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일도 없고 월급도안주고 폭언과 개인적인 

잔심부름만 주는 사장님 때문에 여러모로 심란해서 

장갑 집어던지고 할아버지한테 다녀왔다

부산에서 건케리어 타고 산청까지 도주함 ㅌㅌ

산청에 있는 호국원.사진이 요앞에 간거밖에없네

할아버지는 초 워커홀릭이라서 가끔보는 손주도 열외없이 논밭으로 데리고 가심;;;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마늘 방향맞춰서 심고 나면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따!



싫다면 안할수도 있지만 할아버지가 너무 만족하시는 모습에 그냥 하게됨

할아버지의 작업지시를 모두 완수하고나면 저녁을 먹고 평상에 누워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음

모기향이 익숙해질즈음이 되면 할아버지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혼자 별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함

그러다보면 가끔 할아버지는 몇번이고 으악 비명을 지르며 깨심 

625 전쟁때 꿈을 꾸신듯 함

무슨 꿈인지 잘 얘기를 안해주셨는데 어릴때 한번은 깃발 얘기를 해주시더라

할아버지는 625때 포병이었는데(정확하진않은데 105미리로 들음) 

포를 멈추는순간 괴뢰군들이 물밀듯이 산에서 내려와서 

포를 멈출수도 없고 계속 쏘자니 포가 점점 붉어져서 물도 붓고 흙도 뿌리며 버텼다고 함

떨어지는 포탄에 눈이 어디 있나 아군이 진격했을때는 깃발수가 보고 중지명령을 때려야했는데

깃발수 트롤링으로 자꾸 반대로 신호를 줘서 아군사상자가 많이 나옴

깃발수였던 분은 건너집 할아버지셧는데 내가 깃발 잘 못들어서 친구도 죽고 전우들 많이 죽었다고 평생 자책하심

발포 깃발이 들렸는데 손이 어지러워서 포를 못쏘고 적이 달려드는걸 보는 꿈을 꾸신다고 함

들었을 당시에는 그냥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란 병신이 좀 더 물어보고 듣고 기록해 뒀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듦

역사의 산 증인의 증언인데 역사가 너무 코앞에 있어서 가치를 몰랐음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초록초록 풍경 보면서 돼지 축사 냄새 맡고있다보니 마음이 정리되고 그립고 그랬음

할아버지한테 에솦 취미로 한다고 말씀드리고 여친사진(우덜 스카와 벱씨 흥국) 보여드리고 감사하다 하고 옴

살아계실때 말씀드렸으면 더 좋았을텐데 계셨다면 등짝을 맞았을수도 있다

(할아버지 우덜 스카를 보세요!)


집에 오는데 사장님이 전화와서 어디냐고 물어봄

할아버지한테 왔다고 하니까 다음엔 갈꺼면 미리 말하고 회사 문 좀 일찍 닫고 아버지 보러 같이 가자고 아버지가 말함

우리사장님 욕한사람 패드립으로 다 엄마한테 고소함


평화로운 하루엿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