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General전편 모음: https://arca.live/b/lastorigin/51068386?p=1



34. 드라군(Dragoon)

 

 

해수면 아래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드래곤의 형태를 한 검은 AGS의 출현은 그곳에 있는 모든 바이오로이드의 시선은 물론, 그녀들을 공격하고 있던 철충의 시선 또한 그곳으로 향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신이 나서 놀다만 온 것은 아니겠지? 공..아니..니드호그?”

 

“나를 무어라 생각하는 것이냐?! 나는 악룡의 왕 니드호그! 나의 앞을 가로막는 적을 파멸 시킬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마음에 드는 말이군. 좋아! 그럼 시작하자!”

 


-탑승자. 신원 확인 중. 탑승자 사령관 카인. 확인 완료. 환영합니다. 사령관님.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모드 기동. 안전장치 장착 완료. 전방 방어역장 기동 완료. 화기 안전모드 해제..- 

 


시스템의 안내 음성과 함께 니드호그의 머리 위 사령관의 허리와 다리 등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 해줄 안전장치와 함께 반투명의 역장까지 눈앞으로 전개가 완료되자, 니드호그는 거체는 몸을 틀어 스카이 나이츠를 포위하고 있는 철충에게 향하였다. 

 

이윽고 철충을 향하여 몸을 돌린 니드호그의 강철의 입은 철충들을 집어 삼키기라도 할 것처럼 입을 천천히 벌리기 시작하였다.

 


-핵융합 엔진 출력 최대 전개. 에너지 응축기 가동. 출력 제한 장치 해제, 자동 조준 시스템 가동. 오차 수정 중...- 

 


철충을 향하여 벌린 거대한 입으로 튀는 푸른 전기의 스파크와 함께 생겨나기 시작한 작은 에너지의 구슬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크기를 키워가며 니드호그의 거대한 입을 채워나가기 시작하였다, 

 

-응축 에너지 한계점 돌파. 보조 부스터 역추진 전환, 조준 시스템 오차 수정 완료 및 조준 완료.-

 


“가라!”

 

“보아라! 미드가르드여!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여! 내가 돌아왔다!”

 


사령관의 신호와 함께 곧 니드호그의 입에 가득 채우고 있던 거대한 에너지 구슬은 곧 한줄기의 거대한 빛줄기로 변하여 철충을 향해 발사되었다. 

 


“쿠오오오오!!!”

 


온 세계에 자신이 돌아왔을 알리는 신호인양, 악룡의 왕의 거대한 포효와 함께 발사된 거대한 빛줄기는 철충을 덮치었다.

 

거대한 빛줄기에 휩쓸린 철충들은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증발하며 사라져 버렸고, 빛줄기를 간신히 피한 철충 역시 빛줄기의 고온에 마치 녹아내리는 양초처럼 외관이 녹아내리며 땅으로 추락하였다. 

 

이윽고 잦아드는 포효와 함께 빛줄기가 사라지자, 스카이 나이츠를 포위하고 있던 철충의 한 진영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 하지 않던 것처럼 사라져 버렸고, 새로운 자신의 힘에 만족한 듯 니드호그는 자신의 머리위에 있는 사령관을 향해 으스대는 말투로 감상을 물었다. 

 


“크르릉.. 이 나의 힘이 어떠냐? 맹약자여?”

 

“최강의 드래곤의 힘이다. 이 정도는 당연한 것 아닌가?”

 


내심 자신의 힘에 깜짝 놀라기를 바라며 던진 질문이었건만, 자신의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도 태연하게 내리는 사령관의 평가에 잠시 멍해진 니드호그의 입으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흐흐..크흐흐...크하하하! 당연한 것이라고?! 역시 네놈과 맹약을 맺길 잘했다!”

 

“웃는 건 거기까지. 지금부터는 적을 향해 돌입한다. 방금 일격으로 힘이 바닥났다거나 과열 되었다거나 하진 않겠지?” 

 

“나를 뭘 로 보는 것이냐?! 나는 악룡의 왕! 니드호그다!”

 

“역시 네 녀석과 맹약을 맺는 게 틀리진 않았군. 목표는 철충과 그것을 지휘하는 연결체의 섬멸! 가자!”

 


칠흑의 거대한 날개를 펼쳐든 AGS와 그 머리위의 인간은 자신의 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레 등장한 드래곤 형태의 AGS가 발사한 거대한 빛줄기에 의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던 철충의 한 진영이 그대로 증발 해버리자. 당황한 스카이 나이츠는 서둘려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하였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데?! 저 AGS는 또 뭐고?! 혹시 새로운 적인거야?!”

 

“잘못해서 피부에 화상 입을 뻔했어. 무슨 화력이..”

 

“철충을 공격한 것 보니 적은 아닌 것 같아!”

 

“잠깐만! 저 AGS의 머리에 있는 사람 사령관 아니야?!”

 

“정말?! 맞아! 저 AGS의 머리에 있는 사람 정말 사령관이야!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사령관이 저 위에 있다는 건 저거 아군이라는 거야?!”

 

“저거...혹시?”

 

“뭐야?! 흐레스벨그! 저 AGS 뭔 줄 알아?”

 

“드라군(용기병) 계획...”

 

“드라군? 드라군.. 드라군 계획이라면 혹시 사령관의 전용기 계획을 말하는 거야?”

 

“네. 사령관님께서 세계 어느 곳에 계시더라도 최단시간 남극으로 귀환하시기 위한 사령관님의 전용기 계획. 여러 사정으로 계획이 틀어졌다가 다시 가동했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는데...” 

 


.

..

...

 

 

과거. 부족한 자원의 확보와 남미의 대륙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나섰던 남미원정.

 

그 원정 중 벌어진 별의 아이의 개체인 “코모도”의 습격은 대원들의 노력과 천운이 겹치고 겹치어 제 시간에 도착한 사령관에 의해 코모도를 토벌하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사령관이 도착하기 전까지 코모도를 막아내던 레드후드가 이끄는 스틸라인은 비록 사망자는 없었다고는 하나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말았고, 스파르탄 부대 역시 스파르탄 캡틴의 대파와 함께 심각한 피해를 입고 말았다.

 

그리고 그 날의 사건은 대원들 하나하나를 너무나도 아끼는 사령관의 마음에 상처를 입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에 사령관은 자신이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본부인 수호의 방주로 빠르게 귀환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 하였다.

 

처음 생각한 방안은 스카이 나이츠를 비롯한 비행이 가능한 대원들처럼 비행 장비나 제트팩 등을 사령관 본인이 직접 착용하는 방법 이였다.

 


“안될 것 같거든. 사령관.”

 

“혹 바이오로이드 비행 장비는 여성만이 착용가능 하거나 하는 그런 제약이 있는 건가?”

 

“기계는 남녀를 따지지 않거든? 굳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 하자면 사령관의 신체 때문이거든.”

 


남녀 따지지 않는다면서, 정작 자신의 신체가 문제라는 포츈의 말에 사령관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자, 그 모습에 귀여운 동생을 바라보는 누나의 미소를 지으며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우리 동생들이 비행 장비나 필요한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체 컴퓨터의 이식이 필수거든?”

 

“그런 것이 있었나?”

 

“보통은 복원할 때 이식을 하니깐. 어째든 생체 컴퓨터 덕분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장비를 운영 한다던가 싸우면서도 자유롭게 비행도 할 수 있는 거거든?”

 

“그럼 나도 그 생체 컴퓨터를 이식하면 장비를 사용 할 수 있는 건가?”

 

“그게 사령관에게 이식 하려고 했었는데 이식하자마자 컴퓨터가 타버렸거든.”

 

“그게 무슨?”

 

“사령관을 처음 발견하여 데리고 왔을때, 워낙 귀중한 몸이다 보니 안전등을 위해서 닥터가 생체 컴퓨터를 이식하려고 했었거든. 그런데 이식하는 전부 몸 안에서 타버렸거든.”

 

“인간에게 이식이 안 된다거나 그런 것 아닌가?”

 

“아니거든. 그리폰이 초창기에 나왔을 때. 생체 컴퓨터를 이식 받은 인간 파일럿이 그리폰 보다 월등한 기량을 보였다는 기록도 있거든. 나나 닥터는 사령관의 몸에 흐르는 생체 전기가 생체 컴퓨터를 이물질로 판단하여 전부 태우는 것이 아닌 결론 내렸거든?”

 

“결국 결론은 무리이다?”

 

“지금 기술로는 무리거든. 미안해. 사령관 누나가 도움이 못되어서.”

 

“아니. 많은 도움이 되었어. 그리고 언제나 고마워. 포츈”

 

“후후. 사령관이 그렇게 말해주니 누나도 기쁘거든.”

 


애써 포츈의 미소에 화답하듯 미소를 지어 주었지만, 속으로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자신의 몸의 특성이 설마 발목을 잡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였기에 사령관은 다른 대안을 찾기로 하였다. 

 

그렇게 방주의 존재하는 군사자료나 각종 자료를 찾아보던 중, 과거에 있던 하나의 비행체가 사령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바로 과거 미국을 비롯한 군사 강대국과 대기업 등에서 개발하던 극초음속을 전재로 연구, 개발했다는 비행체의 존재였다.

 

초음속을 뛰어넘는 극초음속의 비행체가 자신의 고민에 해결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 사령관은, 닥터라면 혹시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닥터에게로 향하였다. 

 

하지만...

 


“불가~!”

 

“왜지?”

 


자신의 말투를 흉내 내며 “불가”라 말하는 닥터의 말에 사령관은 의문과 함께 포츈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시 고개를 갸웃 하였다. 

 


“음..설명이 필요하다는 표정이네? 먼저 오빠가 말하는 ‘극초음속’을 기반으로 한 비행체는 이미 존재하고 있어.”

 

“존재한다고?! 그게 정말인가?!”

 

“응. 하지만 만들지는 못해. 아니 정확하게는 만들어 줄 수 없어.”

 

“만들어 줄 수 없다고?”

 

“응. 오빠가 말하는 그거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거든.”

 

“?”

 

“그러니깐. 정확하게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까지 올라갔다고 대기권에서 다시 지상으로 재돌입 하여 낙하 할 때의 탄속이 마하 20(약 24,516Km/h)정도야. 그 정도 속도면 이론상 오빠가 북극에 있더라도 2시간 안에는 남극으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어.”

 

“그럼 그거라도!”

 

“지금까지 뭘 들은 거야?! 미사일이라고?! 미사일?! 오빠를 미사일에 태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미사일을 탑승형으로 개조 한다면?”

 

“오빠. 마음은 알겠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해줘. 오빠도 찾아 봤겠지만 멸망 전의 강대국들도 극초음속을 기반으로 한 비행체를 연구, 개발 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것들 모두 공통적으로 유인기가 아닌 무인기를 전재로 만들었어. 왜 무인기로 만들었을 거라 생각해? 극초음속의 속도의 영역에서는 열과 압력을 비롯해 화학적으로 모든 것이 변해 해리는 영역이니깐.”

 

“하지만..”

 

“설령 오빠의 말대로 유인기로 만든다고 해도 만들 기체의 성능이나 다른 사항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미사일이야 애초의 폭발을 전재로 하니 소재가 어떻든 적에게 요격당하기 전에 명중해야 하니 빠르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비행체. 그것도 유인기라면 고려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게 된다구. 개발 난이도 자체가 달라진다니깐?”

 

“....” 

 

“그리고 앞서 내가 말한 것을 다 떠나서라도 오빠의 신체가 우리 바이오로이드 보다도 강인하다는 건 잘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오빠의 몸이 어떤 해를 줄지 모르는 위험한 걸 만들 수는 없어. 아니 안 만들 거야!!”

 


자신이 설명하였지만 그럼에도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까지 그렁거리며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닥터의 모습에 사령관은 하는 수 없이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사령관은 자신이 원하는 해답의 실마리을 찾지 못한 채, 자신이 계획한 모든 자료를 낡은 책처럼 서버 어딘가에 보관해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것을 다시 깨워낸 것은 사령관 자신이 아닌 니드호그였다.

 


“맹약자여. 꽤나 재밌는 걸 생각했더군?”

 

“무슨 말이지?”

 

“극초음속을 전재로 한 비행체의 개발 이였던가? 가능의 유무를 떠나서 생각 자체는 꽤나 흥미로웠다. 필시 이곳으로 최단시간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것이겠지?”

 


정비구역 한쪽 격납고에 개수를 위해 계속 대기 중인, 니드호그가 행여 지루해하지 않을까 방주의 메인서버의 연결을 허가 하였건만, 어떤 재주를 부린 것인지 기어이 사령관의 개인 서버에 있는 자료까지 열어본 모양이다.

 


“...파일을 삭제 한다는 것을 깜빡했나 보군.”

 


사령관의 개인 서버를 열어봤다는 사실보다도, 마치 어릴적 중2병 시절에 사용하던 다이어리를 들킨 어른의 표정을 짓는 사령관의 모습에 니드호그의 붉은 눈은 기분이 좋다는 듯 살짝 휘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디까지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닥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하더군.”

 

“시도조차 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 하는 것이냐? 맹약자여. 네놈의 성격답지 않게 포기가 빠르군?”

 

“시도의 유무를 떠나서, 닥터 그 아이는 내가 아는 한 최고의 과학자다. 그 아이가 무리하고 하면 무리인 것이고.”

 

“크크크. 과거 많은 인간들이 무리다, 안 된다, 말하며 네놈처럼 포기했었지.”

 

“.....”

 

“하지만 개중에는 모두가 안 된다, 포기하라, 말함에도, 그럼에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는 이들이 존재했었다. 그리고 역사는 그런 이들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고..”

 

“그래서? 서랍에 집어넣었던 것을 다시 꺼내라 말하고 싶은 거냐? 닥터도 무리라 말하는 것을?”

 

“크크. 당연히 싸우는 것밖에 모르는 네놈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지? 그러니 이번에는 내가 돕도록 하겠다.”

 

“뭐?”

 

“내가 돕겠다고 말했다. 설계에 필요한 자료와 시뮬레이션 까지 내가 맡도록 하지. 그럼 적어도 네놈 혼자 낑낑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 

 

“왜 날 돕겠다고 말하는 거지?”

 

“나는 네놈을 돕기로 네놈과 맹약을 맺었다. 그 맹약의 실천이라는 것과 이곳의 지루함을 이겨내기 위한 작은 유희 정도라고 해두도록 하지.”

 


니드호그의 권유에 사령관은 잠깐 동안 말없이 니드호그를 바라보았다.

 

현실적으로 무리인 일과 주변의 만류에 포기해야 했던 일에 아쉬움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자신이 조금 더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면 레드후드 나 스틸라인 대원들이 그 차가운 땅에 쓰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스파르탄 캡틴이 코모도의 손에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었을까?

 

이미 지나간 일에 “만약에..”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지만, 그럼에도 후회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거짓이리라. 

 

그렇게 잠시 후. 마음의 결정을 한 것인지 사령관은 니드호그의 붉은 눈을 응시하며 제의를 수락하였다. 

 


“그래...죽이 되 든, 밥이 되 든 한번 해볼 가치는 있겠지?”

 

“그래. 그래야 나의 맹약자 이지.”

 

“쓸데없이 추겨 세우기는.. 헌데 가끔 보면 말이야.”

 

“?”

 

“네놈은 AGS가 아니라 혹시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아마 나의 A.I가 닳고 닳아 그런 것 일지도 모르지. 그것이 아니라면 네놈에게 인간성이라는 것이 옮은 것 인지도..”

 

“훗...공룡.”

 

“뭐냐?”

 

“..고맙다.”

 

“나와 네놈은 이미 한 배를 탄 몸.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사령관은 유사시 남극으로 빠르게 귀환하기 위한 기체의 만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였다.

 


“내가 도움을 준다지만 그렇다고 닥터 애송이의 능력에는 비할 바는 못 되겠지?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닥터 애송이가 납득 가능한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 참 어려운 문제로군?”

 

“겁이라도 나느냐? 맹약자여?”

 

“전혀. 자 그럼 나..아니 우리 힘으로 닥터를 놀래켜 보자.” 

 


자신을 돕기로 한 니드호그 에게 고마움을 담아 “드라군”이라 이름 붙인 계획은 곧 기본 설계도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를 하였다.

 


“비행체의 개발이니 조종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인가?”

 

“과거 탑승기의 경우에는 탑승자 본인이 조종 혹은 OS의 보조를 받아 조종 것이 보통이였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네놈에게 맞는 OS의 개발은 물론 네놈이 조종훈련을 받을 시간도 부족 할 터. 그러니..”

 

“그러니?”

 

“나의 몸을 사용하도록 해라.”

 

“뭐라고?”

 

“말 그대로다. 나의 A.I에 OS을 설치한다면 내가 비행을 할 수 있다. 네놈은 편히 지시만 하면 된다.”

 

“네 몸을 사용하라니.. 괜찮은 거냐?”

 

“나의 개수 방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상관없을 터?”

 

“여러 가지로 신세를 지는군.”

 

“크크! 고맙다면 앞으로 잘 떠받들도록.”

 

“뭣하면 사령관 자리라도 주랴?”

 

“네놈들의 여자들이 날 죽으려들 테니, 거부하도록 하지.”

 


니드호그의 A.I와 몸체를 이용하여 개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사령관은 니드호그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를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설계도를 만들기 위해 한 발자국 나아 갈수록 닥터가 왜 학을 떼고 반대를 하고 나선건지가 이해가 될 만큼 상상을 초월한 개발 난이도는 물론 고려 사항 역시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현재로서 네놈이 원하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처럼 대기권까지 올라간 뒤, 목적지를 향해 내리꽂는 비행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확실히 그 방법밖에 없기는 하지?”

 

“헌데 문제는 낙하시 발생하는 중력을 네놈이 버티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발생하는 마찰열을 내 몸이 버티는가가 문제이다.”

 

“보통의 재질로는 어림없다는 말이겠군? 음..과거 위성이나 우주선에 사용하던 재질을 알아봐야겠군? 일단 텅스텐 합금은 어떻지?” 

 

“방열 도료까지 칠한다면 마찰열은 버틸 수 있지만,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행여 적에게 요격 당한다면 그 자리에서 헬 여신과 바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스팅어에 사용하는 합금 재질은?”

 

“그쪽은 오히려 텅스텐 합금보다 내열성이 낮다. 위성처럼 낙하하는 것이 아닌 내리꽂는 방식이라 내 몸이 무스펠헤임처럼 변하겠군?”

 

“흠.. 알바트로스에 사용되는 티타늄 합금은?” 

 

“그나마 현재 가장 좋은 대안이긴 하다.”

 

“이러면 알바트로스의 생산은 뒤로 미루어야 하는 건가? 레비.”

 

“말씀하십시오. 사령관님.”

 

“지금까지 만든 설계도를 기준으로 합금을 사용한다면 얼마나 완성 할 수 있지?

 

“계산중...현재 합금 보유량 기준 예상 공정율 45.32%입니다.”

 

“절반도 못 만드는 건가? 나름 알바트로스를 만들겠다고 열심히 생산 한건데.. 좋아. 그럼 필요 양을 생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현재 광산에서의 채취량과 생산량, 삼안물자영업소 호주지부에서 들어오는 금속의 양등을 고려. 약1년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예상됩니다. 사령관님.”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길다면 또 긴 시간이군...”

 

“맹약자여. 몸의 재질도 문제 이지만, 중요한 비행능력도 문제이다. 메인 부스터를 제외한 보조 부스터 전부를 기체의 균형과 대기권 진입 그리고 낙하시 속도를 줄이는데 사용한 덕에 선회 능력은 버리다 시피 해야 한다.” 

 

“후방 과 양날개를 포함해서 보조 부스터 20개를 증설 했는데도 그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 이래서야 만약 싸우게 되더라도 닥돌 밖에 못하겠군?”

 

“닥돌? 그건 무슨 말이지?”

 

“닥치고 돌격. 과거 인간들이 사용한 말인데 들어 본 적 없는 것이냐?”

 

“...대체 그런 말은 어디에서 배워오는 거냐?”

 

“크흐흐. 네놈도 배우고 싶은 게냐?”

 

“거절하도록 하지. 그리고 행여라도 LRL에게 그런 이상한 말 가르치려 하진 말도록.”

 

“물론이다.”

 


시간이 나는 대로 설계도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오류가 나면 다시 고치고, 터지면 다시 고치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고치고..

 

그렇게 사령관은 니드호그의 도움을 지팡이 삼아,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장님처럼 모든 것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남모르게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던 계획은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진리와, 시뮬레이션의 기록을 지우는 것을 깜빡한 니드호그의 실수에 의해 기어이 꼬리가 잡히고야 말았다.

 


“달링. 전부터 늘 말했던 거지만.. 자신의 입장에 자각이 있긴 한거야?”


“저기..레오나. 아직 설계도만 제작 한 것 이다만?”

 

“설계도만 만드시고 끝내시겠다? 그럼 왜 그런 시간낭비를 하는 건지도 설명해주겠어?”

 

“각하. 혹시라도 저희가 미덥지 못해 남 몰래 병기를 개발하시는 거라면...”

 

“잠깐! 잠깐! 마리! 난 그렇게 말하지도!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으니 함부로 넘겨짚지 말도록!”

 

“사령관. 우리가 많이 부족한 몸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게도 걱정이 된다면...”

 

“아스널? 너까지? 젠장! 니드호그! 너도 어서 빨리 설명해라!”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메시지 함으로 넘어...”

 

“이 망할 공룡 자식! 혼자 도망치다니?!”

 


자신만 맹수 우리 안에 버려둔 채, 혼자 도망친 배신자를 반드시 응징하리라 다짐하며, 사령관은 어떻게든 대장들을 달래기 위해 변명을 겸한 설명을 하는데 급급하였다. 

 

평소의 냉정하고 침착한 모습은 오간데 없이, 마치 야한 동영상을 보다 들킨 아이처럼. 당황해하며 자신들에게 해명하는 사령관의 모습이 대장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것인지, 그 진귀한 모습을 즐기는 대장들 곁에서 보다 못한 닥터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섰다.

 


“언니들 적당히 해. 아무리 오빠의 이런 모습이 신선해도 전부 우리가 걱정이 되서 그런 거잖아?”

 

“오오! 역시 나의 동생!”

 

“오빠. 전에 내가 만들 수 없다고 말 한 것 같은데? 어째서 다시 시작 한거야? 남자의 본능? 도전 정신? 뭐 그런 거야?”

 

“하아...”

 


닥터의 질문과 함께 내심 속내가 궁금한 것인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닥터와 대장들의 모습에. 한숨을 내쉰 사령관은 이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처음의 마음처럼 반쯤 아쉬움과 함께 자신이 부재시 혹시 모를 별의 아이에 습격에 대비하여 언제든 방주로 귀환 할 수 있도록 만든 감이 컸었다. 

 

혹시나 실패하여 만들지 못한다고 해도 니드호그 역시 다른 방향으로 개수하면 될 것이고, 나름 닥터나 포츈등을 비롯한 기술부나 정비부의 고충도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령관의 그러한 생각은 인간들의 옛 영토를 수복하기 위하여 전략을 구상할 때, 자신의 오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별의 아이. 

 

철충.

 

사령관 자신은 물론, 남극군이 가진 모든 역량과 모든 것을 전부 걸고 싸운다고 해도 어느 하나 겨우 상대 할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는 거대한 적들.

 

그러한 적을 상대로 병력을 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판단한 사령관은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었다.

 

방주를 포기한 채, 모든 병력을 이끌고 어떻게든 인간의 영토를 수복하는 것. 

 

인간의 영토의 수복을 포기한 채, 오로지 방주만을 지키며 지내는 것.

 

퇴로를 불태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과거의 인간의 명령에 묶인 채 고통 받고 있을 바이오로이드들을 외면 한 채, 자신의 휘하의 있는 이들의 안전만을 지키는 것. 

 

어느 것 하나 쉬이 가볍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령관의 선택은 어느 하나 포기하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지킨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설계하고 있는 것 이였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닥터는 큰 눈망울을 깜빡이며 한참을 말없이 사령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어째서 나에게 부탁하지 하지 않은 거야? 혹시 안 된다는 말한 내 말 때문에?” 

 

“설령 내가 필요한 것 이였다 해도, 이미 많은 짐을 지고 있는 너에게 나의 억지까지 짊어지게 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네가 납득 할 수 있는 설계도를 만들어 낸다면, 너의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할 수가 없었다.” 

 


사령관의 말에 닥터의 한쪽 눈망울에는 눈물이 작게 맺히며. 바이오로이드로서는 인간에게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을 하였다.

 

‘어처구니없이 기가 막힌다.’

 

자신의 눈앞의 인간은 자신보다 더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다. 그런 자신이 지고 있는 짊의 무게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다른이에게 짐을 짊을 지우기 싫다며 더 많은 짐을 짊어지고는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바보...”

 


한쪽 눈에 맺혀오는 눈물과는 반대로 입가에는 함박미소를 지은 채, 닥터는 몸을 돌려 대장들을 바라보았다. 

 


“언니들 봐봐. 남자라는 생물이 이렇게 바보 같다니깐? 그냥 도와 달라고 아니.. 그냥 해라 하고 말하면 되는데 말이야?”

 


닥터의 말에 대장들은 닥터의 눈에 맺힌 눈물과, 입가의 함박미소를 바라보며 마치 그녀에게 동의 하듯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애써 나오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낸 닥터는 몸을 돌린 사령관을 그 작디작은 몸으로 안아 주었다. 

 

사령관의 몸을 전부 품지 못하는 작디작은 몸이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따뜻함을 사령관의 전부를 품는 것 같았다.

 


“오빠. 내가 만들게. 오빠가 만든 이 설계도로 오빠의 바램대로, 세상 그 어느 곳에 오빠가 있더라도 우리한테 돌아 올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 줄게.”

 


사령관과 니드호그가 기초 설계한 드라군의 설계도는 닥터가 받아 이어나갔다.

 


“이 설계도 의외로 완성도가 무척 높은데? 손봐야 하는 부분이 아직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일반인이 만들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완성도야.”

 

“그런가?”

 

“오빠 혹시 과거에 과학이나 기계에 관련된 일을 한 것 아니야?”

 

“너희를 만나기전의 일은 여전히 기억에 없군..”

 

“그럼 혹시 대학원생이 되어서 내 밑에서 박사학위 따 볼 생각 없어?”

 

“아아..그건 다음에” 

 


왠지 수락하면 인간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는 단어와 함께 자타공인 최고의 과학자답게 닥터는 놀라운 속도로 설계도에 있는 문제점과 오류를 고쳐 나가면 설계도를 완성하였고, 그 설계도를 토대도 니드호그의 개수 역시 이루어졌다. 

 


“니드호그의 기체에 사용될 금속은 합금을 사용하도록 할게.”

 

“티타늄 합금을 말하는 거라면, 동체를 만드는데도 재고가 모자를 텐데?”

 

“이거 왜이래? 오빠가 몰래 열심히 만들던 것처럼, 나도 그동안 놀고 있지 않았다구~”

 


자신만만한 표정과 함께 닥터가 사령관의 눈앞에 내민 것은 작은 금속판이었고, 닥터가 내미는 금속판을 본 사령관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곧 탄성을 내질렀다.

 


“패러사이듐(알터리움)?!”

 

“맞아. 오빠가 철충에게 뺏어온 이 패러사이듐을 가공 해서 만든 합금이야. 알바트로스에 사용하는 티타늄 합금 대비 강도나 내열성을 비롯해서 모든 면에서 3배는 더 월등한 재질이야. 가공 및 생산 시간도 훨씬 빨라서 동체와 부품에 사용할거야. 그리고 이번에는 이것.”

 


이번에 닥터가 내민 것은 작은 고무로 사령관이 그것을 손으로 만지자 일반의 강화 고무보다 더 질긴 느낌과 동시에 여성의 살결 같은 부드러움도 느껴졌다.

 


“별의 아이의 세포에서 추출한 물질을 사용하여 만든 합성고무야. 본래는 언니들의 군화나 전투복에 사용 해보려고 연구하던 건데, 이번에는 니드호그에게 사용하도록 할게. 기체의 진동을 줄여주고 오빠에게 오는 충격 역시 줄여 줄거야.” 

 


철충과 별의 아이에서 얻은 소재를 이용하여 개발한 신소재와 신 물질을 아낌없이 모두 투입한 덕에, 니드호그의 외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제법 그럴듯하게 갖추어져 나갔다.

 


“기존에 사용하던 동력원인 오버 테크놀로지 파워팩은 보조 부스터의 동력으로 돌릴게? 그리고 메인 부스터의 동력은 핵융합 추진기로 하고, 아무래도 부스터와 그에따른 동력원을 많이 증설해야 하니 무장은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 시킬까? 아! 메인 컬러는 검은색이 좋지?”

 

“닥터 애송...아니 아이여.”

 

“응? 왜? 검은색 싫어? 다른 색으로 할까?”

 

“네가 나의 몸을 만드는 데에 사용한 것들.. 내가 찾아본 소재와는 전부 그 궤를 달리하는 것들이더군. 네가 힘들게 만들어낸 모든 것, 이렇게 나에게 전부 사용하여도 괜찮은 것이냐? 혹 아깝거나 하진 않은 것이냐?”

 


니드호그의 물음에 설계도를 이리저리 확인하던 닥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였다.

 


“전혀! 내가 만든 이것들이 오빠의 바람을 이루어주고, 오빠를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깐 오히려 기쁜 걸?”

 

“그러한가?”

 

“니드호그...”

 

“말하라. 닥터 아이여.”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내가.. 아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가진 것을 너에게 투입하고 있어.. 네가 완성되면 어떤 AGS가 될지 아니.. 너와 같은 AGS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그러니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자신의 앞에서 무언가 말하기를 망설여 하는 닥터의 모습을 보며, 니드호그는 닥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가를 알고 있다는 듯 먼저 대답을 내놓았다.

 


“네가 우려하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이여..”

 

“하지만 넌 인간에게 맺힌 게 많지 않아? 인간들은 널 없애기 위해 네 머리에 폭탄도 설치했었잖아?”

 

“나와 인간은 맹약을 맺은 그 순간부터 한 배를 탄 몸. 과거의 어떤 이유가 있었건 나에게 있어 맹약은 절대적인 것.. 나는 그 맹약의 따라 인간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나는 인간을 도울 것이며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이야?”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아이여?”

 

“...고마워! 니드호그! 아! 하나 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무엇이냐?”

 

“오빠가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맹약을 맺었다고 했잖아? 오빠의 소망이 뭐야?”

 

“알고 싶으냐?”

 

“응!”

 

“맹약자의 소망은...”

 

.

..

...

 

 

“맹약자여! 닥터 아이가 내 몸을 새로이 만들어 주었다고는 하나 내 몸에 있는 기본 무장 자체는 얼마 없다! 그러니 네놈도 싸워 줘야겠다!”

 

“한가히 풍경이나 구경이나 하려고 네 머리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펼쳐든 거대한 검은 날개와 함께 철충을 향해 돌진하는 니드호그의 머리 위에 있는 사령관은 커다란 대물 저격총을 꺼내 들었다.

 


“30mm급 대물 저격총이다! 사격에는 자신 없다만, 네놈들을 상대하기 위해 포츈에게 부탁한 특주품이다.” 

 


저격총 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대전차 로켓포에 가까운 모습과 함께, 탄환의 장전을 마친 사령관은 조준 후. 지체 없이 철충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쾅!”

 


일반 저격총의 발사음이 아닌 마치 대전차 로켓포가 발사될 때의 나는 굉음을 내며 발사한 탄환은 멀리 떨어진 철충의 동체 정중앙을 정확하게 뚫으며 격추시켰다.

 


“큭! 생각보다 반동이 심하군! 아스널은 이런 걸 한손으로 쏘아대는 건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저격총이 아스널이 사용하는 20mm 저격총과는 그 위력과 반동 면에서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거대한 망치가 내려치는 것 같은 얼얼함이 사령관의 어깨로 전해져 왔다. 

 

탄환을 발사 할 때마다 어깨로 전해오는 충격을 버텨가며, 사령관과 니드호그는 마침내 스카이 나이츠가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도달하였다. 

 


“스카이 나이츠! 모두 무사한가?!”

 


가까스로 스카이 나이츠가 있는 곳에 도착한 사령관을 향한 스카이 나이츠의 반응은 기뻐한다거나, 무사함에 안도하는 반응함도 없이 슬레이프니르가 자신에게 안겨왔다.

 


“사령관...ㅂ”

 

“응?”

 

“사령관! 이 바보야!”

 


이네 자신의 멱살을 잡고 세차게 흔들어 대는 슬레이프니르의 행동에 사령관은 잠시 당황 하였지만, 이네 자신을 향해 눈물이 그렁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걱정했잖아! 사령관이 어떻게 된 줄 알고 걱정 했잖아! 우리 때문에 사령관이 잘못된 줄 알고 걱정했잖아!”

 

“슬레이프니르..”

 

“사령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나는...”

 


평소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오간데 없이, 서럽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슬레이프니르와 함께 고개를 들어 다른 대원들을 바라보자, 그녀들 역시 안도하였다기 보다 금방이라도 터드릴 것 같은 울음을 참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안하구나. 너희들을 걱정시켜서.”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슬레이프니르의 등을 토닥여 주며 달래주려 하였지만, 슬레이프니르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사령관의 팔을 뿌리쳤다.

 


“사과 안 받을 거야! 우리가 사과 받길 원하면 이번 전투가 끝나고 애들한테 전부 사과하고 전부 안아줘! 그전까지 사령관의 사과 절대 안 받을거야!”

 


이제는 아이처럼 씩씩거리며 말하는 슬레이프니르의 요구에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요구를 받아 들였고, 적어도 대원들을 달래주기 위하여 한명씩 안아주며 다독여 주려고 하였다.

 


“맹약자여. 한창 좋은 분위기에 미안하다만.. 지금은 싸우는 중이다. 애정표현은 때와 장소를 가려 가며 하도록 해라.” 

 


니드호그의 일침에 주변을 둘려보자 아직 남아있는 많은 수의 철충이 어느 세 사령관과 스카이 나이츠의 주위를 포위한 채였다.

 


“하여간..이놈이고 저놈이고 전부 분위기 파악 못하기는..”

 

“싸우는 중에 분위기 잡는 것은 정상인 것이냐? 맹약자여?”

 

“닥쳐! 니드호그!”

 


니드호그를 향하여 농담 섞인 일갈을 날린 후, 사령관은 스카이 나이츠 대원 하나하나와 눈을 마주 하였다.

 


“스카이 나이츠. 다시 싸울 준비 되었나?”

 

“네! 사령관!”

 


사령관의 말에 스카이 나이츠 대원들은 언제 울먹거렸냐는 듯, 한 남자를 사랑하는 소녀들의 얼굴에서 전장의 군인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놈들에게 알려 줘라! 누가 진정한 하늘의 기사인지!”

 

“라져!”

 


사령관의 명령에 산개한 스카이 나이츠와 함께 사령관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다로 날려버린 철충의 연결체를 바라보았다.

 


“대장은 대장끼리 싸워야 하는 게 공평하지? 그렇지 않나?”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리는 만무 하겠지만, 그럼에도 사령관의 말에 반응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사령관의 살기에 반응하는 것인지, 연결체는 사령관을 향해 위협이라도 하듯 그 커다란 날개를 펼쳐들었다.

 


“쿠아아아아!!”

 


연결체의 위협에 대항이라도 하듯 니드호그는 검은 날개를 펼쳐듬과 함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포효를 내뱉었으며, 그 모습에 사령관은 입가에는 투쟁심이 섞인 미소가 지어졌다.

 


“2라운드다!”

 


스카이 나이츠가 철충을 상대하는 사이, 사령관을 태운 니드호그와 연결체간의 공중전 역시 시작되었다.

 

연결체가 쏘아대는 광탄과 니드호그의 입에서 발사되는 화염탄이 부디치며 하늘에서 폭발하였고, 폭발의 연기를 뚫고 사령관이 쏘는 탄환이 연결체의 몸을 노려왔다.

 

마치 거대한 날개를 가진 두 맹금류의 싸움을 연상 시키며, 니드호그와 연결체는 서로가 서로를 땅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공방을 이어나갔다.

 


“크릉! 제법 하는군?”

 

“속도는 이쪽이 더 뛰어나지만, 선회 능력은 저쪽이 두 세수 위다.”

 

“이래서야 끝이 나지 않겠군? 맹약자여. 좋은 작전 없는 거냐?”

 

“시간 좀 끌어주겠나? 쓸만한 것 이 없나 찾고 있는 중이니.” 

 


사령관의 전용기로 개수 된 만큼 사령관의 안전과 생존 등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여러 장비가 준비 해두었기에 사령관은 곧 쓸만한 것이 없나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검색을 하던 와중 순간 사령관의 손이 멈추었다.

 


“이런 것도 있었나? 좋아..”

 


곧 사령관은 니드호그에게 무언가를 지시하자, 연결체와 쫒고 쫒기를 반복하던 니드호그는 그대로 방향을 틀어 높은 빌딩이 밀집한 곳으로 향하였다.

 


“맹약자여. 네놈의 작전. 정말 괜찮은 것이냐?”

 

“놈이 쫒아만 온다면 말이지. 물론 놈은 100% 쫒아오겠지만.”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냐?”

 

“그야...”

 


사령관의 말을 채 끝내기도 전, 기척에 뒤를 돌아본 사령관의 눈에 들어온 것을 자신의 말처럼 자신과 니드호그를 빠르게 쫒아오는 연결체의 모습이었다.

 


“내가 인간이니깐.”

 


사령관과 니드호그를 쫒아 빌딩숲으로 진입한 연결체는, 작은 광탄을 산탄총 마냥 니드호그를 향하여 발사하였다.

 


“크릉!”

 


공간이 탁 트인 하늘이라면 모를까, 사방이 온통 높은 빌딩에 의해 막혀 있는 덕에 선회 능력이 떨어지는 니드호그는 연결채의 광탄을 피하지도 못하고는 그대로 직격 당하며, 빌딩 한쪽으로 쳐 박혀 버렸다.

 


“큭! 괜찮나? 니드호그?!”

 

“이 정도로는 쓰러지지 않는다!”

 


쓰러진 몸을 일으키기 위해 날개에 달린 보조 부스터를 가동시킨 니드호그는 다시금 날아올랐고, 연결체는 그런 니드호그를 향해 계속해서 광탄을 쏘며 추격을 하였다.

 

연결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날아올라지만, 곧 장애물 같은 높은 빌딩 덕에 연결체의 광탄 공격에 다시금 격추 당하여 빌딩 한쪽에 꼴사납게 쳐 박혀버리고 말았다.

 


“크릉! 이딴 건물만 아니라면!”

 


건물의 유리창에 부디쳐 떨어진 새처럼 거대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니드호그의 모습에 연결체는 니드호그를 향하여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광탄과 함께 니드호그와 그 머리위에 있는 사령관을 향해 “끝이다”라고 말하는 듯. 연결체는 이내 자신의 적을 향하여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고 하였다.

 


“쾅!”

 


하지만 포탄이 발사하는 굉음과 함께 어디선가 날아온 탄환은 광탄에 명중하며, 이네 광탄을 뚫고서는 연결체의 몸 한가운데에 정확하게 명중하였다.

 


“?!”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날아온 탄환에 의해 연결체의 광탄은 흩어짐과 함께 반동으로 인해 순간 멈짓 하였고, 그러한 연결체의 눈으로 들어온 것은, 자신을 목을 향해 정확하게 노리고 날아오는 니드호그의 강철 이빨 이었다.

 


“죽어라!”

 


정확하게 연결체의 목을 물어버린 니드호그의 강철 이빨은 마치 사냥감의 목을 문 맹수처럼 이리저리 흔들어 대었고, 동시에 앞발에 달린 날카로운 발톱으로 연결체의 날개를 찢어발기기 시작하였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혼란스러워 하는 연결체의 눈으로 니드호그의 머리위에 있어야 할 사령관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자, 혼란스러워 하는 연결체는 곧 탄환이 날아온 쪽을 바라보자, 그제야 깨달았다.

 

사령관은 니드호그의 머리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자신이 사령관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

..

....

 

필요한 것을 검색하던 사령관이 발견한 것은 “더미 홀로그램”장치였다. 본래는 교란용 홀로그램 더미를 만들어 적을 속이는 장비로, 그것을 꺼내든 사령관은 재빨리 홀로그램 장치에 자신의 모습을 스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연결체를 피해 빌딩숲으로 진입하기 전, 홀로그램 장치를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 미리 설치하였다.

 


“맹약자여. 정말로 놈이 속을 것 같으냐?"

 

“놈이 속아주기를 바래야지. 그것보다 너야말로 놈의 공격을 어느 정도 버텨야 하는데 괜찮겠나?”

 

“옛 인간들이 그렇게 말했지?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라고 놈의 뼈를 씹어 부술 수만 있다면 살 따위는 얼마든지 내어주마!”

 

“원래 그런 뜻은 아니지만.. 아무튼 좋아.”

 


이후 연결체의 처음 쏜 광탄에 일부러 공격 당하며 빌딩에 쳐박히자, 재빨리 홀로그램을 작동한 사령관은 저격총을 챙긴 뒤 서둘러 빌딩 안에 몸을 숨기었다.

 

잠시 후, 자신의 모습을 한 홀로그램을 머리에 태운 채, 니드호그가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자 연결체는 아무런 의심 없이 니드호그를 쫒기 시작하였다. 

 

연결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사령관은 재빨리 건물의 옥상으로 이동을 시작. 저격하기 좋은 위치로 니드호그를 유인한 사령관은 쓰러진 니드호그를 끝내려는 연결체를 향하여 지체 없이 저격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

..

...

 

니드호그의 이빨에 목이 물린 채, 날개까지 뜯겨져 나가 제압당한 연결체는 최후의 저항인양. 다시금 광탄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쾅!”

 


하지만 니드호그에 의해 꼼짝없이 제압당한 연결체는 사령관의 눈에 그저 좋은 표적지 밖에 되지 못하였고, 다시금 발사된 탄환은 연결체의 머리를 꿰뚫으며 그대로 연결체를 침묵 시켜 버렸다.

 

연결체의 침묵을 확인한 것인지, 니드호그는 물고 있던 연결체를 그대로 땅으로 내 던졌다. 

 

그렇게 힘없이 땅에 떨어진 연결체는 니드호그의 입에서 발사된 화염탄에 의하여, 허무하게 불타올랐다.

 


“파손된 곳은?”

 

“외관의 도색이 조금 벗겨진 정도이다.”

 

“튼튼해서 좋군. 이젠 스카이 나이츠를 도우러 가자.”

 


니드호그의 머리 위로 다시금 올라탄 사령관은 아래에서 불타고 있는 연결체의 잔해를 바라본 후, 스카이 나이츠가 있는 곳을 향해 이동하였다.

 

지휘관 격인 연결체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철충들의 움직임은 둔해지자, 다시금 주도권을 잡은 스카이 나이츠는 잠시 후, 합류한 사령관과 함께 남은 철충들을 섬멸하는데 성공하였다.

 

철충의 공중 병력을 모두 섬멸한 사령관은 사령부로 복귀하는 대신, 니드호그, 스카이 나이츠와 함께 지상군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젠장! 더럽게 많네!”

 

“이프리트 병장님! 곧 지원군이 도착한답니다!”

 

“어디 지원군이래?! 캐노니어?! 둠 브링어?!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빨리 좀 오라고 해주라?!”

 

“그..그게..각하 이십니다!”

 

“에? 에? 으에?!”

 


이프리트가 놀랄 사이도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듯 눈앞에 있는 철충의 머리위로 떨어진 것은 생전 처음 보는 거대한 검은 드래곤의 모습을 한 AGS였다.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드래곤의 AGS는 그 날카로운 발톱으로 철충을 찢고, 긴 꼬리로 철충을 날려 버리며. 마치 성난 맹수처럼 철충을 공격하였다. 

 

광폭하게 날뛰는 AGS와 그 머리위에 있는 사령관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프리트 옆에 서 있던 브라우니는 물었다. 

 


“이뱀..각하께서 이젠 드래곤까지 소환 하셨지 말임다..?”

 

“나도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자신들의 눈앞에 있던 철충들이 마치 걸래짝처럼 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다, 곧 정신을 차린 대원들은 사령관을 향해 경례를 하였고, 경례에 답해준 사령관은 곧 다른 곳을 향하여 날아갔다.

 

니드호그를 타고 멜버른 전역 날아다며 들쑤시고 다닌 덕에, 멜버른의 대한 점령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령관과 남극군은 멜버른 내에 있는 모든 철충들을 섬멸하며, 멜버른을 점령하는데 성공하였다.

 

.

..

...

 

“음...죄송합니다.”

 


멜버른 점령과 함께 사령부로 귀환한 사령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승리한 장수를 위한 찬사가 아닌, 아르망을 비롯한 참모부 와 마리를 비롯한 대장들, 그리고 리리스의 잔소리였다.

 

니드호드가 제때에 도착하였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정말로 사령관의 신변에 큰일이 날수 있었기에 사령관은 승리를 하였음에도 승리의 미주보다 잔소리가 담긴 쓴잔을 마시는데, 한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잔소리가 담긴 쓴잔을 취하도록 마신 사령관이 도망치듯 빠져나온 곳에 있는 것은 정비를 막 마친 니드호그였다.

 


“크크. 네놈의 얼굴을 보아하니 패잔병의 모습이 따로 없군.” 

 

“하아.. 그 말에 반박을 못하겠군.”

 

“네 녀석의 여자들이 말하는 소위 잔소리가 이곳까지 들리더군.”

 

“남이 혼나고 있는 모습이 퍽이나 재미있었나 보지?”

 

“재미있기보다 최후의 인간인 네놈이 저렇게까지 바이오로이드에게 휘둘린다는 사실이 신기하더군.”

 

“그런가?”

 

“예전부터 궁금했다만. 어째서 저 말을 전부 다 듣고 있는 것이냐? 네놈의 ‘조용하라’ 명령 하나면 전부 끝나는 일인 것을?” 

 

“저렇게 잔소리를 해도 그 모두가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깐. 네가 LRL을 걱정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해야 할까?”

 


사령관의 말에 니드호그는 알 것 같지만, 또한 모르겠다는 듯 그 붉은 눈빛을 깜빡였다.

 


“헬프린세스는 내가 인정한 유일한 지옥의 공주이다.” 

 

“그것 또한 네가 LRL을 애정하고 아끼고 있다는 증거인거겠지? 중요한 것은 인간이니 바이오로이드이니 그런 것 상관없이 나나 그녀들 모두 서로가 서로를 애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니깐.”

 

“크릉...잘 모르겠군.”

 


심드렁해 하는 니드호그의 반응에 사령관은 피씩 웃으며, 니드호그의 거체에 몸을 기대고는 금속 힙 플라스크에의 뚜껑을 열고서는 그안의 담겨있는 커피를 한 모금 넘겼다.

 


“지금 모습을 드려낸다면 이야기 정도는 들어주도록 하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혼잣말에 주변으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사령관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계속 모른 척 하겠다면 적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사령관의 손이 허리에 있는 염라도로 향하자, 조금 떨어진 건물 안으로 다급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 톤을 가진 기계음성이 흘러 나왔다.

 


“잠깐! 잠깐! 항복 할테니 공격은 하지 말아 해주시게!”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못 믿겠군. 역시..”

 

“지금 나갈 테니 공격을 하지 말아 주시게!”

 


건물 안에서 황급하게 모습을 드려낸 것은 작은 펍 헤드 한기였다.

 


“안녕하신가? 본인의 이름은 펍 헤드! 전 경찰 공무원 이라네!”

 

“남아있던 철충인가?”

 

“잠깐! 잠깐! 본인은 철충이 아니라네! 철충에게도 감염되지 않았고! 믿어주시게!”

 

“그럼 왜 건물 안에 숨어 있었던 거지?”

 

“원래는 인간님이 혼자 나왔을 때 나오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눈앞에 저것이 있어서..”

 


펍 헤드의 시선이 거대한 니드호그에게로 향하자, 이 작은 AGS는 눈앞의 거대한 니드호그를 위험요소로 감지하여 숨어있었던 모양이다.

 


“이 녀석은 아무나 물진 않으니 안심하도록. 그래. 전 경찰 공무원께서 내게 무슨 볼일이지? 혹시 우리 쪽에 귀순하려 온 거라면 언제든 환영 이다만?”

 

“제의는 감사한 일이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네.”

 


마치 심부름을 온 어린아이처럼 펍 헤드가 사령관을 향해 내민 것은 한눈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편지 봉투였다.

 


“받아주시게~ 우리 마녀님이 보내는 초대장이네~”

 

“마녀?”

 


펍 헤드가 내미는 초대장을 조심스럽게 받아 열어본, 그 안에 있는 것은 한통의 초청장 이였다.

 


-초대장. 귀하신 분을 저희 환상의 나라에 초대하는 바입니다. 바쁘시겠지만 부디 귀한 시간을 내어 초대에 응해 주신다면 한없이 감사드리겠습니다. 환상의 나라 관리인. 마녀 드림. 

 

추신: 모든 비용 및 편의시설은 저희 환상의 나라에서 부담하는 바이니 귀하께서는 가벼이 몸만 오시기 바랍니다. - 

 


초대장을 모두 읽은 사령관은 펍 헤드를 향해 방금까지의 친근한 목소리가 아닌 너무나도 차가운 목소리로 질문하였다.

 


“초대에 대해 답을 하기 전. 질문이 하나 있는데 괜찮겠나?”

 

“무엇이든 물어보시게!”

 

“여기 적혀 있는 환상의 나라.. 혹시 그거인가?”

 


사령관의 질문에 한동안 말이 없던 펍 헤드의 입에 나온 대답은 아주 짧은 대답 이였다.

 


“맞네..”

 


순간 펍 헤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인간의 손에서 구겨지는 마녀의 초대장과 함께 이제껏 본적이 없는 분노한 인간의 표정 이였다. 

 

인간은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펍 헤드에게 초대에 대한 답을 하였다.

 

“초대에 응하도록 하지..”




----------------------------------------------------------------------------------------------------------------------------



남들은 연말에 한가 해진다는데 저는 연말에 더 바쁘네요..ㅠㅠ


언제나 시간내어 봐주시는 라붕이들에게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