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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뭐랄까... 전에는 참 순수했던 것 같은데, 한 번 사고를 겪으니까 사람이 무서워지네요. 마음을 주는 게 조금씩 두려워지는 것만 같은...


뭘 잘못한 걸까요? 저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저한테 잘못한다고 하더라구요. 소수가 된다는 게 뭐가 무섭냐면, 모든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게 되는 거예요. 정말 내가 이상하고 내가 잘못하는 것만 같은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겪었거든요. 그것도 좀 세게... 제가 얼마나 남들과 다르게 살아왔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어디에나 있는 남자들 한복판에 던져지니깐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참 불쾌했어요. 은연중에 자기 자신을 부정당하는 것 같은? 제 자신이 다양성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는 사람이란 걸 저도 잘 몰랐으니까요. 뭐 이제는 알게 됐지만...


괴롭힘? 그게 괴롭힘이라는 걸까요? 흐음... 평균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권력의 불균형이 발생한 상황에서 벌어진 갈등이라면, 아마 그렇게 부르는 게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요...?


나를 어디서 못 배우고 자란 사람 취급하는 게 참 기분이 더럽더라구요. 뭐 그렇게 대단히 인격적인 사람이라면 모를까, 말 문이 막힐 만큼 수준 낮은 인간들이...


아마 최소한 95% 정도는 되는 한국인들이, 저와 같은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겠죠. 하지만 전 거기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그들의 관점에선 제가 모난 돌이고 제가 이상한 거겠죠. 뭐 인간이라는 게 그런 생물이니.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그런 게 있더라구요. 으음, 제가 선천적으로 눈치라는 이름의 재능에게 선택받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고, 성격이나 환경 영향이 큰 것 같지만 아무튼 이유가 뭐든 간에 증상(?)이 저랑 비슷하더라구요.


의사소통이라는 게, 사회생활이라는 게, 안 맞는 고무 튜브에 억지로 밀려 넣어지는 기분이랄까? 꽉 끼어서 움직이지를 않는데 계속 밀어붙여지는... 뭐 그런...


한참 그렇게 부딪히고 나니깐 사람이 좀 무서워지더라구요. 배짱을 부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 전 사람을 참 좋아하는데, 사람이 절 싫어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을 것 같아요.


그냥 주저리 주저리 오랜만에 해봤네요. 뭐 인생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법이고, 발에 묶인 족쇄도 어깨에 짊어진 십자가도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요. 이게 제 족쇄고 십자가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