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 신화보다 훨씬 빡센 책.


이 책의 내용을 어느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지프 신화를 반드시 읽고 올 것,

도스토옙스키의 「악령」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반드시 읽을 것,

니체와 헤겔, 마르크스의 사상을 대충이라도 알고 있을 것,

역사적 혁명들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


전체적인 내용은 시지프 신화의 연장선이다.


'부조리와 자살'에서 '반항과 살인'으로 중점을 옮겨 논의를 진행한다.


1부에서는 반항하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2부에서는 반항의 형이상학적 확대를

3부에서는 반항의 역사를

4부에서는 예술과 반항에 대해서 다룬다.


5부는 결론이다. 


작품 해설에 나오는 일종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폭력은 불가피한 것일지라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둘째, 반항과 폭력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정의'는 없고 다만 허무주의가 있을 뿐이다. 셋째, 폭력과 테러는 어디까지나 '예외'일 뿐이다. 테러가 법칙인 세계는 지옥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반항은 폭력에 대한 부정이요 동시에 가치에 대한 긍정이다. 이 두 가지 극이 팽팽하게 당기는 활에 의하여 우리의 정오의 사상과 행복은 멀리, 그리고 높이 솟아오를 수 있다.


카뮈가 만든 신 없는 세계에서의 윤리는 여전히 의미있다.


시지프 신화와 이방인이 그러했듯


반항하는 인간도 페스트와 같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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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와 반항하는 인간을 읽으며 느낀 것은,


카뮈는 사르트르 등의 실존주의와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는 점,


카뮈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일반적인 의미의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카뮈는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의 중심인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 모두를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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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4부의 반항과 소설 파트는 큰 울림을 주었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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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설은 행동이 그 형태를 찾아내고, 최후의 낱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고, 존재들이 다른 존재들에게 내맡겨지는 세계, 그리하여 삶이 송두리째 운명의 모습을 갖추는 그런 세계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겠는가? 소설의 세계란 인간의 깊은 욕망에 따라 수행되는 이 세계의 수정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두 세계는 같은 세계이기 때문이다. 고통도 같고 거짓도 같고, 사랑도 같다. 주인공들은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우리와 같은 약점, 우리와 같은 힘을 지닌다. 그들의 세계가 우리의 세계보다 더 아름다운 것도 더 교휸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그들의 운명의 끝까지 달려 나간다. 그리고 자기들의 정열의 극단에까지 간 주인공들, 예컨대 키릴로프, 스타브로긴, 그라슬랭 부인, 쥘리앵 소렐, 혹은 클레브 공작은 우리의 마음을 더할 수 없을 만큼 뒤흔들어 놓는다. 또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그들의 사이즈를 측정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가 결코 완성시키지 못하는 것을 끝내기 때문이다.]-45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