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



2019년 기준 러시아 글로벌 브랜드 호감도 순위. 삼성이 무려 1등이다. 그것도 과거부터 쭉.

(그 와중에 매년 한단계씩 나락으로 가는 LG....)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삼성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


1998년 8월17일 러시아 정부는 “모든 외채 지불을 90일간 유예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다. 잘나가던 러시아 시장은 핵폭탄을 맞은 것 마냥 하루아침에 금융거래가 마비되었고 대형 상점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러시아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던 글로벌 기업들은 초유의 사태에 당황했다. 물건은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현지 딜러들에게 외상으로 준 물건의 대금을 받을 길이 없었다.

소니 등 외국 대기업들은 손해가 커지기 전에 앞다퉈 짐을 챙겨 러시아를 떠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끝까지 남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는 사회주의 붕괴로 모처럼 찾은 거대시장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러시아 최대의 컴퓨터 판매업체인 비스트(Vist)사는 삼성전자로부터 모니터를 공급받는 최대 거래처였다. 외상으로 가져간 물량은 600만 달러어치. “돈을 갚아라.” “조금만 기다려달라.” 지루한 협상이 시작됐다. 이전에는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담보 같은 것도 없었다.

결국 삼성전자는 비스트가 갖고 있던 6층짜리 사옥을 대신 받기로 했다. 소유권 이전 절차만 1년이 걸린 끝에 2000년 무사히 건물을 인수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원했던 것은 이 건물이 아니었다. 못 받은 대금을 돌려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약속을 했다. “5년 안에 외상대금을 갚으면 되돌려주겠다. 그동안에는 이 건물에 손대지 않겠다.” 삼성전자는 비스트가 그대로 이 건물을 사무실로 쓰도록 했고 건물 관리도 맡겼다. 임대 수입도 챙기지 않았다.

다행히 러시아 경제는 2000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고유가 덕분이었다. 모스크바의 부동산값은 몇 배가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건물을 팔지 않고 비스트가 돈을 갚기를 기다렸다. “우리는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이 없다. 약속을 지킨다.

그동안 사옥을 되찾기 위해 눈물겨운 재기 노력을 해온 비스트는 약속했던 기간이 끝나기 직전 극적으로 모든 돈을 갚고 건물을 찾아갔다. 두 회사 대표는 밤늦도록 말없이 보드카를 마셨다. 5년 전의 약속은 결국 이뤄진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세계 최정상의 러시아 클래식 발레를 대표하는 볼쇼이 극장. 삼성전자는 이 볼쇼이 극장의 스폰서 중 하나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돈을 싸들고 와서 스폰서가 되겠다고 하지만 극장 측에서는 아무나 받아주지 않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며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하루아침에 끊어지면서 극장은 200여 년의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이때 선뜻 지원에 나선 것이 삼성전자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금까지도 볼쇼이 극장과 최장수 파트너 중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



2. 기아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현재 테니스의 3명의 제왕중 하나인 라파엘 나달.

한국은 테니스의 인기가 그저 그렇지만, 세계 스포츠스타 수입 순위에서 이들이 항상 10위 안에 꾸준히 드는것만 보아도

해외에서 테니스의 위상을 알 수 있을것이다. 나달은 그중에서도 4대 대회로 꼽히는 US오픈, 윔블던, 호주오픈, 프랑스 오픈의

그랜드슬램 우승만 20회에 빛나는 명선수다. 거기에 베이징,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수상했다.


이정도 선수면 대기업들이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스폰서를 하려 든다. 그런데 무려 2004년부터 15년이 넘도록

장기 스폰서를 하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기아다.


나달의 기아 사랑은 위 영상에서도 알 수 있는데,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나달에게 차를 선물하자,

벤츠를 앞에두고 '기아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네요' 라는 답변을 한다. (44초 부근)


왜 이런것일까? 2004년, 나달은 당시에도 이미 톱클래스던 로저 페더러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며

일약 주목을 받았지만 곧 발목부상으로 해당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부상이 길어지며 나달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고, 스포츠계에 슈퍼루키가 잠시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므로

나달에게 스폰서 제의를 하는 기업도 없었다. 


이때 기아가 나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10년짜리 장기 스폰서 계약을 진행하는데,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스포츠는 대형 신인이 나타나 잠시 리그에서 활약하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일이 자주 있는데

10년짜리 계약을 했다가 해당 선수가 더 이상 활약하지 못한다면 생돈만 날리는 셈이기 때문에다.


하지만 기아는 나달에게 배팅했고, 나달은 보란듯이 다음해 롤랑 가로스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전설의 서막을 썼다.

이후로도 나달은 자신이 어려울때 후원해 준 기아에게 감사를 표하며 계속 스폰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5년 연장계약을 맺어, 최소한 2025년까지도 기아는 나달의 스폰서로 남게 되었다.



























3. 넥슨

이 호랑말코같은 기업은 지난 십수년간 의리를 지킨 유저들을 대놓고 엿을 먹인 -메- 사태의 주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