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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한 시스녀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아닌 거 같더라고요

재정체화 중인데 혼란스러워서 글 써봐요

정체화는 너 자신이 하는 거다 라고만 하지는 말아주세요 그건 이미 알아요 그런데 혼란스러워서 그래요 밑에서 얘기하겠지만 주변 퀴어분들하고 저하고 다른 점이 몇 있었어서 저한테 들어맞는 정체성을 찾기가 어려워서요 여러분의 얘기라든지 지인 얘기라든지... 참고할만한 얘기들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디스포리아는 거의 없어요

- 근데 현재 AA컵인 상태에서 더 가슴이 자란다고 생각을 해보니까 별로일 거 같아요 너무 커지면 거추장스러울 거 같고, 골반 좀 커진 것도 맘에 그닥 드는 편은 아니고... 부모님이 저더러 자라면서 엉덩이 커졌다고 한 소리 듣고 짜증났어요

- 자고 일어났는데 내 다리 사이에 남성기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사회적 시선과, 행정적 일처리 과정에서 겪을 곤욕이 걱정되기는 하는데 내 신체에 혐오감을 그렇게 크게 느낄 거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갑자기 없던 게 생겨서 땀차서 이물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정도...? 갑자기 여자였던 애가 남자로 변해서 나타났을 때 깨질 친구관계가 걱정되는 건 있는데 트젠 분들 디포 느끼듯이 심할 거 같지는 않다는 막연한 느낌이 있어요 근데 한편으로는 다리 사이에 달고다니는 거보다 생리하는 게 더 편할 거 같다는 생각도 있고

- 제일 좋은 건 성별적인 특징이 덜 드러나는 신체 내지는 중성적인 신체라고 생각해요

- 한국어에 있는 성별 호칭들 있잖아요 언니 누나 형 오빠 이런 거, 어떻게 불려도 상관없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오빠라고도 하고 누나라고도 하고 그래요 전혀 불편감 없어요

- 근데 주변 트젠 분들은, 특히 성결정수술인가? 못 하신 분들은 미스젠더링에 엄청 큰 상처를 받으시더라고요, 이런 걸 보다보니 시스들도 성별하고 안 맞는 호칭으로 불리면 짜증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단순 추측이에요) 하지만 난 성 역할 강요만 아니라면 여성패싱되든 남성패싱되든 별 상관이 없어서... (물론 외모는 남성 패싱이 사실상 안될 스타일이긴 하지만)

- 이 얘기하니까 주변 젠더퀴어들은 설문조사할 때 성별 체크란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대요, 근데 난 그냥 신체가 여자니까 여자 하지 뭐, 이러고 오히려 내 퀴어 친구들은 어떡한대... 라는 걱정을 하는 편이에요

- 교복은 치마를 입고 다니고 머리는 장발이긴 한데 이게 나한테 편해서(이건 tmi인데 체육복 갈아입을 땐 치마교복이 편하거든요 그리고 다리에 추위를 잘 타는 편이 아니라서 굳이 바지 안 입어도 되고 바지 입으면 허벅지 살찐거 티나서 가리기 위해 치마 입는 이유도 있고 그래요), 어울려서(전 숏컷이나 단발이 어울리는 얼굴형은 아니더라고요) 입고 다니는 거지 여성이라서 라는 의식을 갖고 여성적이게 꾸미는 건 아니기도 하고요. 그리고 평상시 사복은 단정하고 중성적이게 하고 다니는 편, 가끔 청원피스를 입기는 하지만요

- 하지만 확실히 어느 한 성별의 느낌을 강조하는 복장은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 근데 생각해보니까 엄청 어렸을 때부터 여성의 몸과 호칭에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어요, 그냥 여성기가 달렸으니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냥 여자인가보다 하고 산 느낌이에요. 근데 주변 트젠 친구들은 한번도 자기를 지정성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 어렸을 때는 흔한 여자아이 스테레오타입(공주 캐릭터, 분홍색 복장, 인형놀이... 그런 거)을 따랐대요 근데 점점 배우는 게 많아지면서 그런 것들을 멀리하게 되었어요 근데 그렇다고 로봇놀이 공룡놀이 파란색... 그런 식으로 논 건 또 아니고 뇌를 자극하는 것들을 즐겨 했죠

- 성별 가지고 편갈라 노는거 정말 바보같다고 생각했어요 난 마음만 잘 맞으면 남녀 안 가리고 다 어울려 놀고 싶었는데, 안되더라고요... 현실에서는 남자애들은 여자애라며 멀리하고, 여자애들은 자기네들하고 다르다면서 멀리하고... 근데 인터넷 가면 정말 성별 안 가리고 다 친하게 놀고 그러고...

- 중2때 내가 안드로진인가? 확실히 난 그냥 여자애들하고는 달라, 라고 생각하고 이 채널(당시 성소수자 채널)에 글을 올렸다가, 그냥 시스젠더 여성 아니냐는 소리 듣고 그런가... 하고 까먹어버린 전적이 있어요

- 정리해보자면 확실히 성별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편은 정말 아니에요, 그냥 어쩌다보니 여자인 몸에 대충 적응해버린? 느낌이에요 근데 더이상 여성적인 느낌이 강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현재는 에이젠더인지, 데미걸인지, 데미안드로진인지, 걸플럭스인지, 안드로진플럭스인지, 아니면 정말로 착각한 시스젠더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무튼... 조금이라도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