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저희 다녀오겠슴다, 무슨일 생기시면 바로 무전하셔야함다?"



"이프리트, 부디 꼭 인간님을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해맑게 웃으며 손을 휙휙거리며 인사하는 브라우니와 훨씬 가라앉은 분위기의 하베트롯이 오솔길에서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



"...걱정마십쇼"



둘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프리트의 말에 의하면 이곳 진지 근처에 차량을 가져올 수 있는 위치가 있기에 그곳으로 호버 전차를 미리 옮겨놓는 것



비록 철충들이 근처에 많아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그녀들은 선제 공격을 하지 않고 호버 전차만 옮길 생각이라 상관이 없었다.



"그럼..."



하베트롯은 작게 끄덕이고 먼저 뒤돌아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으나 그가 멈춰 세웠다.



"다치지 말고 안전하게 다녀와야해?"



"....네, 인간님"



작게 웃어보이는 그녀였다.









그녀들이 떠나가자 둘만 남게되었다.



"...당신"


"?"



이프리트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나랑 데이트 좀 할까?"


"???"










[서원 참치]



작은 참치캔 하나



" "..." "



그때 보았던 오솔길에 떨어진 그 참치였다.



그는 아마 저기에 위치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을 저 참치캔에 무언가 이야기가 있으리라 추측하며 이프리트가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셋의 무전을 듣기 조금 전에 흘렸던 거야"



"응..."



그것을 끝으로 혹시라도 잘못 물을까 봐 자세히는 물어보지 않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작게 웃고는 말을 이었다.



".....갑자기 충동이 들더라고, 내가 여기를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하지만 결국 못하고는... 지금 당신이 서있는 자리에 누워서 벌벌 떨었지"



덤덤하게 말하는 듯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없었다.



-휘청


"!!!"



그러고는 그녀가 갑자기 뒤쪽으로 쓰러지기 시작하자 그는 깜짝놀라며 그녀를 한손으로 잡았다.



-콱!


"괜찮아?!"



이전처럼 갑자기 기절한건가 급해진 마음에 그녀를 살폈지만 그녀는 멀쩡했다.



".....하, 됐네?"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발밑에 향해있었다.



[서원 참치]



발에 치이는 참치캔



그가 쓰러지는 그녀의 손을 잡았던 것에 이끌려 지금 오솔길에 들어온 것이다.



"...해낸거야?"



그녀는 진지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명령을 받아서 이곳을 못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했던 말



"...내가 저 참치캔을 주울 수 있을까?"



그말은 그는 어떻게든 자신의 족쇄를 떨쳐내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었다.



-...턱



그녀는 참치를 주웠다.



"...응"



그녀는 웃어보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행복해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말뚝, 우리 다녀 올테니까 진지 잘 지키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무전 때리고"


"...먹을거 챙기면서 귀여운 토끼 사진도 좀 찍어올게"



그녀는 오솔길 아래쪽에 뭐라도 있다는 듯 잠시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꿀떡"



"그게 치료제야?"



오솔길의 중간부터 수풀을 해치며 나아가던 와중 그가 그녀가 먹는 알약에 대해 물었다.



"응?"



"그...있잖아? 그거에 대한..."



"아...응, 그건 아니고 각성제야"



이프리트는 내심 자신의 사소한 부분마저 생각해주는 그 모습이 고마웠다.



"각성제?"



"...당신 혹시 이프리트들이 원래 어떤 줄 알아? 그러니까... 어떤 성격이라던가, 뭘 좋아한다던가"


-턱...



이프리트는 담배갑에서 한 개비를 뽑으려다가 순간 무언가 생각이 들은 듯 꺼내기를 주춤했다.



"...모르지, 안그래도 오늘에서야 브라우니가 스팸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됬거든"



"풋..하긴 그렇겠지....."


-스윽



그녀는 이내 결심했다는 듯 담배갑을 덮어버린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걸음을 멈췄다.



"후우... 옛날이야기 좋아해?"














나는 변종이나 다름없었어 나는 평범한 M-5 이프리트들이랑 완전 달랐거든



이프리트들의 특징이 수면 시간이 길다는 건데 나는 4시간만 자도 충분했거든 그에반해 또 활동력은 브라우니도 압살할 정도였지



"뛰어 뛰어!!"



"으어어어어!!"


"차라리 말년병장 이뱀이 수천 배 좋슴다!!"



"이미 늦었다고? 그러면 더 늦기 전에 더 빨리 뛰어!"



...덕분에 대부분 나를 싫어했지만 내가 워낙 FM 그 자체였어 가지고



말이 조금 샜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임관을 했어, 다른 이프리트들은 다들 전역만 기다리는데 스스로 임관하는 내 모습은 부대를 뒤집을 정도였다니까?



그러다가 내가 포반장을 맡게 되었어, 나를포함에 총 3명의 이프리트로 구성된 작은 포반이었지



...응 맞아, 이곳이야


"중사님... 말년인 제가 꼭... 해야겠습니까~"


"너무 그렇게들 생각하지마, 그래도 누군가는..."


"쿠울..."


"야, 일어나!"



웃기는 녀석들이었어



그때가 처음이었거든, 다른 이프리트들은 만난거는, 그래서 엄청난 충격이었어, 내가 왜 이런 녀석들이랑 같이하게 된 걸까 하고



"빨리 끝내면, 좀 쉬게 해 줄 거지…?"



"...최소한 귀에 이어폰은 빼고 그 말을 하지?"


-꽈악



"아아악... 볼 따우 댱기디마, 여기 말둑이 민가닌 댭는댜..."



...



솔직히 즐거웠어, 부러웠거든 만사 태평하고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녀석들이라고 생각 했었어












[재배치 명령서]


"아무리 긴급 상황이라지만 경계 맡을 애들도 싹 끌고가면 여기서 우리끼리만 어쩌란건지 원..."



"오히려 잘된거지~ 말뚝, 으음~ 앞으로 브라우니들 눈치 볼 필요도 없어졌으니 가자! 이 시간에만 토끼들이 모이는 장소를 알고있지!"



"...너는 갑자기 외계 생명체들이 전세계를 공격해 오는데 그렇게 태평한 소리가 나와?"



"그치마안... 어차피 당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아~"



"에휴... 너희들답다.... 금방 끝내고 갈 테니까 먼저 가있어"







...



하늘이 무너저도 웃을 녀석들이라고 생각했지









"이중사... 이제 들을 애들 없구나 참, 야 말뚝! 꾸물거리면 토끼들 사라져~"

"말년에 친구들이랑 토끼 구경이라니....너어~무 좋아, 히히"



"...그래 이것들아, 간다, 가"









...



바보 같이
















"여긴...?"



이프리트를 따라 가다보니 나타난 것은 나무들 사이에 있는 작은 호숫가



그리고 호숫가에는 토끼들이 여러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서 목을 추리고 있었다.



"..."


-샤락



그녀는 말없이 자신의 앞에 있던 수풀을 치웠다.



-챠라락!



그러자 토끼들이 깜짝놀라서 주변 수풀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마도 이곳이 이프리트가 말했던 토끼들이 많은 곳이라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그녀가 토끼를 보기위해서 왔다면 저렇게 토끼들이 도망치게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터



"...나왔어"


"!"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너무...늦었지만..."















나는 명령 때문에 이 진지에 갇혀있었어



".....말뚝, 우리 다녀 올테니까 진지 잘 지키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무전 때리고"


"...먹을거 챙기면서 귀여운 토끼 사진도 좀 찍어올게"



그나마 그녀석들은 진지 주변을 '정찰'하는 것은 가능했기에 그녀석들이 물자를 구해왔어



"..."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잠이 많아졌어



"...다녀올게"



웃기지 않아?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모습을 내가 그대로 보이기 시작한 거야 모든일에 의지가 없고 잠만 축내는, 이프리트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자체



... 내 딴에는 최대한 적게 먹어서 해를 덜 끼치자는 마음이었어, 물론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안돼애애애애애애!!!!!!!!!!"



...어차피 자야한다면 최대한 적게 기억하고 싶었거든












-"...이중사 듣기만 해줘....."


"제발....아니야...."



-"...이중사는 잘 못 없어... 그리고 우린 이중사...콜록, 한번도 원망한적 없어....왜냐하면..."


"제발...제발...."



-"....우리는 친구잖아?..."


"제바아아아아알!!!!!"



-"....말뚝아....우리 없다고 울지나...마라..."


"으아아아아앙!!!"



-"...나도 한 마디 해야지....응, 나도 이하 동문...이야...졸리네...많이"


"아니야!! 아니라고!!!!"



-"....미안해, 토끼.... 이중사 똑~ 닮은.. 토끼를 찾아서... 보여주려고 했는데...미안해..."


"미안해하지마....내가 미안해...나 때문에...나 때문에..."



-".....야, 먼저 잠들면 어떻게....해...야......나도.... 졸리네... 이중사"


"왜 안 누르는 건데!!! 송신 버튼을 누르라고 제기랄!!!!"



-"...우리...그때 봤던 토끼 굴 앞이야...우리말야...좀...기일~게... 땡땡이... 칠려고하는데..."


"말해야해!! 말해야만 한다고!!!!"



-"...꼬옥... 깨우러 와줘야 해? 약소옥~....히히.....히.........."


"...아아"










나는 끝까지 말을 전할 수 없었어











-쩔그럭



그녀는 우거진 수풀 사이에 녹이 슬어있는 인식표 두개를 집어들었다. 



오직 그것만 남은 것 같았다.



그녀가 있는 저 자리가 두 이프리트의 무덤이나 다름없을터



".....많이 힘들었지..?"



그는 그녀의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눈물 흘리고 있을 것이다.



"...나같은...변종년 만나가지고... 이런 산에서... 말년에 똥밟아서...... 그 뒤치락거리나 하느라...힘들었지...?"



그녀의 눈에는 지금이 수풀 사이에 누워 있는 두 이프리트의 모습이 보였다.



쓰러져있는 그녀들은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눈물 한줄기가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보니 입은 옅게 미소를 짖고있었다.



마치 편안한 단잠에 빠진것처럼 고통스럽게 죽은게 아니라 편안한 안식을 찾은 것처럼 말이다.



"..흑....깨우러... 와달라고 했었지...흡...그런데...그런데, 흡...말이야..... 너무 늦게...와버린거 있지...?"


-풀석



그녀가 무릎을 꿇었다.



잠든 둘의 손을 꼬옥 잡아주고 싶었다. 



일 안하고 낮잠이나 잘때면 늘 호통치며 등작이나 때렸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 모습이 아른거려 더욱 서글프기만 했다.



".....미안..히끅...한데...못 깨우겠어....흡... 말년이잖아....흑... 그러니까....헤헤... 땡땡이...땡땡이쳐도 돼..."



그녀는 한참동안 통곡했다.












"....당신이 어디를 가는지는 몰라"



가라앉은 이프리트의 목소리



"...처음에는...당신이랑 같이 가고 싶었어..."



이프리트는 눈물이 가득한 자신의 얼굴을 털어냈다.



"...그런데... 깨달아버린거 있지...? 내가 있으면... 결국 나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빠지고 말거야"



그녀는 아직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



"...나는 이곳에 남아서 당신을 도울게, 내 박격포 구경이 140미리나 되거든? 그러니까 당신이 또 위험에 빠지면 내가..."


"잠깐, 잠깐만!"



속사포처럼 쏟아지던 그녀의 말을 다급히 저지한다.



"..."



그녀는 힘겹게 그를 마주했다. 양손은 한곳에 모으고 눈은 실눈에 가깝게 떠서 그를 응시했다.



"...질문 몇개만 할게"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간다

















-저벅


"그게 너를 위한 선택이야?"



"...모두를 위한 선택이야"



함께 살아남자는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야





-저벅


"그러면 너를 위한 것 이기도해?"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니까..."



...드디어 침묵의 대가를 치룰 수 있는 순간이 왔어



힘들거야, 이전보다 훨씬 



하지만 나는 해낼 수 있을거야



"...나의 기도를 들어줬듯이, 해낼 수 있을거야"



당신이 알려줬으니까



저 너머로 당신이 사라질때까지 안전하게 지켜줄게





-저벅


"그러면 너는 행복해져?"



".....응"



당신이 저 너머로 사라지기 전까지 당신을 위해서 웃을게



당신을 다시는 볼 수 없어지면 즐겁게 웃을게



당신의 목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어지면 행복하게 웃을게



당신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으면 통쾌하게 웃을게



그리고 당신을 잊으면



그 어느때보다 더 웃을게





...선글라스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는 그녀의 뒤에 섰다.



한 손은 그녀의 머리에 살며시 올려주고 다른한손으로는 그녀를 약하게 안았다.



".....나는... 이기적인 바이오로이드야, 제발 떨어져....더 이상....은....나도...."



그녀는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 이상 자신의 얼굴을 속이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의 손길을 떨쳐내겠다는 듯 손을 밀었지만 그 힘은 진심이 아니라는 듯 너무나 약했다.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너는 그걸 원치 않고 있어"



그녀가 힘겹게 막아놓은 감정의 둑이 터져나왔다.



"...맞아! 함께 가고 싶어! 더 이상 홀로 있고 싶지않아!! 당신이 사라지고 다시 침묵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스윽



그녀의 머리를 더 천천히 하지만 힘있게 쓰다듬었다.



"...그러면 같이 가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꼬옥



그저 자신을 감싸주던 따뜻한 손길을 꼬옥 잡을 뿐이었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비상 등록절차에 따라 당신을 임시명령권자로 등록하고 싶어,



동의해?"



그녀가 웃어보였다.



"..동의해"



마치 미래를 약속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토끼 한 마리가 굴에 숨어있다.



그 토끼는 귀가 없었다.



분홍 머리의 인간이 나타났다.



무서워서 굴 가장 깊은 곳으로 숨었다.



손이 점점 다가온다. 무섭다.



...



손은 옆에 있던 코팅된 사진을 가져갔다.



저 인간이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토끼 귀 장식이 있는 두명의 인간이 자신과 똑 닮은 토끼와 찍은 사진이었다.



인간은 잠시 그 사진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손이 다가온다.



무서웠다.





토끼의 앞에 작은 당근조각이 놓아졌다.



또 다른 인간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분홍머리 인간과 함께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토끼쪽을 보고 작게 읊조렸다.



다녀올게



마치 작별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걸음은 가벼웠다.














".....더 늦기 전에 가르쳐드릴게요."



-우우웅 



호버전차가 시동이 걸렸다.



"...그래야지"



브라우니가 운전대를 잡은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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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리트 캐릭터는 확실하게 해놨으니 이제 다시 이야기 진행해야지


참고로 비축분 6개정도 만들어놨어!



연참을 원하나?



그러면 추천과 댓글로 쟁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