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제발...그만..."


애타롭게,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평양에 위치한 블랙 리버 훈련장


평시에는 실업난민 상태인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먹고 살 만한 돈을 주는 댓가로 전술 훈련으로 삼는다


하지만, 비밀리에, 세계 각지의 무기징역/사형수들을 대상으로, 이기면 살려서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목숨을 건 대테러 훈련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 공공연한 사실이였다.


"입 닥쳐 썅년아! 너만...지금 너만 죽이면...난 자유라고...크흐흐...흐윽!"


분홍 머리의, 시험기 XT-14를 마무리 지으려는 순간, 남자의 배에서는 파일 벙커가 도출되었다.


"난...내가...바이오로이드따위에...하으..."


외마디 단말마를 외치고, 그 남성은 쓰러졌다.


"XT-14, 괜찮..."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죽고싶지않아..."


쪼그려 앉아, 그대로 같은 말만 되내기며, 실성한듯이 웃는 소녀는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였다.


"...일단 복귀하자, 복귀해서...일단 뭐라도 먹자"


혼이 나간 자신의 동료를, XT-60이 들춰업고 복귀하였다.




"처분...말씀인가요?"


블랙 리버 간부 앞에, 지휘 통제권을 일임받은, C-77 홍련은 간부의 말에 잠시 놀랐다.


"알다시피, 지금 니 휘하 애들은 다른건 다 괜찮은데, 정신 상태가 완전히 맛탱이 가기 직전이야, 아, 그...XT-60은 그래도 아직 정신 감정 상태가 나빠보이진 않으니 지속 훈련은 가능한데, 나머지는...힘들 거 같아"


"하지만..."


"하지만? 이봐, 너가 쟤내들을 다루고, 실험체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다고 해서 착각하나본데, 너도 바이오로이드로서 말을 좀 들어야 하는 입장이야, 다음 훈련 전까지, 정신 감정 상태가 표준 점수 이하면, 가차 없이 폐기 처분이야"


"...옙 알겠습니다."


"나도 육체는 멀쩡한 애들이 헐값에 그...테마파크 팔려나가는거 보면 가슴아파, 수십억 들여서 만들어논게 단돈 몇억, 몇천만원에 팔리는거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데! 그래서 마지막으로 주는 기회니깐, 잘 알아서 조절해보라고"


회의실을 나오고, 홍련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프로젝트명 몽구스의 훈련생들이 생활하는 생활관을 둘러보았다.


다음 훈련은 3일 뒤, 그 시간내로 정신 감정 상태를 회복시켜야, 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고민을 하면서, 괴롭게 얼굴을 감싸던 그때, 생활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들어가 본 홍련의 눈에는, 침대에 쪼그려 앉아, 얼굴을 감싸면서 같은 말을 되새기고 있던 소녀가 있었다.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제발 내보내줘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XT-14! 정신 차려요! 여긴 아무도 없어요!"


"티...팀장님...저...전...죽고싶지 않아요..."


홍련의 접근에, XT-14, 훈련생들간에 정한 별명으로는 미호라 불리는 바이오로이드는, 약간은 진정된 듯,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웅크렸다.


"아까 복귀하면서 들었어요...이대로면...저희는...전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XT-14, 진정하세요"


"그렇지만...팔리지 않더라도...훈련중에...저 사람들한테 밀리면..."


진정되가던 그 소녀는, 다시 죽을 뻔했던 오늘의 기억이 나자, 도로 패닉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이때, 홍련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오르고, 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이제...괜찮단다 애야...엄마가...있으니깐..."


"...엄마...요...?"


"그래, 이제...엄마...여기 있으니깐...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분명 평상시라면 상당히 부끄러운 발언이였겠지만, 이 아이를 어떻게든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홍련은 그녀를 그렇게 다독였다.


"엄마...엄마...이신건가요..."


"그래...그러니 이제 안심하고 자도 된단다"


아까 전 패닉 상태에 비해, 굉장히 진정된 상태가 된 그 소녀는, 이윽고 한가지 부탁을 한다.


"팀ㅈ...그...엄마...? 그러면...오늘은...옆에서 자주실 수 있나요...?"


약간 곤란한 요청이였지만, 곧 홍련은 그녀를 안아주며 재워주게 된다.


"그래...옆에서 지켜줄테니...걱정 말고 자렴..."


"...예..."


그렇게, 소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릴떄까지, 그녀는 자리를 지켜주었다.




그 이후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겁에 질려 있던 소녀는, 이전과는 달리 위급한 순간에도, 침착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 블랙 리버 감시원들이 없는 순간에는, 팀원간에 팀장을 엄마라 부르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초기에는 XT-14는 약간 어색하게 실수로 불렀던 것이였으나, 당시 깨어있었던 다른 팀원들도 반쯤 놀리듯이 부르던 것이, 곧 팀원 전부 그들만 있는 자리에서는 그녀를 엄마라 부르게 되었다.



"...자 그래서...팀원들에게 엄마라 불리게 되는 기분은 어떻지?"


물론 본인들만 이야기했다 하더라도, 정신 감정상 사방에 있는 스피커로 블랙 리버에서 그 정황을 파악하는건 시간 문제였다.


"면목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저 아이를 진정시키려고 했던 방식이였는데, 지휘 체계에 혼선을 빚게 되었습니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자책하지 말고, 지금 너희 팀원들, 저번주에 비해 회복되는 정도가 아니라, 정신 감정 결과가 지금까지의 다른 개체들과 비교하면 역대급으로 긍정적이라고,"


"예?"


"너의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였다. 앞으로 나오는 팀에서 그 관계를 참고해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그러면..."


"에잉..테마파크 거래건 취소는 또 수수료 많이 나가는데...뭘봐! 빨리 나가지 않고!"


"가...감사합니다"


"썩을...바이오로이드한테서 그 소리만 5000번은 듣는다, 빨리 다음 훈련 준비나 해!"




멸망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게 된 몽구스 팀은, 유독 특이하게도 다른 바이오로이드 조직과는 달리 가족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며 활동하게 되었다는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오늘 홍련 마망 드립 보이길래, 혹시 이런 식으로 연출되면 어떨까 하고 처음 써보게 되었음


주로 미호 위주로 이야기나온건 그냥 미호가 너무 좋아서 그래...


핀토로 이야기 하거나 하려니 분위기 잡기 힘들고 스틸 드라코는 너무 바보고 불가사리는 그냥 무뚝뚝한 이미지라서 저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진정되는 애로 설정하게 되었어


처음 써보는거라 무지 어색할 거 같음...


설정 혹시 내가 잘못 파악한 거 있으면 지적해줘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