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좀 옛날의 이야기를 꺼내볼까 함


정확하게는 지금 직장에 입사했을때 첫날의 이야기임

여기 팀장이랑 과장이랑 대리에 나까지 
총 4명에서 같이 밥먹으러 갔었음
지금도 분위기는 꽤 좋지만 그때도 좋았어서 다들 나한테 관심 엄청 가졌었음
그래서 밥먹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

학교는 어디나왔냐, 무엇을 전공했냐, 군대는 다녀왔냐 등등
그러다 옆에 앉은 대리가 게임은 하냐 무엇을 하냐고 물어보더라고

이걸 솔직하게 대답해야하나 처음엔 주춤하다가 재촉하길래 당당하게 마비노기 한다고 했음



그랬더니 뭐 대단한거라도 하는줄 알았다고
여기 직원들도 전부 마비노기 한다고

젊은 사람이 용케도 참된 게임을 한다고 칭찬하고는

그 뒤로는 뭐 서버는 어디니, 내실은 어디까지했니, 분위기 좋게 흘러가더라



그러다가 나보고 사냥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드라고
그래서 당당하게 크백 다니고, 글렴은 트라이중이라고 했지
그랬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거야

옆에 있던 대리가 장비는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인퀴에 블리안셋이라고 했더니

"갈!!!!!! 지금 사회 초년생이 감히 버릇없이 나브를 쓰느냐!!"
라고 소리치더라

그랬더니 과장이 웃으면서
"허허 집에 돈이 많으면 벌서 나브쓸수 있지 
근데 나도 이제막 나브 맞췄는데 거 좀 집에 돈이 많나봐??"
하면서 꼽주더라;

팀장이 제지해서 그대로 그냥 조용히 밥먹었음
그 뒤로는 뭐 초상집 분위기로 잠심시간 끝나고 돌아와서 업무보는데
아까 뭐라한 대리가 조용히 부르는거임
따라가서 얘기 들어보니

옛날에는 신입이 함부로 외제차 못끌었다면
요즘은 세상이 바껴서 빽 있는 집안 아닌이상은 함부로 10억넘는 무기 쓰면 싸가지 없다는거임;
뭐 사회의 암묵적 룰이니 예의라느니 뭐라느니 하는데
솔직히 좀 딸피같았음;;

내가 나이는 어리지만 나름 마비노기도 오래했기에 그럴수있지 않나 싶었는데 일단 신입이니까 예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하고 끝냈음
그러고는 다시 업무하러 돌아왔는데

막 엄청 시끌시끌한거임 알고보니 대리한테 털리러 간 사이에 
진상고객이 온 모양이더라
여기 자주 오는 진상이라길래 상판떼기라도 봐두자 싶어서 보는데

미친; 세리스에 블림이랑 레드아이햇까지 쓰고 있는거임;;;
솔찌 블부이들이라면 이건 군침이 안넘어갈수가 없었음
근데 문제가 여기서 발생함

"...그대로 들어올려서.."
그 진상의 아리따운 자태에 나도 모르게 나지막하게 튀어나온 말인데
하필이면 그 진상이 들어버린거임;;

날 째려보더니 다가와서는 지금 뭐라 그랬냐고 따지는데
다시한번 더 자기 얼굴 보고 말해보라고 막 고래고래 소리치더라;;

그래서 나는 점심때부터 이미지 망치고 지금도 제대로 망친것 같아 
그냥 회사 때려칠 마음으로 이판사판으로 나가보자 싶어서 외쳤음
 
"그대로 들어올려서 엉망진창 짐승 수정 섹x 잘썼어요!!!!!"

그랬더니 시끄럽던 그곳도 마치 폭풍전야처럼 조용해짐
다들 당황한것 같더라 내 외침에 팀장도 놀라서 뛰쳐나옴

난 이제 회사생활 망쳤구나 싶던 그때
그 진상이 얼굴을 푹 숙인채로 다시 말해봐라 하더라고
그래서 위에서 말한대로 다시 말해줬지 


잘썼다고





그랬더니 울먹거리면서 얼굴을 들더니 마치 고마운것마냥 내 손을 두손으로 잡고는
그런 감동적인 말은 난생 처음 들어본다고 정말 고맙다고 악수하더니 나한테 친추걸고 가더라


상황 정리되자마자 다들 나한테 와서는 엄청났다고
어디서 그런걸 배워왔냐고 물어보드라고
그래서 나는 그냥 블챈한다 했거든

그랬더니 점심에 꼽주던 과장이 설마 마비노기 블로니 채널하냐고
그런 명품 커뮤니티를 하는 사람을 자기가 몰라봤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
아까 나한테 소리쳤던 대리는 아까는 정말 미안했다고 싹싹 빌었고


그 후 자리 돌아왔더니 메신저가 하나 와있더라고?? 한번 확인해봤더니

발신인 : 팀장
"퇴근후 크롬 키 빼실?"



















그때 당시엔 이제 어케되나 참 막막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웃긴 해프닝도 있었구나 싶음ㅋㅋㅋ

지금은 직장에 잘 적응해서 나름 잘 생활하고 있음
재밌는게 나 없이 다들 사냥 안갈려고들 할 정도로 인기만점이다 싶은게
오늘도 마침 불금이니 좀 이따 저녁먹고난 시간쯤에 다같이 사냥 가자고 톡방 장난아닌데 다들 나부터 찾더라ㅋㅋ











아 참고로 아까 그 진상은 지금 내 옆에서 크롬 돌고있는데 
방금 장기먹었다고 자랑하길래 

장기추라고 말해주고는 쓰담쓰담 해줬음





블붕이들도 회사에서 인기만점 되고프면 

블밍아웃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