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내가 키보토스에서 연방수사동아리 '샬레'의 선생으로 활동한 지 두 달정도 되었을 쯤, 나는 학생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베리타스의 아이들과 협력하여 '블루 아카라이브' 라는 사이트를 만들었고, 사이트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샬레 채널' 과 각 학원의 채널들을 만든 뒤, 내가 직접 매니저가 되어 사이트를 관리하기로 하고, 베리타스의 아이들과 아로나를 부매니저로서 임명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세부적인 채널을 따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 역시 만들었으며, 커뮤니티에서 이모티콘처럼 사용할 수 있는 '키보콘' 을 따로 만들어 주는 등 학생들이 즐겁게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사이트 홍보까지 마치고, 만든 이후로 한동안은 직접 매니저 일도 하는 등 내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아비도스 고등학교와 카이저 인더스트리의 갈등, 리오의 아리스 납치 사건, 게헨나와 트리니티의 에덴 조약, 아리우스 스쿼드와 함께 베아트리체를 물리치고, 색채가 키보토스를 침공하는 등.....


너무나도 많은 사건들을 겪는 바람에, 내 기억 속에서 '블루 아카라이브' 라는 사이트는 이미 완전히 잊혀진 후였다.


카야의 쿠데타 사건마저 마치고, 한숨 돌리며 오랜만에 제법 여유로운 삶을 살던 중....


어느 날, 내게 하나의 메일이 도착했다.


그 메일은 카이저 인더스트리에서 발송한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카이저와는 많은 마찰이 있었던지라 카이저에게 메일을 받은 것이 영 탐탁치는 않았지만, 어쨌든 한번 읽어보기라도 하기로 했다.



샬레의 고문교사 선생에게.


 안녕하십니까? 저는 카이저 인더스트리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 라고 합니다.


 이렇게 메일을 드리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귀하께서 키보토스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블루 아카라이브' 의 운영자라는 걸 알게 되어, 귀하께서 운영중이신 사이트에 저희 카이저 인더스트리의 광고를 삽입하기를 원하여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카이저 인더스트리는 어쩌구저쩌구가설라무네.................................................하여, 홍보 대금으로 매월 ◯◯◯◯만 크레딧을 제안드립니다.


부디 긍정적인 답변이 회신되기를 바라며, 여기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나는 그 메일을 보고 나서야 내가 만든 커뮤니티 사이트를 기억에서 떠올리게 되었다.


학생들이 편하게 이용하기를 바라는 사이트였기에 광고를 넣을 생각은 없었지만, 선생으로서 본인이 만든 사이트 관리도 안하고 있자니, 그건 너무 무책임한 행보 같아서 나는 오랜만에 '블루 아카라이브' 에 접속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사이트에 접속해서 내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사이트에 들어가자 나를 반겨준 건....



⭐️[선생님 개처럼 따먹고싶으면 개추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ㅇㅇ(330.38)     조회 13765   추천 527

⭐️[선생님<<<<<학생들 꼴리게 한 죄로 키보토스 공공재 되야하면 개추]

      - ㅇㅇ(276.52)    조회 27648   추천 726 

[짤] ⭐️[선생님 알몸으로 달려오는짤.gif (무수정본 댓글 참조)] 

      - 길천사사랑해☑️     조회 205479   추천 1439

[짤] ⭐️[오늘자 선생님 도촬본.jpg]

      - 정학풀어주세요☑️     조회 23760   추천 238

⭐️[시즌329746199141번째 선생님 거유파인가 vs 빈유파인가 토론.]

      - ㅇㅇ(620.46)     조회 8763   추천 73

[소설] ⭐️[선생님에게 최면어플을 써보았다.]

      - 프로소설가☑️     조회 3244   추천 55



광기와 욕망이 뒤섞인 혼돈의 도가니였다.....


내 앞에서는 밝고, 명랑하고, 순수해 보이기만 했던 학생들이....



⭐️[내가 선생님 알몸달리기짤로 계산해봤는데] - 계산은완벽해☑️

      조회 47638   추천 124   비추천 0


보통 성인 남자 발기시 팽창률이 43%정도 된다고 하고, 

선생님 평상시 크기를 계산해 봤을때 약 ◯◯cm 였으니까, 발기하면 대략

◯◯.◯cm 라는 계산이 나옴 진짜 미친거 아니냐?


-댓글-


ㅇㅇ(39.274):와 세상에

미식아니면폭발☑️:미식이네요.

ㅇㅇ(252.234):저거 받아낼 수 있는 샬붕이 있긴 함?

땡땡이칠래요☑️:(선생이 따봉 하는 키보콘)

빛의용사☑️:거의 제 팔뚝만 합니다! 선생님 굉장합니다!

이오치 마리☑️:여러분 이런 성희롱을 계속하시면 선생님께서 슬퍼하실거에요....

UZQ☑️:개꼴리노 ㅋㅋㅋㅋㅋㅋ이게 정보지

 ㄴ야한거금지☑️:◯지?!?!?!?! 야한건 안돼!!! 사형이야!!!!

  ㄴUZQ☑️:?

카스팔루그☑️:하 어떡하지 너무 큰데 나 선생님이랑 첫경험 할때 잘할 수 있을까?

 ㄴcat0808☑️:잠깐, 왜 네가 선생님과 첫경험하는게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하는거야?

  ㄴ카스팔루그☑️:그야 선생님이 나한테 자기 덮쳐도 된다고 허락했으니까?

(이 밑으로 댓글투기장)



변태적인 분석을 하고 거기에 좋다고 추천을 눌러주거나....



⭐️[선생님 ◯◯에 연유뿌려서 빨아먹고싶다] - 카스팔루그☑️

      조회 9746   추천 43   비추천 2


연유의 달콤함과 선생님의 ◯◯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짠맛...

마치 솔티드 카라멜처럼 단만과 짠맛이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이 나겠지?

마무리로 ◯◯에서 나온 ◯◯까지 더해지면 완벽 그 자체일듯


-댓글-


미식아니면폭발☑️:미식이네요......

민초파☑️:나는 민트초코 뿌려먹을래

다이어트힘들다☑️:다이어트 중이라 그런데 이런 글은 자제해주실래요? 단게 먹고싶어지잖아요.

은?행털!자☑️:응....맛있겠다...

라멘50그릇은가뿐☑️:(선생이 군침 흘리는 키보콘)



밑도끝도 없을 정도로 천박한 성희롱을 하거나...



[창작]⭐️[선생님의 목소리를 AI에게 학습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 도청한적없음☑️

      조회 39457   추천 97   비추천 1


(사이트 주소가 적힌 링크)

위 링크로 들어가셔서 파일을 다운로드 하면 선생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다들 선생님에게 원하는 말은 뭐든지 시켜보는건 어떨까요?


-댓글-


서방님싸인해주세요☑️:아아...!드디어 당신에게 청혼을 들을 수 있다니.....

목줄페티쉬☑️:(선생이 허리를 숙이며 고맙다고 하는 이모티콘)

ㅇㅇ(794.759):이 궈 궈 던 ㅋㅋㅋㅋㅋ

RABBIT1☑️:저만 지금 다운로드 안되는건가요...?

ㄴ메이드00:나도 안되는데 뭐냐 이거?

초천재병약미소녀☑️:확인 결과 데카그라마톤이 AI를 해킹한 것 같네요...

 ㄴㅇㅇ(56.353):아니 데카그라마톤 개새끼야!!! 내 선생님 돌려줘!!!!!

   ㄴ왕자님과공주님☑️저기? 미안한데 왜 "내 선생님" 이란 표현을 쓰는거야? 선생님은             나만의 왕자님이니까 착각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ㄴ선도부장☑️:아.

ㄴ하드보일드☑️:데카그라마톤이 뭐야....?

이오치 마리☑️:남의 목소리를 함부로 도용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내 목소리를 마음대로 도용하거나....



(삭제된 게시글)⭐️[속보)선생님이 직접 본인 취향의 여성 밝혔다!!!] - ㅇㅇ(194.82)

     조회 105837   추천 4   비추천 273   


(베아트리체가 다리를 벌린 채 누워있는 사진)


-댓글-


ㅇㅇ(877.64):아 베카스 씨발

스쿼드리더☑️:제발 이러지 말아다오....

아조씨랑비밀친구할래?☑️:으헤~ 씨팔

구호기사단☑️:구호가 필요하겠군요....

초천재병약미소녀☑️:(작성자의 집 주소와 실명과 재학 정보)

 ㄴ우롱차한잔☑️:확인했습니다.

   ㄴ우롱차한잔☑️:밀레니엄 개임개발부 부실에서 용의자 검거 완료했습니다.

이오치 마리☑️:이런...이런 끔직한....이러시면 안돼요 여러분.... 

RABBIT03☑️:쿠히히...그래...이거야 이거! 더 터뜨려버려!!!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이미지로 안구테러를 하거나....



[짤]⭐️[응....선생님이랑 같이 라이딩했어] - 은?행털!자☑️

     조회 13562   추천23   비추천 53


(라이딩 복장을 입은 선생님과 시로코가 함께 찍은 셀카)


응...선생님이랑 해서 더 기분좋았던 거 같아


-댓글-


계산하기시러☑️:비틱질 씹에반데

무릎베게고수☑️:응응⭐︎ 시로코짱은 강아지처럼 귀여우니까요, 어쩔 수 없어요⭐︎

메이드01☑️:부러워~! 나도 주인님이랑 자전거타고싶다!

영화평론가☑️:선배 언제 선생님이랑 라이딩 갔던 거야?!

페로로이즈마이라잎☑️:ㅎㅎ....

 ㄴ알바는열심히☑️:리더 빡쳤다 큰일났다

다이어트힘들다☑️:과연...이 방법을 쓰면 선생님과 만나는 동시에 살도 뺄 수 있는 거군요....

운동만이살길☑️: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나랑 찍은 사진을 자랑하면서 질투심을 유발하는 등....


이건...이건 내가 원하던 커뮤니티의 모습이 아니였다....


순간, 이 커뮤니티를 아예 폐쇄해야 하는 건 아닌가까지도 생각해봤지만...


한편으론, 이런 욕구를 품고 있으면서도 내 앞에서는 티 한번 내지 않은 학생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저 욕구를 억압하기만 하면, 학생들도 고통스러울 것이고, 그 욕구가 한번에 폭발하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 욕구를 일차원적으로 통제하기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법, 학생들의 비뚤어진 욕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 어른인 내가 할 일이겠지.


내가 학생들을 잘 지도해서 바로잡아주면 이런 커뮤니티에서 천박하고 욕구에 찌든 글을 작성하는 일은 자동으로 멈추게 되어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한동안 매니저로서 선을 넘은 글과 댓글만을 삭제하고 일단 '블루 아카라이브' 를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하지만 근묵자흑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한 한달정도 커뮤니티를 관리하다가, 나는 어느새 학생들에 물들어 버렸다.


사실 표현이 좀 거칠 뿐이지, 학생들이 나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는 거라 나 역시 기분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로갓을 한 뒤 유동으로 나에게 셀프 성희롱글을 쓰며 개추를 받고, 내 도촬 사진에 따봉하는 키보콘을 다는 등 이미 나 역시 완전히 샬레 채널의 '샬붕이' 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은 일어났다.


그날은 새벽 3시까지 철야를 하고 몽롱한 상태에서 샬레 채널을 보던 날이었다.


나는 제일 나중에 올라온 글을 클릭해 보았다.



[짤] [선생님 눈에 다크서클이 생겼네요...] - 수영복은평상복아닌가☑️

       조회 14   추천 0  비추천 0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우리를 위해서 저렇게 고생하시는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저런 모습도 퇴폐미 있고 꼴리지 않나요...?


역시 선생님은 샬레에서 일할 게 아니라 학생들의 성욕을 처리해주는 업무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감하면 개추 눌러주세요 ~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오늘 당번은 하나코였으니 아마 이 글도 하나코가 쓴 글이겠지...


아직 아무도 댓글을 안단 거 보니 아마 이 시간쯤엔 채널에 접속한 학생도 별로 없고 하니 틀림없이 묻힐 것만 같아 보이는 글이었다.


나라도 하나코에 글에 댓글을 달아주고 싶어서, 나는 피곤한 눈을 문지르며 댓글을 적었다.


[나 선생인데 개추눌렀다 ㅋㅋㅋㅋㅋㅋ]


그 댓글을 쓴 이후, 나는 몰려오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사무실 쇼파에서 잠을 청했다.



다음 날, 나는 눈을 뜨고 샬레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양치를 한 다음, 관성적으로 샬레 채널에 접속하였다.


그리고 내가 접속하자마자 본 것은......



[짤]⭐️[선생님 눈에 다크서클이 생겼네요...] - 수영복은평상복아닌가☑️

       조회 557683   추천 8793  비추천 12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우리를 위해서 저렇게 고생하시는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저런 모습도 퇴폐미 있고 꼴리지 않나요...?


역시 선생님은 샬레에서 일할 게 아니라 학생들의 성욕을 처리해주는 업무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감하면 개추 눌러주세요 ~


-댓글-


선생✅:나 선생인데 개추눌렀다 ㅋㅋㅋㅋㅋㅋ

 ㄴ수영복은평상복아닌가☑️:?

 ㄴ계산은완벽해☑️:?????

 ㄴ왕자님과공주님☑️:어?

 ㄴ메이드00☑️:??????????

 ㄴ선도부장☑️:진짜 선생님이야?

 ㄴ카스팔루그☑️:선생님지금동의한거맞아?나지금덮치러가도되는거지당ㄷ아기다려내가

 ㄴRABBIT03☑️:파멸...! 파멸이다!!!!!! 너무좋아!!!!!

 ㄴ최강의닌자가될때까지☑️:캥....?

 ㄴ메이드01☑️:주인님도 이 커뮤니티 하는거야?

 ㄴ초천재병약미소녀☑️:확인 결과 이 계정은 생텀타워 ip로 접속한 게 맞으며, 해킹의 흔적은 일절 보이지 않네요...선생님이 맞는 것 같은데요....?

   ㄴ계산하기시러☑️:이왜진???????

   ㄴ이오치 마리☑️:그럼 정말로 선생님이...?

   ㄴ아조씨랑비밀친구할래☑️:으헤~ 이건 이제 낙장불입이네~



이건 진짜 큰일났다.....


어제 잠결에 로갓을 까먹고 댓글을 써버린 거 같다.....


어떡하지? 이미 학생들이 이 댓글을 다 봐버렸고, 나는 이미 학생들에게 성처리봉사를 해주고싶은 변태선생이 되버렸다...


나는 머릿속이 새까매지는 걸 느끼며 그저 휴대폰을 멍하니 들여다보던 중, 갑자기 벨소리가 들려왔다 .


카메라로 문 사이를 들여다보자, 문 너머엔 끝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행렬이 보였다.


가장 무서운 점은, 학생들의 눈이 하나같이 욕망에 가득 찬 상태였다는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없는 척을 하기 위해 문을 열어주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어느새 샷건을 가져와 문을 부수기 시작했고....



(콰아아아아앙!)



문이 완전히 부숴지고 학생들이 들어와버렸다.



그리고 이미 완전히 맛이 가 버린 아이들은 그대로 안광을 빛내며 나에게 달려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