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https://arca.live/b/lastorigin/8788000


2편 : https://arca.live/b/lastorigin/8814068


3편 : https://arca.live/b/lastorigin/8862329


4편 : https://arca.live/b/lastorigin/8942171


짤 픽크루 주소 : https://picrew.me/image_maker/18548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교실 문을 열고 난 뒤의 일들은 정말 예상을 아득히 벗어났다

 문을 열자마자 달려든 무언가에 의해 나는 뒤로 넘어져 쓰러졌고머리를 바닥에 부딛힌 충격 때문인지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그 뒤로는 갑작스럽게 몸이 무언가에 들리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은 무언가에 의해 옮겨지고 있는 중이다. 이 일이 원래 의도된 것인지 단순한 사고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같으면 여유롭게 버텨낼 충격이었음에도 나는 눈을 뜰 수 없었다아마도 게임 캐릭터의 몸상태를 기준으로 벌어진 일이겠지만서도, 이 게임을 반쯤은 이런 식으로 플레이 하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두려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억지로 어떤 상황을 만드려는 것인지 모르니까.


한동안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복도에 가득했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후에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아마도 보건실에 도착한 것이 아닐까? 학교의 첫 수업을 보건실에서 보내다니.. 알렉산드라도 나름 실망했겠군

 

“아, 눈 떠졌다.”

 

기절 후에 깨어난 사람치고는 꽤나 얼빠진 첫마디였다설마 죽이진 않겠거니 하는 생각은 있었는데 뒤통수가 꽤나 얼얼한 느낌히 드는 것도 같아서일지도 모른다. 이런 감각은 공유 안해도 될텐데.. 닥터가 진짜로 나한테 악감정 있어서 만든건 아니겠지?

 

“..생각보다 침착하네별거 아니었으면 굳이 기다릴 것도 없었을 텐데.”

 

..?”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침대 옆에는 교문 앞에서 만났던 소녀가 앉아있었다분위기를 봐선 의식을 잃고 있었을 때 곁에 있어 준 것 같은데.. 생각보다 기분이 좋진 않아 보이는 걸? 아침에는 좀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깰 때까지 간호해 준 사람한테 해줄 말은 그게 전부야?”

 

아니예상 못한 일이라 조금 놀랐거든간호해줘서 정말 고마워.”

 

“..그래그럼 이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일어섰다나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건지그녀가 그저 NPC일 뿐 인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그녀는 그것을 깨달을 시간도 주지 않고 다시 떠나려한다내게 하려했던 말이 무엇인지왜 이곳에서 나를 간호해 주었는지도 알지 못했는데도 다시 등을 돌리려한다.

 

그런 내게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후회하고 싶지 않았다지금껏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을 가지고나는 입을 열었다.

 

“..저기!”

 

그녀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그녀는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뭐부터 말해야하지뭐라고 말해야하지?

모두를 상대하던 때와는 다르게 나의 사고는 고장이 난 것만 같았다분명 이성과 대화하는 건 많은 이들을 상대하면서 충분히 알았을 텐데생각하자최근엔 무슨 대화를 나눴지?

 

...몸의 대화밖에 안 나눴잖아!!

 

최근에 상대하던 이들은 모두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나눈 상대들뿐이어서이해가 일치했다는 느낌으로 몸을 섞곤 했었다그렇기에 긴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젠장처음만난 소녀를 상대 할 때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분명 예전에 누군가 조언을 준 것도 같은데..

 

“..덥다 여기!”

 

아 젠장이건 또 대충 그걸 시작하기 전에 하는 대사잖아어떻게 들어도 초면의 여자아이에게 말해봤자 실례일 뿐인 대사잖아!

 

“..에어컨 틀어달라는 거야?”

 

아니그 뭐랄까체질이야예쁜 사람을 보면 체온이 오르는 느낌으로.”

 

“..변태야?”

 

그녀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고 있다내가 생각해도 최악의 둘러대기였다내가 이렇게 위트 없고 매력 없는 사람이었던가확실히 최근에는 어떻게 해도 사랑받는 느낌이긴 했었지이래선 안 된다심지어 이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잖아.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 스스로 얼굴을 새게 쳤고그녀는 그런 기이한 행동에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했다다행이야아직은 도망가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는 실수하지 말아야 했다다음에도 이상한 말을 꺼냈다간 진짜로 그녀가 도망 가버릴 느낌이었으니까.

 

미안솔직히 떨려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만 했어단지..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아침부터 지금까지 쭉 의문이었거든.”

 

레오나와 관계를 가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그녀는 내게 솔직한 것 정도는 장점이라고 말했었다그래다 잊어버렸다면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다시 시작해보자지금의 내게는 그정도 밖에 없는 것 같으니까.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좋았을 텐데너는 꽤나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구나.”

 

“..예전부터 꽤 듣던 말이었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내게 다가왔다레오나의 조언이 통한 것일까그녀의 표정이 조금은 부드러워 진 것 같았다.

아주 좋다스스로도 꽤나 나쁘지 않은 흐름으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깎였던 이미지를 되살리고 다시 그녀가 누군지 알게 되는 것으로 출발하면 나도 나름의 정보를 가지고 그녀를 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름은 비밀이야.”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은 그녀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늦어서 정말 미안하다. 주 3회연재 공약 해놓고 이제 5편째 쓰는데 벌써 약속 못지켜서 진짜 할말이 없네. 못지킬 약속을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지킬 수 있는 만큼의 분량으로 확실히 써야겠다고 반성했다.. 정말 미안하다.

주당 확실히 지킬 연재 분량을 정해서 다음화에 다시 공지할게. 6화는 당연히 미루지 않고 이번주 안에 쓸 생각이야.

봐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열심히 쓰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