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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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우리가 만들 신세계를 막아설 생각을 하다니.




미치광이들이 만드는 지옥이 무슨 신세계인 것이냐!




여보! 저사람들은...!!!!




아버지!!!




두 사람 모두 저쪽으로 물러나 있어!




오~ 부성애를 보이시겠단 건가.

하지만 어쩌나. 그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오메가, 델타. 저 꼬맹이만 남기고 애비 애미 녀석들을 내 앞으로 끌고 오도록.




네, 회장님.




으윽!!!



아악! 이것 놔!!




아버지 어머니!!!!




자, 간만에 사극 연기좀 해볼까?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네놈은 그게 죄라고 생각하는거냐?




그럼 중죄이지.

감히 바이오로이드가 모듈 없이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게 중죄가 아니고 뭐겠나.




모체로부터 태어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엄연히 그들도 인간과 다를 바 없다.

기계도 아니고 우리와 같이 자손도 낳을 수 있는 엄연한 생명, 인간이다.




그런 존재들을 물건으로 만들려고 하는 당신들이야말로 죄인이야!!




자네는 정말이지....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서 하는 재주가 있군그래....




미치광이 소시오패스한테는 듣기 싫은 소리임이 당연하겠지.

가뜩이나 하늘에서 외계인 놈들이 내려와 인간을 죄다 죽이고 있는 와중에 이따위 신놀음이나 할 생각을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




상관없다. 그놈들은 바이오로이드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정상화'된 이후에 우리 펙스가 신세계를 통치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네놈들같은 분란의 싹을 없애야겠지.




이 천벌받을 놈들!!!!!

아마 네놈은 날 죽이러 여기 온 것이겠지.

그래! 죽어주마. 네놈과 함께 죽어주마!!

이야아아아아아!!!!!!!!!!!!!!




여보!!!!!!




아버지!!!!!





(날붙이가 사람의 몸을 꿰뚫는 소리)

[푸욱]






여보!!!!!

이 새끼들아!!!!!




이놈이나 저놈이나 제정신이 아니군.

저 애미애비들 전부 죽여라.

자식 놈은..... 나의 전설을 알릴 증거로 살려두지.




개새끼들!!!

나도 죽여!!!

죽이라고!!




네놈은 살려둬도 죽여도 상관없는 존재다.

네놈이 뭘 할 수 있을까?

니 애비 후광만을 받고 산 놈이 무슨 능력이 있을까?

망해버린 집안과 회사를 네놈이 어찌 할 수 있는데?

 



이익....!!!!!




그러니 평생을 두려움에 떨며 땅거지가 되어 살아라.

강대한 내 업적의 증거로서 말이다.

누구나 너를 보면 자연스레 나에게 도전할 의지를 포기하겠지.




안돼!!! 그러지마!!!!!

우리 부모님 죽이지마!!!




난 이만 갈 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네, 회장님.




세원아....

아버지 말 잘들어라!

두번째 서랍이다!




아들...!!!




아버지! 어머니!!




기억하거라!

두번째.....!!!! 커헉.......!!!!!....................................




크흑.....!!!!!!!!!!!!..........................................




죽을 놈들이 무슨 말이 쫑알쫑알 많을까요.....

그냥 죽으세요.




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악!!!!!!!!!!





[퍼억!!!!]





으윽!!!!!!





어디서 좆도 안되는게 지랄이야?

맘 같아선 너도 내가 손수 '작품'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회장님 말씀때문에 참는거야 알았어?




....ㅅㅂ것들!!!!!!!





................이제 됐어요 델타.

회장님께서 밖에서 기다리시니 어서 가죠.




그래. 여기서 더 있다간 내 아름다운 드레스가 영영 못 입을 게 될거같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 사령관님.




네놈들 전부 다 죽이고말겠다!!!




???: 사령관님.




전부 다!!!!!




???: 세원아!!








....................




괜찮아? 밥 먹을 시간인데 식당에 오질 않아서 왔어....




아....잠깐 자다 꿈을 꾼거야...




또 그 날의 일을 꾼거야?




......쉽게 떨치기 힘든 일이니까...

델타를 처리한 이후에 더 심해진 것 같아.




밥 먹으러 갈 수 있겠어?

입맛 없으면 콘스탄챠와 바닐라한테 전달할께.





아니야. 두 사람이 정성스럽게 만든 걸 거르면 안되지.

밥 먹으러 가자.






세원은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식당으로 갈 채비를 했다.


방을 나서기 전 그는 자기 책상에 붙어있는 사진 몇개를 바라봤다.

 

그 사진들은 펙스의 회장들과 자신의 가족을 죽여버린 두 명의 비서 레모네이드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중 죽은 자들의 사진에는 붉은 X자 표시가 되어있었다.






잠시 후 식당에서........


모두가 모여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가 생각보다 일찍 델타와 회장을 처리하면서

오르카 저항군의 알래스카 진격을 앞당긴 것 같아요.




오르카호가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군.

우리도 움직여야지.

북해로 가서 곧바로 캐나다 연안을 훑고 지나간다.

포츈은 식사 끝나고 조금 쉬다가 베이스러너의 항해시스템 좀 점검 부탁해.

특히 워터제트랑 부력펌프를.




맡겨만 줘.




괜찮을까요 오라버니?

이번엔 진짜로 오르카호와 만나게 될 수 있어요.




만나면 만나는거지. 

우리가 뭐 저들을 공격한 것도 아니고.




오라버니......




왜?




지금 우리가 하는 일.... 이 모든 게 완수되면....

앞으론 어떻게 사실 생각인가요?




글쎄다..... 고향 땅에서 조용히 농사나 지으며 살까?

너희들은 어찌 할거야?




저희들은...아직...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내가 볼 때는 앞으로도 재건된 인류의 주축은 오르카 저항군이 될거야.

그러니 그쪽에 합류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알다시피 난... 인류재건을 위해 이 싸움을 하는게 아니니까....




오라버니.

저희는 오라버니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너 놔두고 어딜가.

고향땅에서 농사짓고 살고싶으면 우리랑 같이 살아.

자동파종기라도 만들어줄게.




오라버니. 저 한 쟁기질 합니다~ 하하




경작지가 돌밭이면 내가 펑펑 터뜨려줄께 오라버니!




오라버니 혼자서 밥은 어떻게 챙겨드실려구요.

그런 한심한 꼴 못보겠으니 저도 같이 있을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세원의 곁을 지키겠다는 이들의 모습에 세원은 조금이나마 평굴에 미소를 띄었다.






그래. 함께하는거... 좋지....



 

함께 하는거......





이들은 공식적인 임무에서는 철처히 직급명으로 부르는 이들이었지만


사실은 세원을 오라버니로 부르며 따르는 가족들이었다.


그녀들은 과거 세원이 고통에 빠진 그 날로부터 자신들을 받아준 유일한 인간이자 오라버니인 그를 세상이 끝날 때까지 지키고자 맹새했다.
















저쪽 저항군도 알래스카로 향하는 것 같네요.

우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저들의 목표도 알래스카에 있는 것인가....




생각해보면 저들로 하여금 우리가 알래스카로 조기에 진출하게 만든거 같소.




상황을 자신들이 원하는 그림으로 만들 줄 안다는 거네?

저쪽 사령관... 보통내기가 아닌데...




어떻게 할텐가 사령관. 저들과 우리의 경로를 보면 필시 중간에 만나는 곳이 있다.

접선을 해보겠는가?





지휘관들의 제안에 오르마 사령관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 말고 또다른 인간이 또 다른 저항군을 조직하여 자신들과 공통된 적과 싸우고 있다는 것은 저항군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일 터.





적의 적은 나의 친구.... 라고 하던가.....




현 상황에서는 딱 맞는 말이긴 하지.





하지만 공통 적을 상대한다고 해서 그쪽의 성향도 우리와 같다는 보장은 없어.

저항군의 통치 방식이라던지, 바이오로이드를 보는 시선이라던지 말야.

잘못하다간 서로 상극이라서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래도 만나볼꺼야?




.................................




저쪽 저항군의 알래스카로 가는 경로는?




북해쪽으로 가고 있소. 거기서 곧장 캐나다 연안으로 갈 생각인가보군.

어쩌면 저 차량... 수륭양용일지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동유럽쪽으로 달려나갔는데....

벌써 북해를 코 앞에 두다니....

저 거대한 차량이 기동성도 좋은가보군...




일단 모르긴 몰라도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건 확실하네.

그래도... 적 세력을 확실히 부수기 위해선 저쪽 저항군과 접선할 필요는 있겠지...




결정했어.

오르카의 항로를 저들과 똑같이 설정해줘.

저들과 접선할거야.




알겠소 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