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탁한 소리와 함께 멀어진 발소리는.

어느 문 앞에 잠들었다.


ㅡㅡㅡㅡ



"응읏...흐읏... 끄으...."


"규칙 첫 번째가 뭐라고 했지?"


안대와 특수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에 눈물과 침이 가득 고여있다.

다리를 벌리고 소중한 곳을 그림자 한 점 없이 노출한 체.


"하이 흐허 헐아하이히 아히...."


짜아-ㄱ


"안들리네, 강아지라 그런가?"

"강아지라도 멍, 소리는 낼 수 있는데."


"히끅... 히끅..."


"우는거야...? 우리 멍멍이, 아파?"


필사적으로 고개를 젖는 소녀.

소녀의 배에는 투명한 액체가 맺혀있었고

소녀의 보지 아래는 얼룩덜룩한 이불이 깔려있었다.


"안 아프면... 왜... 말을 안 할까?"


"히흑.. 히흑..."


"아, 이 마스크 때문이였구나? 빼줄까?"


생긋 웃는 목소리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목만 더 아파질 뿐이였다.

소녀가 고통에 겨워 정신을 놔버릴 즈음, 이 고통을, 지옥을 끝낼 종이 울렸다.


"벌써 끝났네, 괜찮아?"


좀 전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다정한 목소리가 고막을 쓰다듬는다.


"아파...."


"많이 아팠구나 이리 와..."


묶여있던 소녀가 자신을 묶어놨던 소녀에게 다가가 살포시 안긴다.

좀 전까지 소녀에 얼굴에 있던 고통이 점차 녹아간다.

소녀를 묶은 소녀가 묶인 소녀의 침과 땀, 애액을 정성스래 닦아주는 사이 묶여있던 소녀는 플레이가 힘들었던 듯 세상 모르게 눈을 감았다.

묶은 소녀는 정성스래 얼굴을 닦고 묶인 소녀를 들고 욕실로 향한다.


"고생했어,"


이마에 살포시 내려 앉은 다정한 키스는

방금 전과는 확실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게 한다.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물에 몸을 내려두고 몸을 댑히는 동안 수도 없이 봐온 그 몸을 다시 한 번 탐닉한다.

가슴의 크기는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부드럽고, 몸은 인형처럼 잘 짜여 있으며 드문 드문 보이는 상처가 마음 한 곳을 쿡쿡 찌른다.

저절로 손은 머리 위에서 미끌어지기 시작한다.


"1번 규칙. 매일 오전11시 부터 오후8시 까지 나를 피해 도망친다.

2번 규칙. 매일 오후12시 오후3시 오후9시 부터 30분간 식사를 해결한다.

3번 규칙. 당일 잡힌다면 잡힌 시간 부터 도망칠 수 없다.

4번 규칙. 당일 잡힌 후에는 저항할 수 없다.

5번 규칙. 당일 식사시간인 오후12시30분 오후3시30분 이후 10분 넘게 남아있을 경우 도주 포기로 간주한다."


잠에서 일어나 보니 시간은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늘 하던대로 지도와 연필, 가방과 돈을 챙겨 침대에 걸터앉는다.


귀에 감각을 집중하고 잠시 발걸음의 소리를 확인 한 뒤 조용히 문을 나선다.

지금은 11시20분 3분간 교대가 이뤄지는 이 시간에 방을 나온다.

이 집의 구조나 교대 시간 정도는 전부 그려두고 적어 두었다.

그다지 그림실력이 좋지는 못해서 간략히 표기한 정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없는 것 보다는 좋았다.

식사시간으로 약속한 시간동안에는 복도에 아무도 없지만, 숨어 있을 수 있는 장소에 그들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복도로 다녀야만 한다.


여기서 부지런히 식당으로 가면 12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눈을 피해가면 40분 정도 걸리니 지금이 적기다.


오늘은 빵과 스프, 고기와 샌드위치다.

스프와 고기를 조금 집어먹고 샌드위치와 빵, 그리고 냉장고에 넣어져 있는 우유와 물을 조금 챙겼다.

7분정도 소요했으니 오늘은 한 번에 층을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말이다.

3시에 들리지 않기를 빌며 발걸음을 땐다.


조용히 지나다니는 아기 멍멍이가 너무 귀엽다.


"하지만 약속이니, 어길 수 없지"

"어긴다면 당신이 용서치 않을 꺼니."


옆에는 가면을 쓴 사람의 형상이 같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오늘은 잘 내려갔네. 하지만, 오늘도 금방 돌아오겠네..."


"가쉬건운아."


"아니, 어떻게 괴롭힐지 생각나서."

"우리 강아지는 운이 너무 안 좋아서 이런 세상에서 무능력자라니... 프흐..."

"그에 반해 나는, 흐흣..."


그녀의 얼굴에 퍼지는 야릇하며 비릿한 웃음은 보는이로 하여금 공포를 자극해낸다.

당장에 시선이 현실이 된다면

시선은 먼 거리를 달릴 필요도 없이 화면 안의 사람을 강간하고, 고문하며 먹어치워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것또한 신이 내린 자비일 것이다.









후기: 이 작가새끼는 글을 줜나게 못씁니다!

하지만 욕심은 많아서 숨겨져 있는 트릭을 누군가 발견해주길 원하죠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