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나한테는 중학교때 처음 만나서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하나 있음.


걔가 진짜로 공부빼고는 다 평타 이상은 치는 친군데 딱 하나 문제점이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었음.


평소에는 아무런 티도 안내고 다녀서 잘 몰랐는데  한번은 우울증이랑 환각,환청 때문에 정신병원에 장기 입원을 했을정도로 상태가 나빴음.


전에는 약먹고 자살하려고 했던 적도 있다고 하고.


여튼 그정도로 힘들어 했던 친구여서 나는 한번씩 얘랑 연락 안될때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불안했었음.


그런데 정말,정말 귀신같이 애가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나아지는게 눈에 보이더라.



언제였었나,내 안그래도 좁은 인맥에서 몇 없는 여사친이 남소를 부탁하길래 누가 어울릴까 생각하다 문득 그친구가 생각이 났음.


외모 준수하고, 운동 꾸준히 하는 친구라(주짓수 블랙벨트) 몸도 좋고, 성격도 좋은 데다가 둘이 코드도 비슷해서 딱 여사친이 좋아할 만한 사람인 것 같아서 그날 바로 소개시켜줬음.


다행인지 그 친구도 여사친이 괜찮았는지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다고 했음.


그 후로 계속 둘이 만나다가 어쩌다 보니 커플 관계까지 발전함.


그런데 진짜 사랑하면 사람이 바뀌는건지, 얘가 점점 상태가 괜찮아지기 시작했음.


습관적으로 지 팔뚝 긁어서 상처내던 것도 멈추고, 전보다 우울해져서 가만히 있는 시간도 눈에띄게 줄고.....등등 여러 모로 확실히 나아지는게 눈으로 보였음.


상태가 호전되니까 나중에는 약 먹던거 이제 안먹어도 된다면서 나한테 자랑하러 오기도 하고 그랬음.


여튼 둘은 고등학교때는 어찌저찌 같은 학교로 갔다가 대학에서 갈려서 반 강제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됨.


난 여사친이랑 같은 대학을 갔는데 둘다 자주 못본다고 의기소침 해있는게 꼴보기 싫어가지고 휴일에 본가 내려가면서 여사친을 같이 끌고가서 그친구 앞에다 던져놓고 오고 그런적도 있었음.


무튼 그렇게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그친구가 서울로 올라와서(셋 다 고향 부산) 둘이 같이 동거를 시작했음.


중간에 뭐 많은 일이 있었긴한데...여튼 둘은 별 문제 없이 쭉 이어져서 얼마 전에는 청첩장도 받음.지들 결혼한다고.


그러면서 친구가 나보고 결혼식때 축사 좀 해줄 수 있냐고 하는데 괜시리 눈물이 날라고 하더라.


하루하루 얘가 살았는가 죽었는가도 모를 만큼 위태로워 보이던 친구가 이제는 똑바로 뿌리내리고 섰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거 같음.


내가 얘들을 보면서  사랑이란건 정말 대단하고 또 아름다운 것 이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음.


어쩌면 나락으로 빠질 지도 몰랐던 한 사람의 인생을 저렇게 바꿔놓은걸 보니까 안 그럴수 없기도 했지만.


여튼 둘 다 나한테는 되게 소중한 친구들이라서 앞으로도 별 문제 없이 백년해로 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