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가요엔 후기 중세 한국어(EMK)에 보이지 않거나 거의 쓰이지 않은 문법이 많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전기 중세 한국어(EMK)의 문법임. 물론 발음면에선 EMK에선 마땅히 이래야 했을 것이 후대에 적었기에 저렇게 되는 등 바뀐 것도 있긴 함





靑山別曲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 살려 하겠다 살려 하겠더구나 청산에 살려 하겠더구나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려 하겠더구나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랏다는 [살 + 거 + 리 + 더 + 옷 + 다]의 짜임인데,

'어'는 주체의 바람, 소망 등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로, 앞의 '살'의 끝소리 'ㄹ'에 의하여 'ㄱ'이 약화되어 '거'에서 '어'가 된 중세어에서 흔히 발생하는 'ㄱ약화'가 보임.

'리'는 추측, 의도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임

'라'는 현대 한국어에도 남아있는 과거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더'임. 중세에도 '더'였는데 여기에 선어말 어미 '오'가 붙어 '다'가 되었고, 이게 '리'의 뒤에 붙어 '라'로 변한 것임

'ㅅ/옷'은 여러 이론(異論)이 있지만 감탄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임 '-놋다' '-돗다'


고로 *살거리닷다 > 살어리랏다


머루의 중세어인 멀위는 방언형을 보아 *멀귀에서 ㄱ약화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음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 울어라 울어라 새여 자고 일어나 울어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 너보다 시름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며 다닌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니러의 기본형은 닐다로 일어나다라는 뜻임

널라와의 '라와'는 현대 한국어로 비교급인 '보다'인데,


君家白盌勝霜雪

그딋 짒 ᄒᆡᆫ 盌ㅅ 비치 서리와 누라와 더으니

그대 집의 흰 사발의 빛이 서리와 눈보다 더하니(희니)


香美勝牛乳

香美호미 ᄉᆈ져라와 더으니라

향미(香美)함이 쇠젖(우유)보다 더하니라(향기로우니라)


등의 예가 있음. 현대 한국어의 비교급 '보다'는 동사 '보다(視)'에서 비롯하였는데, 이는 아마 한문의 영향인 듯 함

視는 '보다' 말고도 '견주다' '비교하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게 비교로 쓰였음. 18세기 영조의 어제계주윤음(御製戒酒綸音)엔,


 視小民애 雖有切焉이나

쇼민 보다가 비록 ᄀᆞᆫ졀홈이 이시나

 소민(小民)보다 비록 간절함이 있으나


또 중세 한국어에서 '보다'와 더불어 '두고/도곤/두곤'도 널리 쓰였는데 지금은 사어화했음


強過百斤

百斤두고 더으거든

백근보다 더하거든


子ㅣ 曰 民之於仁也애 甚於水火ᄒᆞ니

子ㅣ ᄀᆞᆯᄋᆞ샤ᄃᆡ 民이 仁에 水火도곤 甚ᄒᆞ니

공자께서 가라사대, 백성의 인(仁)에 대함이 물과 불보다 심하니


孔子曰 德之流行이 速於置郵而傳命이라 ᄒᆞ시니라

孔子ㅣ ᄀᆞᄅᆞ샤ᄃᆡ 德의 流行홈이 置郵로 命을 傳홈두곤 ᄲᆞᄅᆞ다 ᄒᆞ시니라

공자께서 가라사대, 덕의 유행하는 것이 치우(置郵, 파발)로 명(命)을 전하는 것보다 빠르다 하시니라


동사 두다(置)에서 비롯함


우니로라의 기본형은 우니다인데 현대 한국어론 잘 안 쓰지만 우닐다로 남음

노니다 > 노닐다 , 걷니다 > 거닐다 , ᄂᆞ니다 > 나닐다와 같은 예

뒤의 니다는 지금은 사어인 '가다'라는 뜻임. '다니다'의 '니다'도 이 니다






滿殿春


어름 우희 댓닙 자리 보와 / 얼음 위의 댓잎 자리 보아

님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어름 우희 댓닙 자리 보와 / 얼음 위의 댓잎 자리 보아

님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정(情) 둔 오ᄂᆞᆳ밤 더듸 새오시라 더듸 새오시라 / 정 둔 오늘밤 더디 새시라 더디 새시라


'얼음 위에 댓잎 자리를 펴고 임과 내가 얼어 죽을지라도'라는 표현은 언뜻 보면 참으로 뜻깊은 사랑이구나 할 수 있는데, 중세 한국어에는 '얼다'와 발음이 비슷한 '어르다'라는 동사가 있었음. 이건 '배필로 삼다', '관계를 가지다' 등의 뜻으로, '임과 내가 관계를 맺다가 죽을지라도'라고도 해석이 되는 것이니, 곧 옛사람들의 언어유희임.


조선 성종 때, 간통 스캔들로 유명했던 어우동(於宇同)어을우동(於乙宇同)으로도 기록되었는데, 이건 본명이 아닌 별명임.

어을우(於乙宇)는 '얼우다'의 어간으로 '어르 + 우 + 다' > '얼우다'를 거친 형태임. 당시엔 얼우동이라고 발음했을 거고 현대어로 되살리면 어루둥이가 됨. 이름이 붙여진 까닭은 관계를 많이 맺으니 이 동사에다가 '-둥이'를 붙인 것


얼운(어른)과 이를 더 높인 얼우신(어르신)도 이에 속함


더듸 새오시라 더듸 새오시라의 '더듸'는 '더듸다(더디다)'의 어간만으로 부사로 쓰인 건데, 중세에는 이렇게 어간만으로 활용한 예가 많음

'바르다(正)'의 옛말인 '바ᄅᆞ다'는 어간만으로 '바ᄅᆞ' 즉 '바로'라는 부사를 만들고

'이르다(謂)'의 옛말인 '니ᄅᆞ다/니르다'는 어간만으로 '니ᄅᆞ/니르' 즉 '이루'라는 부사를 만들고

'많다(多)'의 옛말인 '하다'는 어간만으로 '하'라는 부사를 만드는 등 조어력이 현대 한국어보다 뛰어났음


새오시라는 '새 + 고 + 시 + 라'임

는 중세엔 당연히 사이(say)로 읽혔으니 ㅣ(y) 다음의 ㄱ(k)이 약화되어 새고시라 > 새오시라가 된 것임

이 명령형은 후기 중세 한국어에서는 -고라의 꼴은 보이지만, -고시라의 꼴은 보이지 않고 보다 이전 노래들에서나 나옴


정읍사(井邑詞)에도


ᄃᆞᆯ하 노피곰 도ᄃᆞ샤 / 달이시여 높이금 돋으사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 어기야 멀리금 비추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 어기야 어강조리

아으 다롱디리 / 아아 다롱지리


비추다의 옛말인 비취다는 어간이 y로 끝나니까 비취고시라가 아닌 비취오시라가 되었는데


한림별곡(翰林別曲)엔


唐唐唐 唐楸子 皂莢남긔 / 당당당 당추자 쥐엄나무에

紅실로 紅글위 ᄆᆡ요ᅌᅵ다 / 붉은 실로 붉은 그네 매었습니다

혀고시라 밀오시라 鄭少年하 / 당기시라 미시라 정소년이시여

위 내 가논 ᄃᆡ ᄂᆞᆷ 갈셰라 / 아 내 가는 데 남 갈세라

削玉纖纖 雙手ㅅ 길헤 削玉纖纖 雙手ㅅ 길헤 / 옥을 깎은 듯 가느다란 두 손의 길에 옥을 깎은 듯 가느다란 두 손의 길에

위 携手同遊ㅅ 景 긔 엇더ᄒᆞ니잇고 / 아 손 잡고 같이 노는 정경 그것이 어떠합니까?


'혀고시라 밀오시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원형이 '-고시라'임을 알 수 있음. 정읍사에도 노코시라(놓 + 고 + 시 + 라)의 형태가 있긴 함


-고-에 대해서 연결 어미다 뭐다 여러 해석이 있던데,

https://arca.live/b/histor25385328036y/74416206?category=%EC%96%B8%EC%96%B4%EC%82%AC&p=1

앞서 ~고다는 당위성을 지닌 것이라 추측하였는데, 이 선어말 어미 -고-가 아닐까 싶음

명령형이되 당위성을 가진다는 것


번역노걸대를 보면,


大哥因事 到我那裏 不棄嫌小人時 是必家裏來

큰 혀ᇰ님 아ᄆᆞ란 일 인ᄒᆞ야 우리 뎌긔 오나든 小人을 ᄇᆞ리디 아니커시든 모로매 지부로 오고라

큰형님, 어떤 일로 인하여 우리 쪽에 오거든, 소인을 버리지 아니하시거든 모름지기 (내) 집으로 오시오


是必(시필)은 모름지기, 반드시란 뜻인데 여기 명령형으로 -고라가 쓰이긴 했음. EMK에선 널리 쓰이던 문법이 LMK에서 서서히 사라진 것

이 이상 더하면 견강일 수도 있어 여기까지






鄭瓜亭


내 님믈 그리ᅀᆞ와 우니다니 / 내 임을 그리워하여 울고 다니더니

山 졉도ᇰ새 난 이슷ᄒᆞ요ᅌᅵ다 / 산 접동새와 난 비슷합니다

아니시며 거츠르신 ᄃᆞᆯ / (그 죄가 사실이) 아니며 허황한 것을

아으 殘月曉星이 아ᄅᆞ시리ᅌᅵ다 / 아아 잔월효성이 아실 것입니다

넉시라도 니믄 ᄒᆞᆫᄃᆡ 녀져라 / 넋이라도 임과 한데 가고 싶구나

아으 벼기더시니 뉘러시니ᅌᅵᆺ가 / 아아 (내가 죄 있다) 우기던 이 누구였습니까?

過도 허믈도 千萬 업소ᅌᅵ다 / 과도 허물도 천만 없습니다

ᄆᆞᆯ힛 마리신뎌 / (슬픈) 말이시구나!

ᄉᆞᆯ읏븐뎌 / 사르고 끊듯 하구나!

아으 니미 나ᄅᆞᆯ ᄒᆞ마 니ᄌᆞ시니ᅌᅵᆺ가 / 아아 임이 나를 벌써(이미) 잊으셨습니까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 아소라 임이시여 돌아 (제 억울/결백함을) 들으시어 사랑하소서


고려 시대였다면 그리ᅀᆞ와가 아니고 당연히 그리ᅀᆞᄫᅡ였겠지만 후대의 기록이니 바뀐 걸 알 수 있음



이슷은 비슷의 옛말인데 후기 중세 한국어 기록엔 없고 유일하게 고려가요의 처용가에 남음


山象 이슷 기ᇫ어신 눈닙에

산의 모습과 비슷하게 깃으신 눈썹에



거츠르신(거츨다)은 현대 한국어로 직역하면 거치신(거칠다)

거츨다는 중세 한국어로 두 가지 뜻이 있었음. 하나는 현대 한국어에도 있는 형용사인 '거칠다'이고, 또 하나는 허망하다, 망령되다 등의 뜻을 가진 형용사였음

전자는 방점이 평거(平去)로 kechúl-이었고, 후자는 상평(上平)으로 kěchul-로 악센트로 뜻이 구분되었음

이 노래에서 쓰인 거츨다는 당연히 나에게 향한 모함이 허망하고 망령된 것이란 뜻의 kěchul-로 쓰였겠지



녀져라'녀 + 져 + 라'로 가다, 다니다의 옛말인 녀다라는 동사에 '~하고자'의 뜻의 -져, 그리고 어미 -라가 붙은 것

녀져라는 곧 '가고자 한다, '다니고자 한다'

참고로 현대 한국어의 청유형 '-자(하자, 먹자, 놀자)'-져에서 기원함



벼기다는 우기다, 고집하다의 옛말로, 월인석보에,


어미 마조 가 손 자바 니르ᅘᅧ아 盟誓ᄅᆞᆯ 벼기니ᅌᅵ다

어미가 마주 가 손을 잡아 일으켜 맹세를 우깁니다


이 일구(一句)에 밖에 기록이 남지 않은 동사임. 후기 중세 한국어에서도 거의 사어화되었다 볼 수 있음



ᄆᆞᆯ힛은 미상임. 허나 노래의 문맥을 보면, 이 구 앞엔 "과도 허물도 천만 없습니다", 이 구 뒤엔 "사르고 끊듯 하구나 임이시여 벌써 나를 잊으셨습니까?"가 되는 걸 보면 ᄆᆞᆯ힛 마리신뎌(~의 말이시구나!)임금의 말을 가리키고 그것이 화자에게 매우 낙담, 실의, 실망스러운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음.


월인석보

哀聲未絕

ᄆᆞᆯᄫᆞᆫ 소리 긋디 아니ᄒᆞ얫거든

슬픈 소리 그치지 아니하였거든


삼강행실도

哀哀父母 生我劬勞

ᄆᆞᆯᄫᆞᆫ 父母ㅣ 나ᄅᆞᆯ 잇비 나ᄒᆞ시니라

슬픈(애달픈) 부모가 나를 힘들게 나으시니라


동사로도 쓰인 바가 보이는데,


묘법연화경

自非大哀曠濟시면

ᄀᆞ자ᇰ ᄆᆞᆯ 너비 濟度ᄒᆞ시리 아니시면

가장 슬퍼하여 널리 제도하실 이가 아니시면


지금은 사어화한 'ᄆᆞᆯ다'라는 동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음. 이것도 견강일 수 있지만, 'ᄆᆞᆯ'이라는 어간에 접사 -히, 그리고 조사 ㅅ이 붙었다는 후기 중세 한국어에선 상상키 어려운 문법이 아닐까 함


후기 중세 한국어에도 '이르다(至)'의 옛말인 '니르다'의 어간 '니르'에 접사 '-히'를 붙여 니르히라는 부사를 만들어 내기도 해서 불가능한 조어법은 아님



ᄉᆞᆯ읏븐뎌는 크게 나누면 'ᄉᆞᆯ읏 + 브 + ㄴ뎌'

'-브-'는 형용사를 만드는 접사이고 '-ㄴ뎌'는 감탄사로, 오늘날 보수적인 한문 토에서나 볼 수 있음


君子는 務本이니 本立而道生하나니 孝弟也者는 其爲仁之本인저!

군자는 밑을 힘쓸지니 밑이 섬에 도가 나나니 효제는 그 인(仁)을 할 밑인저!

이런 식


'ᄉᆞᆯ읏''ᄉᆞᆯ'은 '(불)사르다'의 옛말인 'ᄉᆞᆯ다'의 어간이고, 뒤의 '읏'은 '끊다' '끊어지다'의 옛말인 '긏다'의 어간이니, ᄉᆞᆯ긏 > ᄉᆞᆯ읓 ㄱ약화가 일어난 것임. 동사의 어간만으로 합성된 강한 조어력을 보여 줌


또 'ᄉᆞᆯ읏' 자체가 부사로 쓰이기도 했음


鴛鴦이 놀애ᄅᆞᆯ 블로ᄃᆡ 고ᄫᆞ니 몯 보아 ᄉᆞᆯ읏 우니다니 님하 오ᄂᆞᆳ나래 넉시라 마로리어다 ᄒᆞ야ᄂᆞᆯ

원앙이 노래를 부르되 고운 이 못 보아 사르고 끊듯 울며 다니더니 임이시여 오늘날에 넋이라 하지 말 것이다 하거늘


대충 뜻은 불에 사르고 애를 끊는 듯한 슬픔을 나타내는 부사 및 형용사인 듯 함



ᄒᆞ마는 부사인데 이미, 벌써, 장차 등의 뜻을 가짐. 현대 한국어의 '하마터면'에 그 흔적이 남아 있음



도람은 학자에 따라 여러 해석이 분분하던데, 내가 보기엔 '돌(回) + 암' 같음. 쉬엄쉬엄, 기엄기엄, 주섬주섬의 그것.


후기 중세 한국어에도 기록이 있음


不盡長江袞袞來

다ᄋᆞᆳ업슨 긴 ᄀᆞᄅᆞᄆᆞᆫ 니ᅀᅥᆷ 니ᅀᅥ 오놋다

다함없는 긴 강은 이어 이어 오는구나


'잇다'의 옛말 '니ᇫ다'에 -엄이 붙어 니ᅀᅥᆷ이 됨


菁華歲月遷

歲月이 올마가놋다

피며 세월이 옮아가는구나


피다의 옛말 '프다'에 -엄이 붙어 이 됨


중세 한국어에 -엄이 있으면 당연히 -암도 있었을 터, 고로 돌 + 암 > 도람이 된 것



괴오쇼셔괴 + 고 + 쇼셔로, 괴다라는 동사는 현대 한국어에도 있긴 한데 거의 사어에 가까움. 총애하다라는 뜻이므로 '임금이시여 다시 돌아보사 내 죄없음을 듣고 총애하여 주소서' 이런 뜻






動動


正月ㅅ 나릿므른 / 정월의 냇물은

아으 어져 녹져 ᄒᆞ논ᄃᆡ / 아아 얼고자 녹고자 하는데

누릿 가온ᄃᆡ 나곤 / 세상 가운데 나곤

 몸하 ᄒᆞ올로 녈셔 / 몸이여 홀로 다니는구나(사는구나)

아으 動動다리 / 아아 동동다리


나릿믈(川水)은 냇물의 전기 중세 한국어임


어져 녹져의 '-져'는 앞서 정과정에서 말한 뜻과 같음. 직역하면 얼자 녹자


누릿 가온ᄃᆡ(世中) 후기 중세 한국어에서는 로 나타나지만 여기선 누리로 나타남. 가온ᄃᆡ는 전기 중세 한국어로는 당연히 가ᄫᆞᆫᄃᆡ가 됨


ᄒᆞ올로(홀로)도 ᄒᆞᄫᆞᆯ로가 됨


녈셔는 '녀다'에 감탄사 '-ㄹ샤/셔'가 붙은 것으로 현대 한국어에도 '-ㄹ사'로 남음

감탄사 맙소사가 '마옵소서'에서 비롯한 거 생각하면, 아뿔싸는 '-ㄹ사'가 붙은 듯




二月ㅅ 보로매 / 이월의 보름에

아으 노피 현 / 아아 높이 켠

燈ㅅ블 다호라 / 등불 같아라

萬人 비취실 즈ᅀᅵ샷다 / 만인 비추실 모습이시도다

아으 動動다리 / 아아 동동다리


의 기본형은 '혀다'로 '불을 켜다'의 켜다임. 현대 한국어에도 불현듯이라는 부사에 남아 있으니 뜻은 불켠듯임



다호라에 대하여서는 예전에 설명한 적이 있음

https://arca.live/b/histor25385328036y/70572511?target=all&keyword=%EB%8B%A4%ED%98%B8%EB%9D%BC&p=1



즈ᅀᅵ샷다는 즈ᇫ + 이샷다. -이샷다는 감탄 어미고 즈ᇫ은 모습의 옛말임.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에도 皃史라는 꼴로 나옴

이게 현대 한국어에선 이 되어 모습보다는 동작을 뜻하게 됨




三月 나며 開ᄒᆞᆫ / 삼월 나며 열린

아으 滿春 ᄃᆞᆯ욋고지여 / 아아 늦봄 달래꽃 이여

ᄂᆞᄆᆡ 브롤 즈ᅀᅳᆯ / 남의 부러워할 모습을

디녀 나샷다 / 지니고 나시었도다

아으 動動다리 / 아아 동동다리


ᄃᆞᆯ욋곶은 달래꽃인데 방언형을 보아 *ᄃᆞᆯ괴였을 것임



브롤'블 + 오 + ㄹ'로, 블다부러워하다의 옛말임. 형용사형은 븗다(블 + ㅂ + 다), 부럽다는 근대에 나타남


붓그리다(부끄러워하다) - 붓그럽다(부끄럽다)

므ᅀᅴ다(무서워하다) - 므ᅀᅴ엽다(무섭다)

두리다(두려워하다) - 두렵다(두렵다)

어즈리다(어지르다) - 어즈럽다(어지럽다) 등등


ㅂ 불규칙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형용사는 원래 동사가 있었고 그 뒤에 형용사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