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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도 모른 채 그렇게 말하면 해맑게 웃으시던 할아버지를 때때로 생각하곤 한다.

어릴때 주름진 얼굴에 참치캔을 특히 좋아하시던 할아버지를 달에 한번 보러갔었다. 할아버지한테 갈때마다 어머니랑 아버지는 항상 나를 데리고 참치캔 선물세트를 사러 갔던게 기억이 났다.

좀 크고 난 뒤 어떻게든 발품을 팔아 이젠 나오지도 않는 구형 폰을 어떻게든 구해 가져다 드리면 아이같이 좋아하시며 금고에서 주섬주섬 참치캔을 꺼내서 주셨다.

직장에서 가끔 힘든 일이 있었을 때는 얼굴이 반쪽이네. 라고 말하시고는 주방에 들어가서 초콜릿을 들고 오셔선 지금부터 초콜릿 대회를 시작한다고 하시는 바람에 웃음이 터진 적도 적지 않았다.

무덤 앞의 평상에 놓인 종이컵에 술을 따랐다. 옆에서 바람에 휘날려 부스럭거리는 봉투 안에서 참치 캔을 꺼내 뚜껑을 까고 올렸다. 초콜릿 두어개 포장을 까서 올렸고 이제는 낡아 켜지지 않는 구형 폰을 꺼내 올렸다.

로딩이 있다는 그때의 아릿한 추억을 다시 꺼내며 무덤에 등을 돌려 걸어갔다.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사라진 게임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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