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보드라운 살덩이가 손에 잡힌다.


 여자의 허리는 팔 하나를 둘러 만질 수 있다. 두 팔로 여자를 끌어안고 한 손으론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론 머리를 눌러 키스하고 나면 골반과 골반이 부딪히는 반발감에 기둥을 고양시킨다.

 애액과 타액으로 추하게 일그러졌지만 본판은 예쁜 여성의 얼굴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아랫배에 쑤셔 오는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여자는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팔로 나를 쓰다듬으며 애무하고 있다. 반쪽짜리 몸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동작이다. 하지만 그만큼 여자의 손은 아름답고 가느다랬으며, 섬세했다. 여자는 마치 실을 짜는 것처럼 능숙하고 섬세하게 나를 어루만졌다.


 나는 여자의 다리 사이에 내 다리를 가위치듯 찔러 넣고, 여자의 허리를 붙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보다 훨씬 가벼운 그녀의 몸은 마치 오나홀 같아서, 살아있는 신음소리를 듣고 있자면 배덕감에 찔려 황홀감이 떠나갈 것만 같다.


 "하아, 하악... 오빠, 오빠. 기분좋아?"


 "응."


 다른 여자들은 이렇게 못하겠지.


 이 홍등가에 있는 어떤 여자도 침대 위의 이 여자처럼 이런 경험을 선사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얼만큼? 얼만큼 기분좋아?"


 "살면서 최고로."


 여자의 숨소리가 내 귓가에서 할딱이고, 다리를 대신하는 두 팔이 내 등을 감싸안는다. 나는 여자를 마주보고 침대에 눕혀 체중을 실으며 고간을 여자에게 쑤셔박았고, 도망칠 수도 없이 여자는 가장 거대해진 남근을 가장 밀접하게 받아들인다.


 "오빠, 나도 오빠 좋아. 오빠같은 남자는 처음이야."


 "왜, 다른 사람들은 너 싫대?"


 여자는 할딱할딱거리며 내게 말한다. 곧 넘어갈 듯한 숨으로. 쾌감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내게 말한다.


 "나만 보면 다 도망가고 말지. 다른 애로 바꿔달라는 게 대부분이야. 가능해도 진짜 변태같은 아저씨들만 나왔지 오빠같이 정상적인 사람은 처음이야."


 "너가 뭐가 어때서? 존나 괜찮구만."


 퍽 퍽 내 골반을 여자의 골반에 부딪히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경험을 시켜주는 건 이 여자밖에 없을 거라고. 다시는 경험해보지 못할 기회라고.

 여자의 골반과 내 골반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할 정도로 밀접하게 닿아 있다. 이 여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두 다리라는 거추장스런 장애물이 없는 한 불가능하다.

 반항할 수도, 거부할수도 없는 이 여자만의 체위에 중독되어가고 있었다.


 "난 다리가 없잖아. 두 다리가 다."



 여자는 두 다리가 없다.


 왼쪽 다리는 허벅지 중간에서 뭉툭하게 잘려 있었고, 오른쪽 다리는 무릎 아래가 날아가 있다.



 "근데도 오빤 나 좋아? 나 이뻐? 나 사랑해?"


 "어, 존나 좋아. 존나 사랑해."


 나는 여자의 뭉툭한 허벅지를 손잡이 대용으로 잡았다. 씨발년. 창녀새끼. 이 여자는 창녀다. 수원 역 홍등가에나 있는 창녀. 친구들을 따라 여기를 오기를 잘 했다. 이 여자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다시는 이런 여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존나게 따먹을 것이다. 평생 다시 보지 못할 여자니까. 다시 보지 못하는 만큼 격렬하게 따먹을 것이다.


 내가 허리를 밀어올리자 여자가 손 끝을 침대보에 긁으며 신음소리를 참았다. 그렇게 계속 여자의 보짓구멍에 내 남근을 쑤셔박았다. 두 다리 없는 새끼, 강간해도 도망도 못 칠 새끼. 다리가 없는 게 정말 커다란 오나홀 같다.

 두 다리를 뺀 만큼 가벼워서 정말 허리를 감싸안아 들어서 박을 수 있을 정도였다.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게 발달한 복근이, 잔근육이 섹시했다. 나는 이 여자를 평생동안 못 볼 생각에 더할나위 없이 거칠게 대했다.


 그럴수록 여자의 허리가 뱀처럼 움직이며 쾌락에 사무친다. 여자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격해진다. 앙앙대며 울고 있다. 울어라 새끼야. 존나게 울어라. 여긴 니가 소리쳐도 아무도 안 와. 창관이니까. 

 두 다리가 없는 만큼 여자의 얼굴은 예뻤다. 이런 여자를 주고도 안 먹으면 그건 고자새끼다.


 "오빠, 오빠, 나, 갈거같애! 잠깐만, 아, 씨발 존나좋아 어떡해!"


 "안에 싸도 되지?"


 나는 여자의 허리를 감싸안고 거칠게 박았다. 다리 대신 머리로 몸을 지탱하며 여자가 허리를 휘었다. 여자의 배가 숨을 따라 크게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다 시작된 경련에 잔근육을 오톨도톨하게 만들었다.

 여자의 목에선 핏대가 스고, 여자의 온 몸에 힘이 꽉 들어가며 전율한다.


 "흐이이이익....! 흐악, 하아, 하아! 흐으으으으.....!"


 "아, 씨발..."


 나는 여자의 몸에 허여멀건 정액을 내뿜으며 몸을 떨었다.


 한 번의 사정으로 조금 말랑해진 자지를 여자의 몸 안에서 길게 꺼냈다.

 하얀 정액이 여자의 보짓구멍 밖으로 삐져나오고 있었다. 침대에 몸을 맡긴 여자가 몸을 떨었다.










-








 [야, 해장국 먹으러 가자.]







 아침에 일어나서 친구들을 만났다.


 묵었던 여인숙에서 잠에서 깨고 나니 두 다리 없는 여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나는 메세지가 온 핸드폰을 머리를 긁적이며 열었다.

 머리가 숙취로 깨질 것 같다. 다 친구놈들 때문이다.


 동창회 때문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이 놈들을 따라 수원 역 뒷편 홍등가까지 와 버렸다. 말하겠지만 살면서 이런 곳은 처음이다. 홍등가에 온 것도, 다리 없는 여자와 잔 것도. 나는 자괴감에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야, 어제는 잘 잤냐?"


 친구 하나가 내 어께를 툭 치며 말을 걸었다. 얼굴빛을 보아 하니 이 친구도 다른 홍등가에 들어가 평범히 여자놀음을 했을 것이다. 뻔히 다 알면서 물어보는구만.

 나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친구들은 내가 어떤 여자와 잤는지 전혀 모를 것이다.


 다리 없는 여자와 하다니. 다시 생각해 보면 끔찍하다.


 내가 술에 취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끔찍하다. 여자의 잘려진 절단면이 생각난다.

 허벅지 아래가 아무것도 없이 그저 뭉툭한 살덩이처럼 중간에서 끝나 있었다. 반대편 종아리도 마찬가지였다.

 멀쩡한 정신으로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해장국을 먹으면서 헛구역질을 할 정도였다.


 물론 얼굴은 예뻤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죄책감이 들고 역겨워서 정신이 혼미했다. 내가 창관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그 여자를 만났어도 똑같은 행동을 했을까? 오늘따라 입맛이 없었다.


 "너네 이제 갈 거냐?"


 "커피 한 잔 먹고 가자. 이대로 끝내기도 아쉽잖아. 너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데?"


 몇 년간 못 본 동창생들이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해장국 먹고 커피 나쁘지 않지. 아침부터 무슨 댓바람이냐 싶겠지만 친구들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혼자 있으면 그 여자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에서 아른거렸다.


 수원역은 번화했다. 사람들도 많이 오가고, 카페, PC방, 편의점. 왠만한 도심지 못지 않게 거대하고 번화한 장소였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카페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우수에 잠겼다.

 그 수원역의 뒷편에 홍등가가 있었다. 상상도 못 했다.


 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홀짝였다.


 친구가 카페의 입구를 가리키며 조용히 말했다.





 "야, 저 여자 의족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장이 떨어졌다.


 친구는 다른 사람이 안 들리게 내게만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친구가 말한 대로, 바지 아래로 신발과 연결되는 부분이 보통 다리가 아니었다. 눈치채기 힘들지만 의족이란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의족을 단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며 단말마를 흘렸다. 그런 나를 친구가 이상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이미 내 안중에 친구는 사라졌다.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는 여자였다. 어젯밤 함께 한 여자였다. 여자는 익숙하게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자주 찾아오는 곳인것 같았다. 여자는 그렇게 계산을 하고, 나를 바라보곤 웃더니, 우리가 앉은 테이블을 향해 걸어왔다.


 "또 보네?"


 "너, 너?"


 평범한 세상에서 보는 여자는 창관에서의 여자와 다른 것 같았다. 청바지에 가죽 점퍼를 입고, 쫙 달라붙는 옷을 입어 슬랜더한 몸을 돋보이게 했다. 웃음도 어제와 달리 시원시원한 웃음을 지었고, 눈화장은 진했다. 어제 침대 위에서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처음 보는 것 같은 여자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했다.


 "누구야? 아는 분이야?"


 옆에 앉아 있던 친구들이 내게 물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그 사이 여자는 옆 테이블에서 의자를 끌고 와 내 옆에 앉았다.


 "친구분들이예요? 같이 앉아도 돼죠?"


 "너, 너 어떻게 여기에?"


 여자는 천연덕하게 내 옆에 앉으며 거리감을 좁혔다. 그리곤 당황하는 나를 보곤 작게 웃었다. 나를 놀리려는 것 같았다. 나는 짙은 화장에 앙큼한 미소를 짓는 여자를 보곤 넋이 나갔다.


 "왜긴 왜야~ 여기가 내 일터 주변이니깐 그렇지~ 그것도 몰랐어?"


 이미 내게는 많이 보던 얼굴인 것 처럼 존댓말조차 쓰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내 친구들의 관심은 모두 갑자기 나타난 낯선 여자에게로 끌려 버렸다.


 "우리 자기 공부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더니 친구들도 만나네? 어떤 분들이야?"


 우리 자기?

 이 여자가 미쳤나? 언제 봤다고 우리 자기라고 말하는 거지?

 나는 한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렸으나, 간신히 평정을 가다듬고 여자에게 내 친구들을 소개시켜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동창생들,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말이다.

 여기서 내가 당황했다가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적어도 소문이 나는 건 싫었다.


 '다리 없는 여자를 창관에서 산' 정신나간 남자라고 친구들 사이에서 소문나는 건 끔찍했다.


 "다 우리 자기 친구들이었구나~ 어머, 이렇게 괜찮은 분들이 다 어디 숨어있나 했더니, 여기 숨어있었네요?"


 여우같은 여자였다. 내게는 익숙한 듯 반말을 하면서, 친구들을 존댓말로 높혀 주고 있었다.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여자의 모습에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이 여자는 내 약점을 쥐고 있는 것이다. '이 남자가 어젯밤에 저를 샀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약점 말이다.


 "근데~ 우리 자기 잠깐 제가 좀 대려가도 될까요? 둘만 같이 하고싶은 얘기가 있어서~"


 여자가 능청스레 친구들에게 말했다.


 "어유, 되죠 되죠. 야. 빨리 가. 꺼져, 꺼져."


 "야, 다음 동창회도 나오는 거다? 이따 카톡 남겨라~"


 친구들은 내 마음과 정 반대로 나를 보내는 것에 열중해 있었다. 이 여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로, 내가 누군한테 잡혀가는지도 모른 채로.

 나는 불안함에 몸을 떨었다. 속에서 별별 생각이 다 들고 있었다. 내가 섣불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자, 여자가 내 손목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해? 잠깐 나 좀 봐야지."


 여자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









 "놀란 표정이네? 또 볼 거라고 생각 못 했어?"


 여인숙 근처의 골목길에서 여자가 길게 담배연기를 뿜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다. 애초에 아침의 홍등가 거리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누가 우리를 본다고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것이다.


 "우리가 언제 봤다고 그런 말을 해? 무슨생각이야? 미쳤어?"


 "어머, 미쳤다니. 우리 사이에? 어젯밤에 있었던 화끈한 대화는 잊었어?"


 여자가 능청스레 대답했다. 내 페이스에는 전혀 넘어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여자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곤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그리고 왜 갑자기 반말이야? 나 몇 살인지 알아?"


 여자가 킥 웃었다.


 "동갑이던데? 누가 먼저 잠들래? 지갑에 있는 민증 좀 봤지~ 본다고 닳는 거 아니잖아? 아니면 다시 오빠라고 불리고 싶어? 오.빠?"


 나는 주먹을 꽉 쥐고 부들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 여자, 애초부터 나한테 사고 칠 생각으로 접근한 거다. 제대로 잘못 꿰였다.

 여자는 능청스레 내게 말했다.


 "오빠 학교 어디 다니는지 알아. 전화번호도 알고. 내 전화번호 오빠꺼에 저장 해 놨으니까 연락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오빠라고 부르지 마. 동갑인 거 알았잖아."


 여자가 킥 웃으며 내게 접근했다. 나는 뒷걸음질 치다가 좁은 골목길 벽에 등이 닿아버렸다.

 여자가 내 목 뒤로 팔을 두르며 키스했다. 담배 맛이 났다. 여자가 내 입에 혀를 섞곤 천천히 입술을 떨어뜨리며 그윽히 나를 바라봤다.


 "내일 다시 우리 가게에 와. 그리고 나를 지명해."


 "뭐, 왜?"


 여자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오빠가 더 잘 알잖아. 사랑한다며. 우리 어제 못 다한 얘길 마저 해야지."


 나를 보며 웃는 여자의 모습에 같은 사람이라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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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될 시 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