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30


20XX년 12월 7일. 날씨 맑음.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사정을 말하니까 감사하게도 이해를 해주셨습니다.

집에 오니까 항상 밝게 제 품에 안기던 서희는 이제 없어졌습니다.

이 작은 원룸에서 숨을 수 있는곳은 작은 화장실과 보일러실이에요.

보일러실은 보일러 작동하는 소리밖에 없었고 화장실을보니 서희가 있었습니다.


무언가 하다 들킨 듯 등 뒤로 손을 숨겼어요. 확인해보니까 어디서 구해온건진 몰라도 면도날로 손목을 그었어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일단 집에 있는 간단한 치료 도구들로 치료를 해주고 다신 하지 못하게 혼을 내며 꼭 껴안아 줬어요.

안아주니 아까 울상이였던 서희는 없어지고 다시 웃음을 좀 찾은 거 같아서 저 조차도 행복해지는 느낌이에요.


간단하게 식사를하고 가고싶은데는 없냐고 물어보니까 최근 sns에서 자주 본 일본을 가고 싶다고 했어요.

일본은 신주쿠, 후지산등 다양한 관광명소가 있는 곳이죠.


같은 침대에 누워서 서희는 먼저 잠들었고 저는 항공권을 보며 여행 계획도 짰어요.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새벽 3시에요.

얼른 잠들지 않으면 내일 비행기를 탈 수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짧게 쓰도록 할게요.




D - 29


20XX년 12월 8일. 날씨 맑음.



아침부터 일찍 캐리어를 싸며 나갈 준비를 했어요.

아침 10시 비행기고 일본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요.

최소 2시간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밥도 먹고 뭘 할 거 같아서 빠르게 서희를 깨우고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출발했어요.


공항에 도착하고 간단하게 아침은 햄버거로 때우고 서희와 수다를 떨며 비행기를 탑승했죠.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서희는 창가자리에서 신기한듯이 구경을 했어요.

마치 처음 비행기를 타봤던 제 모습 같아서 정말 귀여웠어요.



2시간정도 비행을하고 도착했어요. 서희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저는 일본어를 어느정도 전공했기에 무리 없이 숙소까지 도착했어요.

집보다 더 넓은 숙소를 보니 서희는 들뜨며 침대에 그대로 누웠어요.

일단 짐을 풀고 서희와 같이 도쿄 시내로 가보기로 했어요.

한국에서는 느껴보질 못할 풍경이였어서 그런가 진짜 신기하더라구요.


검증된 맛집에서 밥도 먹고 같이 기념품도 사고 돌아다니다보니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10시였어요.

지금 서희는 많이 피곤했는지 잠들었고 저도 일기를 여기까지 쓰고 내일을 위해 빨리 잠들어야겠어요.

- 3만엔..




D - 28


20XX년 12월 9일. 날씨 약간 흐림 -> 맑음



오늘은 지방쪽을 가볼 예정이에요.

일본은 "아날로그의 나라" 라는 별명이 있어서 인지 몰라도 한국 시골, 지방과는 진짜 다른 그런 느낌이 있더라구요.


섬나라이기에 잠깐 바다도 보고 관광소에서 기모노도 빌려 입어봤어요.

서희가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구요.. 사진은 항상 많이 찍어둬야겠어요. . .

곧.. 못 볼.. (뒤는 찢어짐과 구겨짐, 광기어린 낙서와 눈물로 인해 알아 볼 수 없다.)




D - 27


20XX년 12월 10일. 날씨 맑음.



오늘은 일본을 떠나는 날이에요. 서희가 정말 아쉬워하더라구요.

물론 저도 아쉽지만 아직 해야할게 많기에 어쩔 수 없었어요.


한국에 도착하니 오후 4시였어요. 집 가는 길은 택시와 귀소본능에 맡기고 도착했어요.

지금은 저녁 11시에요. 서희는 오자마자 잤고 저도 너무 졸리니까 여기까지만 쓸게요.






ㅎㅐㅇㅂㅗㄱㅎㅏㄴ ㅅㅏㄹ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