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한국어의 '젼'은 '가(邊)', '가장자리'를 뜻하며 이는 현대 한국어의 전(뱃전 등)으로 이어짐. 젼의 악센트는 상성(R)이니 형태로 보나 악센트로 보나 한자어 유래로 봄직하고, 중세 사람들은 이를 한결같이 한글로 표기하였으므로 당시엔 한자어라는 인식이 옅고 이미 귀화어가 되었음을 알 수 있음.


내 사견으로는 고대부터 이어진 이두식 표기를 중세에 음독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剪(전)에 비견할 수 있을 듯함. 이에 따르면 자르다, 베다의 중세 한국어 'ᄀᆞᇫ다'의 어간 'ᄀᆞᇫ'을 나타낸 것이며 고대 사람들이 가(邊)에 해당하는 이두식 표기로서, 어원을 살린 剪을 고르고 가(邊)의 고대 한국어로 읽었다 보는 것임.


다만 'ᄀᆞᇫ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가위(剪)의 중세 한국어 'ᄀᆞᇫ애'는 악센트가 LH(평거)인데 반해, 가(邊)의 중세 한국어 'ᄀᆞᇫ'은 악센트가 R임. 또 내가 아는 바로는 'ᄀᆞᇫ다'는 죄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연결어미(ᄀᆞᅀᅡ)가 붙은 꼴만 문증될 뿐이라 'ᄀᆞᇫ다'가 R인지도 정확하지 않음. 그럼에도 나는 'ᄀᆞᇫ다'를 R로 보는데, 이유는 앞서 말한 '젼'과, 악센트가 R인 '놀다'에서 유래한 '놀애(歌)'의 악센트 또한 LH인 것을 미루어 그 근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서임.


정리하자면,

1. 고대 한국인의 관념으로 경계란 구역과 구역을 잘라서 구분짓는 것이었음

2. 이에 고대 한국인이 자른다는 뜻인 剪으로써 표기하되 한국어로 훈독하여 읽음

3. 시간이 지나 중세에 그 독법을 잃고 중세 한국인은 음독으로 읽게 됨

4. 이것이 현대까지 이어짐.




여담으로 -개/게 접사가 유별난데, 얘가 붙으면 어간 R인 동사들이 악센트가 뒤죽박죽이 됨. 관련 논문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