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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겜은 블블, 블태그, 길티(스트라이브, 이그저드 조금), 스파6, 철권6때부터(7은 거의 안 함), 도아 등등등 해봤음.


일단 철8이 짧은 기간에 자잘한 패치가 계속 있던 걸로 알겠지만 게임 만듦새가 그리 좋지 못하게 나온 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임.

이걸 전제로 본인이 생각하는 철8은 이럼.


일단 신작을 낼 때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법이고, 철권은 넘버링이 바뀔 때마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했었기 때문에


기존의 맵기믹을 강화한 도아식 맵기믹의 추가.

도아6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져온 히트 시스템.

스크류를 다듬은 토네이도.


요런 시스템이 추가됐음.


결론부터 말하면, 큰 틀에서 위의 요소 자체는 새로운 도전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함.

사실 철권은 고인물의 산물처럼 보이는 횡과 백대시를 너프하려는 의도는 먼 옛날부터 있어왔음.

6의 호밍기 추가가 그랬고, 7아케 초기 유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서 롤백했던 움직임의 너프가 그랬고,

그리고 이번 8에서도 백대시를 너프하고 기술들이 횡을 잡도록 대폭 조정되었고.

다만 이게 좋지 못한 평가를 듣는 이유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라고 봄.


보통 위의 내용에서 하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는


도아식 맵기믹이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벽앞에서 갑자기 뭐 한대 톡 맞았다고 피가 반절이 빠지는 상황이 나온다던가,


히트를 이용해서 압박하는 캐릭터들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누구는 상단 파크 등으로 무난하게 대처하고 누구는 심리상 거의 막고만 있어야 된다던가,


토네이도와 비슷하게 쓸 수 있는 빙글빙글(공중에서 느리게 돌면서 날아가는 것, 드라가 자주 씀) 유발하는 기술이

누구는 있고 누구는 없다던가, (이건 이것까지 포함해서 캐릭 설계를 고려하는 것 같긴 함)


누구는 주력기가 횡을 잘 잡게 바뀌었는데 누구는 횡추적이 옛날 그대로라서 주력기가 횡을 못 잡는다던가


이런 점인데, 위의 공통점은 시스템의 공통적인 부분에서부터 이미 캐릭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거임.

기본기나 기술이 캐릭별로 같을 수는 없음. 어느 정도는 격차가 있어야 재밌는 건 맞는데,

이 격차가 공통 시스템에서 크게 발생하고 있는 건 방향성을 잘못 잡은 거 아닐까 싶음.


왜냐하면 여러 격겜에서 공통 시스템은 보통 캐릭 간 개성 때문에 나타나는 성능차나 상성차를 메우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는데, 철8은 이 공통 시스템도 '포함'해서 캐릭 간 성능차와 상성차가 나타나고 있음.


물론 스파6도 드라이브 러시 속도라던가 이런 게 지금 저평가받는 제이미나 마논 같은 캐릭은 느린 편인데

고평가받는 디제이나 루크같은 캐릭은 러시 속도도 평균 이상인 데서 비슷한 점은 있긴 함.


다만 이런 데서 나오는 차이점이, 중수 이상 기준으로 스파는 그런 공세를 견딜 수 있는 최후의 방어선으로

드라이브 패리, 저스트 패리, 드라이브 임팩트를 만들어놔서 그나마 해볼만한 여지가 있음.

개인적으로 저스트패리 없었으면 동실력 기준 제이미로 루크한테 비빌 수 있을만한 요소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철권이 이 가정이 실현된 환경이라고 보면 됨.


저 위에 적힌 공격 수단만큼 뭔가 그걸 받아쳐볼 수 있을만한 수비 옵션이 부족한 상태인 거.

그게 아까 말한 부족한 세부 조정과 맞물려서


피할 수 없게 된 공세가 지속됨 - 일단 열심히 가드(빠른 상단 파크같은 걸 가진 일부 캐릭은 여기서 받아쳐볼 수 있는 수단이 존재) - 가댐이 무지막지하게 쌓임 - 이지를 막아야만 하는 프레임 상황이 히트를 써서 만들어짐 - 이지 잘 걸리면 거기서 라운드 끝, 안 걸리면 상대가 이제 히트를 켜고 비슷한 과정을 함.


이런 과정이 되어버려서 때리는 맛은 있는데 쉽게 질리는 게임이 되어버림.


그래서 개선점으로는 위에 말한 맵기믹 대미지나 가댐 등의 세부적인 요소를

현재 공세를 받아치기 힘든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아치기 좋은 캐릭은 상대적으로 약하게만 짜도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질 가능성은 보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비 옵션 추가해줬으면 하는 게 하나 있는데

굳이 도아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져와서 히트 시스템을 만들어, 브레이크 블로우를 참고해 히트 스매시를 만들어놨는데

왜 히트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브레이크 홀드는 안 가져왔나 싶음.


잠깐 설명하면 이 시스템이 게이지를 절반 사용해서 쓰면 상중하단을 전부 패링하는 패링기가 나가는데,

이걸 성공하면 상대랑 자리를 강제로 바꿀 수 있음.

지금 히트 게이지의 잔량이나 지속력 생각하면, 이것까지 가져왔으면 세부 조정이 부족한 점을 꽤 메꿔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의문인 부분임. 가져올 거면 그냥 다 가져오지...


p.s :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7때 데빌진 나락이 호밍기 된 거에 대해 머레이가 앉아서 막지 왜 횡을 치려 하느냐라는 그 대답이

도아 유저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틀린 답은 아님.

왜냐면 도아는 기본적인 공격이 상대방 횡을 대부분 추적하는 방식이라

상대방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횡을 치는 게 아니면 기술을 못 피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막고 때리는 심리가 맞음.

그걸 생각해보면 개발진이 가진 방향성의 마인드가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2d식 심리를 철권에 적용시키고 싶다는 방향성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거라,

철권은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향으로 바뀔 거 같음.


그리고 젖격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공방 심리가 꽤 재밌게 돌아가는 게임이라

게임의 완성도 자체는 꽤 높은 편이라 생각함.

망한 이유는 그냥 마케팅 방향성을 여캐팔이겜으로 인식을 박은 게 문제였다고 생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