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평화로운 오르카. 

오늘은 무슨 사고를 칠까~ 누구랑 같이 놀러갈까 고민고민 하던중에 

쉬는날 입는 늘어진 츄리닝을 입고 슬리퍼를 끌고 가는 뽀끄루가 보였다.


"오, 하이 뽀끄루~. 어디 가?"


"히익? 싸장님? 여.. 여긴 어쩐일이세요??"


"내가 오르카에 못갈데가 있니.. 아 여자 화장실 빼고."


"..그 싸장님이라면 오셔도 괜찮긴 한데...에헤..."


"뭐라고?"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은 뽀끄루는 얼굴을 붉히며 얼굴을 반쯤 가리고 부끄러운듯 몸을 베베 꼬았다.


"그나저나 어디 가는중 이야?"


"아, 헤헤 노래방 가려구요. 스카이나이츠분들 이후로도 정찰중에 노래방 기기들도 많이 구했고,

저도 나름 오래살은 개체라 여러 노래들을 알고 있거든요."


"뽀끄루는 오르카에서 복원된지 몇년 안되지 않았어?"


"아, 저는 그 촬영중에 죽거나 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잖아요? 

그때마다 아예 새로운 개체를 만들고 기억 백업하기에는 자원이 너무 과도하게 드는 문제가 있었어요.

경장형이지만 생체 전기를 이용해서 화염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신체능력도 

다른 바이오로이드에 비해서 꽤나 강력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멸망전 인류...분들은 제가 촬영중에 '불운한 사고' 로 죽더라도 씨앗을 남겨서 다시 재생성하는쪽을 

선택하셨죠. 그래서 촬영중에 '불운한 사고' 가 터지더라도 그 기억을 가지고 다시 재생됬죠.

물론 다음화에서는 그정도로 죽을 줄 알았더냐? 이 뽀끄루 대마왕님이? 라는 대사를 쳐야만 했고요."


"그럼 뽀끄루도 실질적으론 수십, 수백년을 살아온거나 다름없는거네?"


"그...으렇긴 하지만, 씨앗일때 여러가지 기억보정을 당해서 그만큼 살았다는것만 인식이 있을뿐

다른문제는 없어요. 아마도...?"


"아, 그런데 유독 뽀끄루는 노래를 좋아하는거 같아.

혹시 무슨 이유가 있었어?"


"이유요? 노래.. 음.. 그러고보니 저도 처음부터 노래를 좋아한다거나 그러진 않았던거 같아요.

저는 태생이 D-엔터 빌런즈 소속이잖아요? 그래서 OST를 부른다거나 

그런일은 거의 없었죠. 아이들에게 보여주거나 하다보면 언제나 마법소녀가 메인에 섰으니까요.

저랑 골타리온이나 마왕군 소속은 전면에 나설수 없었거든요. 아 물론 무대 뒤에선 다같이 모여서 음료를 마시거나 

과자를 먹는일도 흔했어요."


"그렇구나.. 그럼 그때부터 노래에 관심을 가진거야?"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건 쉽지 않았어요. 

감독님들은 빌런즈가 메인 OST를 부르는건 당연히 용납하지 못하셨고,

그때 저희들은 노래방 근처에도 못갔으니까요. 혼자 OST 부르는거 듣고 흥얼거리는 정도가 전부였죠."


"그럼 그때부터 혼자 연습한거야?"


"...아뇨, 혼자 노래하는거 걸려서 감독님한테 여러번 혼났죠...

니 역할이나 충실히 하라고, 어차피 만들어진 용도는 마법소녀들한테 패배하는게 니 탄생여부라고..

많이 혼났죠. 촬영 끝나고 저희 대기실에서 잘때도 모모나 백토가 자는데 방해될까봐 크게 부르지도 못하고

촬영대기할때 혼잣말 하듯이 부른거 뿐이에요. 헤헤..

그래도 노래를 부르면 혼자라도 즐거웠고, 동료들은 좋아해줬으니까요.

힘든 촬영 끝나고 소소하게라도 흥얼거리면 힘이 나곤 했으니까요."


뽀끄루는 잠깐 의기소침해졌지만 곧 몸에 힘을 빡! 주고는 사령관의 손을 잡았다.


"어차피 지난일인걸요! 사장님 같이 노래방 가실래요? 가서 노래방에서 같이 노래부르고

저녁도 먹으러가요! 제가 쏠게요!"


"헉, 이거 데이트 신청인거야? 근데 나 오늘 일이 있는데?"


"아... 사장님 바쁘시구나.. 알겠어요. 그럼 원래대로 혼자 가야겠네요.."


비맞은 강아지마냥 어깨가 축 처진채로 뒤로 돌은 뽀끄루.

완전히 몸에서 ' 저 실망했어요. 슬퍼요 ' 라는 오라를 풀풀 뿜어냈기에 

터져나올거 같은 웃음을 억지로 겨우겨우 삼킨채로 그녈 불렀다.


"뽀끄루~?"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를 부르자 

뽀끄루는 고개를 돌리다가 사령관의 손가락에 볼이 찔렸다.


"네? 아얏, 뭐하는거에요 사장님."


살짝 뾰루퉁 해보였지만..


"무슨 일이 있는지는 듣고 가야지."


"어차피 사령관님이 좋아하는 일하러 가시겠죠..

사령관님의 일거리에 밀리는 마왕은 혼자 노래 부르러 갈껀데요?"


어라? 제법 단단히 삐진거 같은데?


"뭐, 그래도 들어는 볼게요. 

무슨 일이 있으시길래 대마왕의 데.이.트 신청까지 무시하고 가시는지요.?"


어라 이거 지뢴데? 그것도 대전차 지뢰급.. 큰일난거 같은데?


"어? 그.. 그게... 오후에 할 일이 뭐냐면..."


"일은요?"


"뽀끄루랑 같이 오후 데이트 일정이 잡혀있다고..."


"...네?"


화난 표정은 풀려서 당황한 표정이 되더니 붉어지고...

기쁨이 차오른다.


"정말이죠? 진짜 저랑 노래 같이 부르고 데이트도 같이 하실거죠?"


"그럼~ 오후에 같이 노래도 부르고, 맛있는것도 먹고~"


"헤헤, 그럼 싸장님한테 제 노래 실력을 들려드릴 수 있겠네요. 

아 그래도 데이트니까.. 30분 있다가 노래방 앞에서 뵐까요? 단장을 좀 해야할 거 같은데...헤헤..."


그러고보니 다 늘어나버린 셔츠 사이로 커다란 가슴... 어라 근데 저 안에...


"싸...싸장님? 저 표정이 좀 위험해보이는데.. 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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