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시프와 걸혼한 불면증 몬붕이

결혼한 후로 아내랑 같이 살면서 불면증은 좀 나아졌지만 아내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면서 아내가 없으면 엄청 불안해하게 됨

근데 웨어시프 아내 직업이 양치기라서 매일 밤 늦게 들어와야 하고 가끔은 아예 못들어오는 날도 생기는거임


아내가 돈을 벌어오니 주부 역할인 몬붕이가 하루종일 집 빨래하고 청소하고 기타등등 집안일 다 해놓은 후에

 아내가 좋아하는 샐러드 정성스레 만들어서 저녁으로 차려놔도 정작 비둘기 하피가 물고 온 아내의 쪽지에 오늘 늦게 들어갈 거 같다고 밥 먼저 먹으라고 써져있는거지

결국 아내랑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있으니 무기력해지고 불안해하는 몬붕이를 위해 웨어시프 아내가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자기 털 밀어서 자기 마력이 풀풀 나오는 마력담요를 만들어 몬붕이에게 선물한 것

껴안기만 하면 아내가 바로 옆에 있는 듯한 감각에 절로 안심되는 몬붕이는 아내의 선물을 받고 신나함

웨어시프도 겨우 남편 걱정 끝



근데 털 밀었으면 뭐다? 격렬한 야스해야지
대충 야스하는 소리



그리고 다음날부터 아내가 일 나가면 집안일 다 끝내놓고 담요 끌어안고 잠자거나 책보는 몬붕이

가끔 게임도 하고 티비도 보고 심지어 집안일 할때도 몸에 아내 냄새가 나는 담요를 걸치고 생활하는 몬붕이

그렇게 담요를 엄청나게 애지중지하게되는데



어느 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집안일을 다 끝내고 아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담요를 껴안고 늦은 낮잠을 청하는 몬붕이

그런데 어째 담요가 지 혼자 꿈틀거리는 것 같음


착각이겠지 싶었는데 착각이 아님
담요가 살아있는 것마냥 자 혼자 꿀렁꿀렁 몽실몽실거림

뭐야 이거 무서워



깜짝 놀란 몬붕이가 담요를 보는데, 담요에 아내의 얼굴과 비슷한, 느긋한 분위기의 여자아이 모습이 나타나 있는거임

아내가 잠자는 모습이랑 비슷한 그 얼굴
느긋한 그 자체의 몽실몽실한 그 모습


놀란 몬붕이는 이게 뭐지? 대체 뭐지? 하고 갸웃거리는데 그 담요의 얼굴이 눈을 뜨고 잠깐 멍때리다가 베시시 웃더니 몬붕이를 보고


압빠~ 하고 껴안기는 거임

안그래도 푹신하고 뭉실하고 부드러운 담요가 스스로 살아움직여서 안겨오니

몬붕이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가면서도 너무나 편안해서 그만 푹 잠들어버림



집에 돌아온 아내 웨어시프

집 안에 다른 마물의 기척이 느껴져서 이 인간이 바람피우나 싶었지만 그 느껴지는 마물의 기척이 자신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당황하는 그 때

남편과 끌어안고 잠들어있는 담요 몬무스가 눈에 들어오지


처음에는 순간 화가 났지만 어라? 왜 이렇게 나랑 닮았지? 게다가 마력의 파장도 자신이 가진 마력이랑 똑같음

마치 부모자식 사이처럼 말이야

잠든 몬붕이를 깨우고 상황판단을 해보는 웨어시프

그래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옆집 바포메트 할망구한테 물어보러 감



홍삼캔디 30개통들이를 상납하고 받아낸 답변은

아내 웨어시프의 털로 만들어진 담요가 남편에게 애정과 사랑을 받아서, 즉 정기를 받아서 또 다른 마물, 그러니까 잇탄모멘으로 변해버렸다는 거였음

그러니까 사실상 몬붕이와 웨어시프의 자식이라는 것



평범한 잇탄모멘들은 면 같은 천이라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이지만

둘의 딸인 담요 잇탄모멘은 원재료가 웨어시프의 털이라 그런지 그야말로 몽글몽글하고 부드러움 그 자체

게다가 성격까지 엄마를 닮아 능청스러워서 질문하고 답변듣는 도중에 바포메트 품 안으로 기어가서 애교부리고 바포메트가 야 근데 애 되게 귀엽다 하고 쓰다듬다가 잠들어버리기까지



이런 담요 잇탄모멘을 자식으로 가지게 된 주부 몬붕이와 양치기 웨어시프 이야기를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