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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나 김얀붕, 밥해조


 글을 올리고 나니, 배가 고픈게 더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런 뻘글 쓸 시간에, 차라리 밥을 하는게 더 좋은 방법이지만, 귀찮다.


  무언가 흥미를 느낄것이 없나 찾아본 갤에서 누군가 걸어놓은 뉴스는, 오늘도 성인 남성 29세 Y씨가 실종당했다는 내용이다.


 커뮤니티를 끄고, 냉동 볶음밥을 볶아먹었다.


 별 맛은 없었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해준 밥을 먹고싶었기에 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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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참기름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집안에 흘러넘쳤다.


 아마 엄마가 올라오신거겠지, 근데 엄마가 온다는 소리는 안했는데.


 샤워하고 밖으로 나가보니 밥상이 차려져있었다.


....뭐지?


 지금 아침 7시인데, 밥상이 차려져있으니, 엄마가 분명 왔다가 가신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걸 보니 어제 글을 올린 얀갤이 생각난다고 해도, 아무리 현실에 얀데레는 존재할 수 없다.


 일단 밥 먹고 엄마에게 전화해봐야지.


 분명 참기름을 듬뿍 친 고사리나물은, 엄마의 취향이자 나의 취향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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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가 끝나고, 8시에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업무가 좀 많아서, 참 힘든 하루였다.


 나도 상상의 동물중 하나인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좋을까.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가을속의 하늘을 거닐듯 살 수 있을텐데. 아버지에게 보여드려 어머니의 칭찬을 받는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지쳐 돌아오는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아버지에게 하소연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


 문을 열으니, 참기름의 향이 고소히 났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점심때 아침의 일이 생각나 전화해보니 어머니는 이 근처에 있는 부모님의 자택에서 꼼짝않고 계셧다는것이다.


 분명 내가 오기 바로 직전까지 조리되었을것이 뻔한 이 밥상에, 나는 따뜻함을 느꼈다.


 일단 누구인지는 둘째치고, 정말로 고마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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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먹고, 아주 약간 남은 잔업을 해결하고 나니, 아무 생각 없이 갤질을 하고싶어졌다.


 응애 나 김얀붕, 누구 여친 되어줄 사람 없나요?


입력하고, 잠시 게임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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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밥먹으시고 항상 케이크 하나 땡기시던 카페에 들렀다. 나도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점심먹고 케이크는 아니여도 에스프레소의 그윽한 향기를 맡는것에 흥미가 있었다.


 나와 안면이 있으신 사장님이, 새로운 알바생이라며 한 숙녀를 소개시켜주셧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의 미인이였다.


 그녀는 분명, 자신이 얀순이라고 했었다.


 중학교 시절, 진로를 찾아 어두운 곳을 헤매일때 자주 만나고, 친분또한 있었지만, 고등학교 이후로부턴 연락이 끊겼던 그녀였다.


 잔잔히 불이 유지되던 화로에, 누군가 장작을 집어넣는듯 했다. 마치 어제와 아침과 저녁, 오늘의 아침이 그리하듯이 그녀는 그리했다.


 자리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찰나, 그녀가 내 테이블로 당도했다.


 나는 그녀를 알았고. 그녀는 나를 모른다. 붙잡으려 했으나, 그것이 기억나 손을 내렸다.


  다만 그녀가 건네준 커피의 손잡이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느껴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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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에 쓸려던것- 응애 나 김얀붕, 밥조. 라는 내용의 뻘글이였는데 회로가 돌아버렸다.


 마지막 문장에서 더 잇는것은 필요 없는 일이라 생각해 없애버렸다.


 재미있게 읽었다면 피드백좀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