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 여자친구 얀순이에게 불만이 생겼다.

아니 최근 생겼다고 하기도 뭐하다.

실제로는 사귄지 한달 뒤 부터 생긴 것이니까.

그녀는 나에게 마음의 문을 확실하게 열어재낀 후부터...아마 사귄지 2주 후부터는 내 앞에서 욕을 말에 섞기 시작했다.

정말...버릇이라는 건 무서운 것 이였다...

처음엔 어느 정도 귀여웠다.

나에게 확실하게 신뢰가 생겼다는 것이고 남들한테 전화 하는 걸로 보아 나 이외의 사람에게는 이렇게까지 안한다는 걸 알았으니까.

하지만 욕은 결국 욕이다.

계속 듣다보니 나는 중학교때부터 올바른 생활만 살았던 사람이여서 그런지 점점 불편해지고 말았다.

내가 욕을 여태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평소엔 상냥하고 착하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나도 그렇게 올바른 남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선을 너무 넘었다.

그리고 내가 그녀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안했다던가 그런건 또 아니다.

여태껏


"얀순아 욕 좀 줄이자..."



"얀순아 오늘 하루만 욕 안하기 어때? 오늘 데이트 비용은 내가 낼 테니까."


등등 여러 가지를 해왔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하루 이틀만 가다 그 다음날이면 다시 욕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다시 그 삶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더 이상은 못 참겠다.

어차피 사귄 것도 2년정도........

2년.....길다...

나는 그녀를 위해 약 2년이나 참았던건가?

있는 사랑 있는 정 다해서 여태 참아왔던건가?

뭐 결국 여러 일 뒤에도 그녀는 안 고쳐졌으니 그녀는 나와는 끝까지 갈 인연이 아니였던거지.

카톡으로 헤어지자 하는 건 아무리 그래도 예의는 아니겠지.  


                               얀순아 잠시 시간 돼?.:



얀수얀수니:왜 그래?



                                 

                        잠시 얀얀공원에서 만나자.:


얀얀공원....그녀의 집과 나의 집의 중간쯤에 있어 우리가 자주 만나던 곳이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재밌는 일도 많았지만.....한동안은 못 가게 되겠네.

일요일에 내가 부르는 건 처음이니까 놀랄지도 모르겠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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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가 날....일요일에 불렀다고?

얀붕이 말로는 일요일은 뭐든지 쉬고 싶은 날이니까 집에 앉아서 명상이나 한다고 했는데?

심지어 전에는 집 나가기 귀찮다고 밥도 굶었다고 하던데...

그런 중요한 날에....날 불렀다고?

일요일에는 쉬기 이상으로 중요한 게 없다고 하는 그가...나를?

무슨 중요한 일이겠지?

..............

....프로포즈를 해주는건가...?

그래 그럴만 하지 2년동안 확실하게 사귄 우리니까....

최근 행동이 이상하더만 참 이런 걸 준비하고 하하...

.....결혼하자고 하면 나쁜 버릇은 확실하게 고쳐야겠네...

아니! 오늘부터 고치자!

얀붕이도 맨날 고치라고 해왔고...

이제 나도 바뀔 때가 된거구나...

.......

아니지 뭘 생각하고 있는거야 참...

김칫국 그만 마시고 씻어야겠다.

그래도...

만약 프로포즈를 안해준다 해도 바뀔 때가 되었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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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그냥 지루해서 불렀다고 할까...

역시 헤어지자 하는 건....

아니 안된다.

마음은 저번달부터 다잡았고

생각은 저번주부터 다잡았다.

이제와서 그냥 데이트만 하다 간다 해도 나의 고통만 늘어날 뿐이다.

고통?

그녀와의 시간을 고통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 헤어지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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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아!!"


저 멀리에 서있는 얀붕이를 불렀다.

시간은 저녁 시간 때즈음

이런 공원에 사람이 많을 시간대는 아니다.

그건 그렇고 얀붕이 왜 이렇게 진지한 얼굴로 대답을 해주는 걸까?

뭔가 결심한듯한.....

설마?

진짜로?

........

난 각오 되어있으니까...


"그래서 얀붕아 왜 불렀어?너 일요일에는 사람하고 노는 스타일 아니면서."


"그게....음...."


고민하고 있다.

아마 정말로 큰 고민이겠지.

우리 인생을 하나로 합치는 고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할거면 빨리 해줘!


"우리 헤어지자."


..........

..........?

뭐?

뭐라고 한거야?

뭔...뭔 소리야 갑자기?

프로포즈 하는 게 아니였어?

왜 왜이래 갑자기 뭐 뭐야....

뭔데 뭐야 나한테 갑자기 왜 이래 왜 이러는건데

난 아직도 얀붕이가 좋은데 사랑하는데 행복한데

보는 것만으로 함께 하는 미래가 상상 되는데

헤어지자고?

뭐야 뭐냐고 뭔데 시발 뭐냐고 

왜 오늘 갑자기 좆 같은 상황이 왜 갑자기 펼쳐지는 건데 시발

뭐 차라리 이러 이러한 일 때문에 너한테 정 떨어진다라고 해서 싸우기라도 하던가.

아니 우리 사이면 싸울 수도 있지

그래 사람 사이면 싸우는건 당연한거지

시발 근데 이건 아니잖아 시발 진짜...

아니지 이건 아니지...

왜 갑자기 헤어지자는 건데...

얜 또 왜 말이 없어 시발....


"얀붕아 뭔 소리야...ㅆ....왜 그래..."


"너 평소에 욕하는 거.난 2년 동안 참았어.평소에 고칠려고 뭘 해도 안 고쳐지는 것 같아서.....헤어질려고..."


...................

그래....

참 너 다운 간단한 이유구나.....

내가 나쁜 거구나.....

그래....너 말이 맞다....내가 잘못했지...

평소에 고칠려고 해도....시발...고칠려고 해도...

아무리 해도 안 고쳐져도 너 만큼은 날 사랑해줘서...

너는 자주 고치라고 하긴 했지만 안 고쳐도 충분히 사랑해줘서...

네 앞에서는 이래도 되는줄 알았는데....

네 앞에서 남들 앞에선 못하는 걸 참지 않고 풀어내도 되는 줄 알았는데.....

너도 남들처럼...아니 남들보다 참고 있었구나...?

왜 평소에 좀 더 강하게 말을 못했어...

왜 맨날 무슨 프로젝트 하는 것처럼 농담조로 그랬어.....

좀 더...좀 더 강하게 말해 줬으면....

내가 욕해서 정 떨어진다고 했으면....고쳤을 텐...데...

왜 쓸때없이 상냥하고 지랄이야...

그건 상냥이 아니라 위선이라고 씹새끼야...

그래도 난 너가 좋은데..


"야...아니다...그래...내가 미안하다....미안해...진짜...진짜....그러니까...한번만 봐줘...한번만 다음부터 고치고 올테니까 제발 한번만 한번만 봐줘...어? 이렇게 매달리는데도 안 봐주면 안 되는거 알지?제발...우리 좋았잖아?"


추해보여도 좋아.

그냥 너가 딱 한번만 기회를 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정말로 진심이니까 제발 한번만 제발.


".......미안하다..."


"아니야 아니야 제발 뭐가 미안해 어? 딱 한번만 진짜 딱 한번만...흐끅...진짜로...제발....흐에에에엥...."


얀붕이 없이는 못사는데

왜 날 떠날려고 하는거야

그렇게 착한 얀붕이가

왜 점점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거야

왜 쓸때없이 손수건은 내 손에 주고 가는거야

......

좆같이 상냥한 새끼...시발...

시발...시발...시발!


"야 시발놈아! 제발 한번만 들어 달라고! 시발!왜 그러냐고!평소에 정 떨어진다고 말을 하던가!좀 더 강하게 말을 해줬어야지!난 너처럼 성실하고 상냥한 인간 군상은 못 된다는 걸 알았을 거 아니야! 시발 그러면 나한테 맞게 프로젝트를 준비해야지!"


...........!

아니야...아니야 아니야!

내 본심은 이런게 아니야!

아니야 그냥 욱해서 말한 것 뿐이야!

우리 둘의 헤어짐은.....그래도 최소한 이렇게 추하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끝나면 안돼.


"미...미안해 얀붕아 돌아와! 아니야! 본심이 아니야!잠시 욱해서 그랬어! 돌아와 줘!한번만 더 기회를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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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

기회를 한번만 더 달라

미안하다

왜 평소에 좀 더 강하게 말하지 않았느냐

방금 거는 진심이 아니다 돌아와 달라

미안하다

제발

.......

미안해 얀순아...

난 역시 너한텐 안 맞는 위선적인 인간인 것 같아.

돌아가서 잠이나 자야지....

내일은 일 쉬고....


그리고 잘 때까지 그녀 생각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지금 어떨까.

겉으론 저래도 속은 많이 여리니까 아마 계속 울고 있겠지...

평소에 욕은 자주 해도 사랑하다 자주 해주는 어설픈 여자니까....

그녀도 지금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겠지....

안되는데....나도 울면....안돼...흑...

....아...



울다보니 잠에 든 모양이다.

일어나니 7시 12분

애매한 시각이다.

적당히 씻고 밥먹고 하다보니 어느새 8시

....그녀의 전화가 왔다.

놀라서 

기대돼서

아직도 사랑해서

그런 나를 알아채서

허겁지겁 전화를 받는 나....

추하다 추해

...마지막 말 정도는 들어줘도 되는 거겠지.


"얀붕아...받아준거구나..."


딱 들어봐도 하루종일 울었다는걸 알 수 있는 목소리.

.....난 그녀에게 저런 짓을 한 건가?

이럴 것 같았으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지..왜 전화했어..?"


"아니...어느 그 헤어짐은 너무 추해서....오늘 제대로 헤어지자고...헤어질거면...최소한 좋은 추억만 가지고 헤어져야지..."


아 그렇구나...

그녀도 이제 헤어질 각오를 얻었구나.

.....거부할수가 있을 리가 있겠나


"그래...그럼 어제 그 공원에서 만나자.."


-뚝


난 다시 그 공원에 나갈 수 있는 걸까?
다시 가서 헤어지자는 말을 다시 해줄 수 있는 걸까?

헤어지자는 말을 그녀가 해준다면 들어줄 수 있는 걸까?

그래 솔직히 이제 와서 많이 추하지만 후회된다.

최근 나는 그녀를 그녀로서 제대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 안에 있는 불평과 불만이 그녀의 단점을 그녀를 가릴 정도로 보여준 거겠지.

그녀는 욕 같은 걸로 모든 장점이 사라질 정도의 여자가 아닌데.

일단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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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헤어지자는 말 후에 집에 어떻게 들어와서 쭉 잘 때까지,울다 잠들어서 일어나서도 고민해 보았다.

마음이 어지러워서 그런지 오랫만에 일찍 깨어났고 한동안 자신의 마음을 정리했다.

역시 난 얀붕이 없이는 안된다.

나 같은 여자는 얀붕이 없이는 안된다.

얀붕이가 다른 여자랑 사귄다고 상상하면 속에서 열불이 난다.

얀붕이를 남에게 넘길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나와의 관계를 끝낼려고 한다...

어쩌지? 

그래서 일단 얀붕이를 불렀다.

장소는 어제 그곳....얀얀공원....


....저기 멀리에서 얀붕이가 걸어오는게 보인다....

아무 아이디어도 없는데...

역시 얼굴을 보니 헤어지기 싫다는 마음이 솟구쳐 오른다.

진심으로 얀붕이를 떠내 보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쩌지?

역시 벽돌로 뒤통수라도 치고 납치라도 해야하나?

아니지....사랑하는 남자에게 그런 짓을 할 순 없지.


"얀순아..."


어느새 이렇게 가까이 온건지...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니까....

역시...

울 것 같아...


"얀순아...준비 된거야...?"


아니 안됐어

평생 될 일도 없을테고

널 떠나보낼 준비따위 될리가 없잖아.


"...........얀순아 그러면...헤..."


헤어지자.

그 말 만은 안돼

트라우마로 남아버렸다고

그 말을 다시 한번 들으면 죽을지도 몰라

안된다고 안돼! 안돼!


-털푸덕


그렇게 우리 둘은 나의 갑작스러운 돌격으로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그는 살짝 놀란 모양이 였지만 그래도 얼굴을 보니 몸은 괜찮아 보였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푹 누른 채 울고....울었다...

하염없이 울고 또 울고...울고...

약 5분 뒤 나는 겨우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싫어....역시...헤어지기 싫어....난 역시 얀붕이 없이는 안돼....미안해...고칠테니까...제발..."


계속되는 울음과 함께 속마음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안되는데.

아까 문자로는 추하게 헤어지지 말자며

너가 말해놓고 이렇게 까지 추하면 어떻게 박얀순.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그는 헤어지고 싶을텐데.

이제와서 쓸 때 없는 기대를 끝까지 하는거야?

그는...

왜 울고 있는 거야...


"사실...사실 나도 싫어 얀순아....미안해...내가 너무 이기적이였어...욕 따위로 너를 버리면 안됐는데...미안해...."


아....그런가...

아?...아..!아!아아아!!

두번째 기회가!

얀붕이의 사랑이!

결국....돌아온 거구나... 

하하...정말...

울음이 멈추질 않는걸...


"얀순아...미안해...추하지만..."


"추해도 상관없어!사랑해 얀붕아!추한게 뭔 상관이야!너가 사랑해주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상관없어!"


"그래...얀순아!사랑해!"


아침 조깅 나온 사람들이 쳐다본다.

잠시 산책 나온 사람들이 쳐다본다.

상관 없다 눈물 콧물 범벅인 얼굴인 채로도

아는 사람이 봐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옆집 개가 봐도

얀붕이가 나에게 다시 사랑해준다 했는걸.

너무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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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고 일주일째.

전채적으로는 많은 것이 변하진 않았다.

하지만 하나...아니 두 개가 변했다.

그녀가 욕을 전혀 안 쓰게된 점과.....그녀가 나에게 집착....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헤어지자는 말에는 진짜로 트라우마가 생긴 모양이고, 같이 자고 일어났을 때 내가 안 보인다고 울어서 화장실에 있던 내가 당장 달려가니 버리지 말라고 난 너밖에 없다고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며 머리를 쓸어내려줘 겨우 진정시킨 적도 있었다.

자신과 내가 다시 헤어지는 상황으로 돌아가는 악몽도 꽤 자주 꾸는 모양이고 아무튼 내가 없으면 진짜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

평생 책임질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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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다음 작품은 가면라이더에서 본 캐릭터 두명 중 한명을 얀데레로 만들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