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실의 굳게 닫힌 철제 문 앞에서신장이 150도 채 안돼 보이는 붉은 양 갈래 머리의 소녀가 서있었다그녀는 함장실의 문을 두드리려다가 멈추고는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하고그녀는 자신이 지휘하던 부대가 이룬 혁혁한 전과를 상세하게 보고하러 온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속 깊이에 상기시킨 후에 마침내 굳게 닫힌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리고 얼마 뒤찰랑거리는 금발을 가지고타오르는 듯이 선명한 붉은 빛깔의 로브를 걸친 바이오로이드가 문을 열어주고 메이를 향해 한 마디를 건넨다.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안으로 드시지요.”

 메이는 간단하게 아르망에게 인사를 건네고 의자에 앉아있는 사령관을 향해 당당한 걸음을 내딛었다사령관은 파묻힐 듯한 서류더미 사이에서 펜을 휘두르고 있었다사인을 하나 마치고 메이를 흘겨보더니 펜을 내려놓고 자세를 고치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무슨 일로 온 거야메이?”

 “보고를 하러왔어사령관무전으로 통신을 보냈을 텐데잊어버렸나보지?”

 “잊지 않았어어떤 지역의 철충 소탕을 일임했었지.”

 “그래용케도 기억하고 있었네.”

 “서서 이야기 하는 것도 뭐한데 앉아서 얘기하자차를 준비할게.”

 “그래도 센스는 있네.”

 메이는 앉아서 사령관이 차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부관인 나이트 앤젤이 복귀하기 전에 자신에게 당부한 것을 기억해냈다.

 “알겠어요대장이번에 낸 성과는 꽤 대단한 성과니까사령관이라면 작전을 시행한 저희에게 보상을 주려고 할 거에요그중에서 가장 큰 보상은 지휘권자가 받아야 마땅해요그러니까 그 보상으로 데이트권이든 동침권이든 얻어서 그 크기만 한 음탕한 물건 좀 써보라고요.”

 마지막 한 마디는 너무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나앤의 처절한 흉부장갑을 생각한 메이는 곧이어 그런 생각을 접었다그리고 뛰어난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일터인 자신이 다른 지휘관들과 다르게 언제까지고 아다라는 것은 꽤나 굴욕적인 상황이었다그렇게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고소한 버터 향과 향기로운 꽃향기를 풍기며 사령관이 메이의 맞은편에 앉았다.

 “여기뜨거우니까 조심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작지만 기품 있는 찻잔을 사령관은 메이에게 건넨다. 메이는 목을 축인 후에 자신과 자신의 부대가 이룬 성과를 세세한 것까지 전부 보고했다. 생각에 잠긴 사령관은 보고를 다 듣고서는 감탄을 하며 메이에게 물었다.

 “굉장해. 모두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지만, 우선은 너의 의견을 물어봐야겠지. 너는 어떤 보상을 받고 싶어?”

통발 다 찼음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