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7년쯤 전 일인데.

퇴근해서 집에 가는데... 집앞 놀이터 옆길 가운데에 시커먼게 있음. 가까이 가서 보니 한 8키로는 나가보이는 떡대냥이 죽어있능.ㅠ.ㅠ

주택가 골목이라 차가 빠르지도 않았을텐데..;;

사고난지 이미 꽤 시간이 지난거 같았으나, 누가 수습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방치중.

사실 나도 작은 고양이면 어떻게 하겠는데, 한겨울에 꽝꽝 얼어있는 거대냥의 사채라 부담 되어 그냥 지나치려는데... 자꾸 신경 쓰여서.

집에 가서 부삽을 가져와서 들어 옮기려 했으나... 너무 무겁고 얼어 붙어있어서 못듬.;

그래서 신문지를 가져와 싸서 두손으로 들어서,.. 라기 보다는 땅바닥에서 뜯어내서; 철로길 따라 있는 화단 같은곳의 나무 아래 묻어 줌.


이후 두어달 지난것 같은데. 퇴근해서 집에 가는데, 비슷한 자리에 또 거대냥이.ㅠ.ㅠ

아무래도 거기가 고양이 교통사고 유발지역 인가 봄.

이번엔 고민없이 신문지 부터 가져와서 어마어마하게 무겁던 그넘을 또 묻어줌.


이후 되는 일도 없고, 외롭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묻어준 곳 근처로 지나갈때 마다. "이넘들아~ 보은은~~~" 하고 보은을 재촉함.ㅎㅎㅎ^^

"이런 경우 없는 넘들을 봤나 보은! 보으은~" "아주 어마어마하게 갚을려고 오래걸리는구나~" 하고 그랬는데. (물론 근처에 아무도 없을때만.;;;)


한 1~2년쯤 후에, 친구랑 시작한 일이 초기라... 한달 수입 35만원 에 밤새도록 일하는... 거지 뚜벅이 였는데.

"대체 이렇게 이쁘고 날씬하고 매력있고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린 여자가 나랑 왜 사귐? 꽃뱀인가? 가져갈 재산도 없는데?" 하는 일이 발생.^^


여친이랑 놀고 집에 돌아가서 잠들때 "이게 꿈이면.. 몇일만 더 꾸자" 할정도로 행복 했는데.

어느날 냥이들 묻어준쪽 앞을 지나가다 문뜩 생각이 나서 그 얘기를 해주다가.... 뭔가 탁 떠오름. 여친은 '쥐띠!'

갑자기 하늘에 흐릿하게 고양이 둘이서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고 웃는게 보인것 같은 느낌이.;;;


이후 여친 사진 찍어 사진 커뮤니티에 올려 '전생구국' '이순신 동료' 소리 들으며 잘살다가.

결혼해서 아들내미 낳고, 잘 살고 있음~^^


어마어마한 고양이의 보은 받은 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