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성녀는 기사단장실에 그가 있다는 칸의 말을 듣고 신분조차 잊은 채 그의 방으로 뛰어갔다.

뛰는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존재해서 애처로워 보였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째서 들여보내 주지 않는거죠?!"


"아무리 성녀님이라도 단장님의 집무실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단장님의 집무실은 오직 단장님과 부단장님 만이 출입하실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잠깐만 얘기할게 있어서 그래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갑작스런 성녀의 방문에 놀랐지만 지시받은 내용대로 성녀를 막아서는 경비들은 이 상황이 굉장히 힘들었다.

교회 최고 지위인 성녀의 부탁이라니, 단장님의 지시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비켜주었지만

그의 아래에서 훈련 받은 기사들은 단장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일종의 사형 선고와 같은 것이었기에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들여보내 주어야 한다는 이성과 지시를 어기면 죽을 것이라는 본능에 고뇌 하던 경비들을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부단장 칸 이였다.


"성녀님! 아니 어떻게 성녀님이 저보다 빠른거에요..."


"부단장! 당신이라면 방에 들어갈 수 있는거죠? 어서 빨리 문 좀 열어줘요!"


"네? 아니 근데 갑자기 왜..."


"급하니까 빨리요!!!"


자애롭고 부드러우며 고귀한 모습만을 보이던 성녀의 이래적인 모습에 칸은 굉장히 혼란스러웠지만 정신을 다 잡고 경비들에게 명령했다.


"괜찮으니까 들여보내줘"


"하지만, 부단장님... 단장님이 아시면 저희 진짜 죽어요..."


"아잇, 내가 책임질테니까 빨리 들여보내 주라니까?"


칸의 책임발언에 방금까지 엄격 근엄 진지한 자세로 성녀를 막아서는 병사들이 순식간에 문 옆으로 비켜서는 것은 기사단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깨는 장면이었지만 칸은 한숨을 쉬며 문을 열었다.


"저, 단장ㄴ..."


"카인!!!"


아니, 문을 열려했지만 순간적으로 그를 지나쳐 문을 부숴버릴 듯한 기세로 돌격하는 그녀에 의해서 칸의 시도는 무산되고 말았다.


'난 진짜 ㅈ됐다...'


칸의 울적한 속마음을 뒤로하고 열린 방 안 단장님의 집무실은 평소대로의 집무실이었다.


단지, 단장님이 안계시는 것과 이상한 종이가 집무실 책상에 올려져 있다는 것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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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은 어디간거죠?"


"글쎄요...? 분명 계셨는데... 이봐, 단장님이 어디 갔나?"


"예? 단장님 출근하시고 나온 적 없는데요?"


"...뭐?"


심상치않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눈을 감더니 손에서 하얀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 성녀님? 갑자기 신성력은 왜... 잠깐, 무슨!"


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의 손에서 신성력이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엄청난 신성력의 양에 깜짝 놀란 칸을 두고 그녀의 신성력이 방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신성력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서 그녀는 눈을 떴다.


"...찾아야 해"


"ㅇ,예?"


반문하는 칸을 내버려두고 그녀는 들어올 때와 같은 기세로 밖으로 나갔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아까부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계속 벌어져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 냉정하고 무서운 단장이 갑자기 기부를 하지를 않나, 성녀님이 그걸 받고 깜짝 놀라서 단장실로 쳐들어가질 않나

혼란스러운 머리를 잠재우기 위해 그는 일어서서 신성력이 휩쓴 방을 대충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집무실 책상을 치우기 위해 책상 위에 올려둔 종이를 보았는데.


"...어 ...에에엑?!!!"


그 후 칸이 정신을 차린 건 시간이 좀 더 지나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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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된건가?"


낮임에도 음침하고 어두운 뒷골목에서 갑작스럽게 그가 나타났다.


경량형의 가죽갑옷을 입고 콧등에 흉터가 있으며 허리에 검을 차고 있는 남자, 전 용사 현 기사단장인 카인이었다.


"칸 그놈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후드를 올려 쓰고는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바보같은 한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봐, 너 누구야?"


아니, 옮기려 했지만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누구냐"


"누군지는 우리가 먼저 물어봤고"


"하, 행님 말하는 뽄새보니까 싸가지가 없는뎁쇼?"


"감히 우리 행님앞에서 그따구로 굴어? 좀 혼나봐야 겠는데?"


뒤를 돌아보니 한손에 칼을 든 대머리 덩치의 남자와 상반된 몸매의 앙상한 남자와 뚱뚱한 남자가 그를 위협해왔다.


"하, 치안관리에 그렇게 힘썼는데도 아직도 깡패가 남아 있다니... 처음부터 할 줄은 몰랐는데"


"뭐? 뭐라고 말하는 거야 이자식 감히 우리를 무시해? 애들아 교육좀 해줘라!"


한숨을 쉬는 그의 태도에 그들이 더욱 화를 내며 달려드는 깡패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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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그를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에게 사실을 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의 집무실에서 돌아온 그녀는 침대위에서 다리를 끌어 안은 채로 고뇌에 차 있었다.


끝없이 의문을 던져도 무엇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머리에는 그를 속인 것, 그에게 상처 입힌 것, 그와 재회하는 것, 그에게 사랑받는 것 들 만이 후회와 소망으로 점철되어 그녀의 정신을 더욱 깎아먹고 있을 뿐이었다.


"성녀님!"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궁수가 보였다.


"이리스..."


"세라... 나... 왜 그랬을까...?"


그녀가 내게 달려와서 날 껴안고, 그 품에 있으니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세라... 나는... 왜..."


"괜찮아... 이리스, 분명 솔직하게 말한다면... 말하면... 흑..."


"세라... 흑... 흐윽,흑..."


"이리스... 내가 찾아볼게, 나는... 궁수니까... 대륙 최강의 궁수니까... 분명... 흑..."


"나도... 나도 찾을거야 찾아서 꼭 말할거야..."


"응... 꼭 우리 카인을 찾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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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고... 배고프고... 글쓰기도 귀찮고... 창작은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