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래저래 일이 꼬여서 파멸을 눈 앞에 둔 시몬이 옆에 있는 비서 베타한테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두는거지


"나는 너를 그저 도구로만 봤다.


내 유전자가 들어가 만들어졌든 말든 바이오로이드는 그저 도구라고,호세피나를 되살려낸 셰퍼드를 제외하고는 그저 말하고 움직으는 유용한 도구라고만 여겼다.


많은 유용한 도구들 중에서,나는 네가 제일 마음에 안들었다.


네가 내 유전자가 들어가서 만들어졌으면 나처럼 정의를 위해 싸운 자들을 외면하고 저 카르텔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자들에게 연민과 눈물 하나 보이지 않고 피의 보복을 해줄 것이라 믿었는데 너는 그러지 않았다.


그게 마음에 안들어서 너를 쓸모없는 년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 알겠다.


나는 너를 도구로 본 게 아니라 너를 도구로 보려고 했던 거다.


너는 저 호세피나,아니 셰퍼드처럼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이다.


시민들의 웃음과 평화를 지켜주려던 상냥한 마음이다.


딸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던 그런 당당한 결의다.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없는 것,그게 바로 너다.


그래서 나는 네가 그토록 마음에 안들었던거다.


똑같이 내 딸이나 다름없는 너를 그토록 박대했던거다.


이토록 망가질 대로 망가지기 전의 옛날 내 모습이 떠올랐으니까 나는 너를 거부하고 미워했던거다.


미안하다,딸.


네 언니 호세피나,아니 셰퍼드와 함께..가능하다면 나처럼 악마와 거래해서 악마나 다름없게 된 자를 진심으로 섬기지 말고 예전의 나처럼 올곧은 자들을 도와주거라."


그렇게 말하고 시몬은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하고 베타는 그걸 보고 흐느끼면서


"아버님...이제야 겨우 그렇게 부를 수 있게 됐는데...."


12지역 스토리 밀고 마지막 부분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