넣은 소설로 시선 좀 끌었지만 전작처럼 한편당 삽화 1개씩 꼭 넣는 건 아니었다. 후반엔 그냥 삽화를 안넣게 됐는데 러프 그려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거나, 로봇 그리기가 힘들거나, 아니면 그냥 선 따기가 귀찮아서 그랬음


대신 마지막 장면에서 과거회상을 글 없이 삽화만 주르륵 나열하는 연출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서

러프만 그리고 완성시키진 않은 삽화들 꺼내서 조금 다듬은뒤 마지막에 원기옥처럼 몰아넣었다


지금와서 보면 내용 아쉬운 부분이나 그런 것들도 좀 있고, 정주행하다보면 마음에 안드는 표현이나 오타같은 게 종종 보여서 보일때마다 수정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게 나온거같음



보너스. 재미삼아 만들어본 if 엔딩들


엔딩 1. 처음부터 탈옥하지 않고 냉동수면 됐다면 > 

라붕이는 오르카가 철충과 별의 아이를 모두 정리하고 난 이후의 세계에서 다시 깨어나게 되고,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수염이 많이 난 중년 사령관이 이제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고, 믿고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내부의 위험을 원천차단하려는 마음에 너무 과민하게 굴어 누명을 씌운걸 사과합니다. 그는 라붕이를 유일한 인간 동성 친구로서 살갑게 대합니다. 라붕이는 지구의 적법한 황제인 사령관만큼은 아니더라도 제법 높은 자리에 앉게됩니다. 하렘도 있고요. 의외로 해피엔딩. 파크라이4의 히든엔딩과 비슷하죠.

다만 펙우좌가 결국 어떻게 됐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엔딩 2. 만약 한반도 안에서만 돌아다니며 산다면 >

한반도는 오르카가 옛적에 철충 청소를 99% 끝내놓은 덕에 우좌, 드론과 셋이서 큰 위험 없이 가난하고 소박하게 삽니다. 그러나 먼 훗날 오르카가 철의 교황과 별의 아이를 다 잡고 지구를 통치하게 됐을땐 오르카한테 발각되어 끌려가게 되겠네요. 배드엔딩이 예정된 노멀엔딩


엔딩 3. 탈옥한 후 오르카한테 잡혔다면>

꼼짝없이 냉동수면에 처해지고, 마찬가지로 철충과 별의아이를 전부 다 잡은 라오 엔딩 이후에 깨어납니다. 사령관 및 오르카 지휘관들은 그를 충동적이고 언제 날뛸지 모르는 위험분자라고 멋대로 판단하여 죽이진 않고 외딴 섬으로 유배보냅니다. 바이오로이드 몇 명 데리고 평생을 감시받으며 살게 되죠. 하지만 그곳에 펙우좌는 없습니다. 배드엔딩.


엔딩 4. 펙스 밑으로 들어갔을때 (회장 부활 보류) > 

레모네이드들은 라붕이를 생체실험 따위로 죽이진 않지만 철저한 감시 하에 요긴하게 써먹습니다. 주로 선전용으로 말이죠. 라붕이는 주도권을 가질 수도 없고 자기 팀이었던 애들을 만나지도 못합니다. (문자나 전화따위는 가능) 일단 생존은 보장됐으니 그럭저럭 노멀엔딩. 

그런데 펙스와 오르카와의 싸움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오르카가 이기게 된다면 라붕이는 펙스에 가담한 전범 취급을 받게 되겠네요.


엔딩 5. 펙스 밑으로 들어갔을때 (회장 부활 성공) > 

펙회장한테 거스르지 못하는 부하가 됩니다. 중간관리직 포지션. 처음엔 펙회장한테 절한 채로 구둣발로 머리를 밟히는 등 굴욕적인 나날을 보내다가, 인간이 가진 지휘권을 살려 먼 곳으로 발령난 뒤에는 그럭저럭 형편이 나아집니다. 펙회장 얼굴 직접 안봐도 되고 성과만 내면서 전화로 비위만 맞춰주면 되니까요. 물론 여기서도 철저한 감시속에서 삽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배드 엔딩.


엔딩 6. 펙스 밑으로 들어갔을때 (회장 부활 실패) > 

휩노스 병 치료법은 처음부터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냉동수면장치 안에 있는 건 이미 소생 가능성이 없는 차가운 시체였습니다. 오메가 회장 뿐만 아니라 다른 회장들도 마찬가지. 오메가는 멘붕하고 감마는 잠시 고민하다가 라붕이보고 니가 회장해라 합니다. 그렇게 라붕이는 졸지에 펙스 전체를 다스리는 회장이 됩니다. 4번 엔딩에서 이어졌다면 빡친 라붕이한테 레모네이드들이 많이 구르겠네요. 델타가 자기 회장만큼은 가망이 있다고 믿고 개수작 부리다가 진압되고 눈앞에서 회장 시체를 부관참시하는 사건도 일어납니다. 여기서 오르카를 찍어누른다면 라붕이한테 지구의 황제 자리까지 굴러들어오겠죠. 복권 터진것같은 의외의 해피엔딩.


엔딩 7. 감마가 붙잡은 포로들을 버리고 도망친다면 > 

라붕이는 몇몇의 생존자들과 함께 미국 한구석에 정착합니다. 아무도 그를 비난하진 않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잃은 동료들 때문에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는 점점 폐인처럼 변합니다. 미국 안에 머무르든 다른 대륙으로 떠나려하든 언젠간 펙스의 눈에 띄게 되고, 펙스의 병사들이 잡으러 옵니다. 궁지에 몰린 그는 동료들에게 도망쳐 살아남으라는 마지막 명령을 전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배드엔딩


엔딩 8. 아스널의 제안을 씹고 사령관을 공격한다면 (사령관 처치 실패) > 

탈출정에 타고있던 블랙 리리스 및 지휘관들이 결사항전을 벌이고, 용의 함대까지 눈에 불을 키고 달려와 사령관 일행은 도망치는데 성공합니다. 이후 두 세력의 관계도는 최악이 되어 서로를 반드시 죽여야할 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지구는 인간 두 명이 살기엔 너무 좁은 땅이었습니다. 

이후 안개나라와 인어섬 거친다 하더라도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아슬아슬하게 해피엔딩


엔딩 9. 아스널의 제안을 씹고 사령관을 공격한다면 (사령관 처치 성공) >

기어코 긴 악연을 끊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오메가는 델타의 노성에 못이겨 떠났고, 오르카의 잔당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결국 리리스같은 과격파를 제외하고는 눈을 질끈 감고 항복해 라붕이 밑에 들어갑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인간의 명령이 있어야만 철충으로부터 지구를 되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죽은 사령관 따라 집단자살하는 길 밖에 없어요.

큰 세력을 손에 넣기야 했지만, 이 불온한 분위기 속에서 라붕이가 펙스랑 철충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요. 해피엔딩이라기엔 위태위태한 노멀엔딩


엔딩 10. 사령관이 라붕이를 죽인다면 >

라붕이와 사령관이 마주한 그 순간, 사령관은 망설이지 않고 살인 명령을 내립니다. 라붕이는 뭔가 할 틈도 없이 리리스의 총알에 목숨을 잃고, 라붕이 팀은 격노해 사령관 일행에 공격을 퍼붓습니다. 비록 바이오로이드들은 인간인 사령관 만큼은 직접 공격하지 못했으나, 아무런 호위도 없이 맨몸으로 북극해의 바다에 빠진 그는 허우적대다가 얼어붙어 바다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이로서 인류는 완전히 멸종됐습니다. 배드 엔딩


본편 엔딩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걸로 오르카호가 ㅈ같아진 두번째 인간의 독립 진짜 끝

예상외로 길어져버린 소설인데도 끝까지 읽어준 라붕이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새로운 소설 들고 찾아올게요

또 두번째 인간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