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에서 사령관과의 일주일 연속 동침권을 걸고 요안나 아일랜드에서 배틀로얄이 열렸다. 특이했던 건 참가자 중에서사령관이 직접 참가했다.


당연히 차마 사령관을 직접 쓰러트리지 못한 대다수의 충직한 바이오로이드들은 그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동침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강한 개체들은 사령관의 명령에 불복종 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불굴의 마리였다.


‘이제 두 장만 얻으면 잘 수 있어 각하와 함께♥


‘아아... 고작 며칠 사이에 몰라보게 성장하셨어♣


마리의 주변에는 풀벌레 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그런데도 풋과일은 왜 그리 먹음직스러워 보이는건지♥


마리에게서 조금 떨어진 풀숲에 사령관이 숨어있었다. 나름 그동안 생존을 위해 기척을 죽이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게다가 팬텀의 광학 미채로 만든 길리슈트를 착용한 상태였다. 다이카 같은 조기 경보기라도 사령관을 찾는 건 어려울 것이다.


사령관의 얼굴에 땀 한방울이 턱을 따라 떨어졌다. 남아있는 강한 바이오로이드들 중 마리의 동침 쿠폰만 빼았으면 나머지 바이오로이드들은 명령으로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마리의 걸음이 멈춘다.


‘엄청난 살기다! 무서워! 싫어 여기 있고 싶지 않아!!’


지금의 마리의 상태는 사령관의 명령 따위를 들을. 상태가 아니었다. 


‘에이 이걸 어쩌나 각하를 생각하니까  욕정이 생겨버렸어♥


‘가라앉혀야지◆’


사령관은 서둘렀다. 마리의 동침 쿠폰을 빼앗을 수 있는 유리한 지점을 잡아아했다.


사령관은 마리를 정면에서 쓰러트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그는 동침 쿠폰을 낚아챌 수 있는 낚싯대를 섬에서 수천 번 휘두르며 연습했고, 이제 그 결실을 볼 때가 되었다. 


찌걱 찌걱 찌걱 


‘무서워!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야.’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각하♥♠♣!”


‘왔다!’


사령관의 낚싯바늘은 쏜살같이 마리의 옆구리에 있는 동침 쿠폰에 날아가 걸렸다. 쿠폰이 걸린 감각을 손가락으로 느낀 사령관은 그대로 당겼고 그의 손에 마리의 동침 쿠폰이 쥐어졌다.


두쿵 두쿵 두쿵 


사령관의 심장이 요동쳤다. 마리와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그는 얼어붙지 않고 다시 다리를 움직였다. 


‘해냈어! 해냈다구! 빼앗았어!!’


하지만 사령관의 두 다리는 굳어갔고, 눈앞이 흐려졌다.


“대략 칠천 번 제가 사령관님을 따먹을 수 있었던 기회입니다.”


“으윽, 라비....아타, 너... 마저...”


“소완님의 약이 잘 들었군요. 미안해요 사령관님. 마리 소장님으로부터 당신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어요.”


“동시에 사령관님께서 특훈으로 낚싯대를 휘둘렀던 횟수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집중력은 경이로워요. 그중에서 방금의 일격은 멋졌어요.”


라비아타는 쓰러져있는 사령관 품에서 동침 쿠폰을 빼앗았다.


“그럼, 내일 비밀의 방에서 봐요, 사령관님.”


‘제길...!!!’


한 시간이 지나고 사령관의 발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인기척이 들려왔다.


“놀랐습니다. 각하♣


“내내 인기척을 죽이고 기회를 노렸던 겁니까? 제가 절정한 순간의 빈틈을 말입니까?”


마리였다. 그런데 그녀의 손에는 안경이 들려있었다.


“어, 어떻게.”


“아아, 그녀 말입니까?”


마리가 무언가를 사령관 앞에 던졌다. 이건 분명 라비아타의 안경이었다 그리고 안경에 끼워진 건 사령관과 마리 그리고 라비아타의 동침 쿠폰이었다.


“인기척을 죽이는 방법은 혼자 터득한 겁니까? 훌륭합니다. 야생의 짐승 못지않았습니다♣


“동침.... 쿠폰을 찾는 게 아니었어?”


“그건 빚입니다♣ 나중에 갚으시면 됩니다♥


“그럼~ 안녕히♥


마리는 신호탄으로 사령관의 구조요청을 하려 했지만 사령관이 그녀에게 말을 하려고 간신히 일어섰다.


“빚 같은 거 지고 싶지 않아 지금 돌려줄게....!”


“으으으음......”


마리가 입맛을 다시며 사령관에게 다가간다.


“싫습니다♥ 지금 저는 각하를 살려주는 겁니다 ♠


“움직이지 않는 쇼타는 저는 싫습니다 ♠


마리는 사령관의 턱을 붙잡는다.


“각하께서 제가 따먹을 가치가 있는 쇼타로 자랄 때까지 저는 계속 각하를 따먹지 않을 겁니다♣


♥


“지금처럼 제 얼굴에 한 방 먹일 수 있게 되면 받아주겠습니다 ♠


“그때까지 동침 쿠폰은 각하께 맡겨두겠습니다♥


결국 마리는 사령관을 따먹지 않았고, 배틀로얄의 승리자는 사령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