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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으응"


얀붕이는 하꼬 스트리머에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돈과 밥이나 축내는 밥벌레 새끼에요.


가만히 밥만 축내면서 게임만 하는게 좀 그랬는지, 조금이라도 돈을 벌고 싶어져서 시작한 스트리밍이었어요.



"자 오늘은 얀붕이의 골드 승급전 진행합니다~"


게임도 잘 못하면서, 어떻게든 게임 방송으로 끌고 가려 하지만,


-어차피 승급 못할거면서 ㅋㅋ 마 일어나서 빵딩이나 흔들어라 


-ㄹㅇㅋㅋ


-ㄹㅇㅋㅋ


-아 개꼴리네 개따먹고싶다 ㄹㅇ


-얀붕이따먹고싶다님이 1000원 후원! '응딩이 흔들면 만원 ㅋㅋ'



몇십명도 안되는 악질들만 꼬여서, 어쩔수 없이 엉덩이나 흔드는 얀붕이였어요.


언제든지 밴해서 쳐낼수도 있었지만, 그 분위기를 주도하는 '얀붕이따먹고싶다'는 방송을 킬 때마다 10만원 이상, 가끔은 더 많이 후원해줬기에, 얀붕이는 그저 참고 방송을 이어나갈 뿐이었어요.


방송만 키면 10만원 이상이라고요.


누가 거부할수 있겠어요.






얀순이는 돈이 많아요.


원래 집에도 돈이 많았고, 고등학생 때부터 어플 개발이니, 프로그래밍 외주니, 영상 편집이니 그런 것들로 돈을 벌어오다가 창업해서 대박을 쳤거든요.


돈이 복사가 된다니까요?


4차산업이라는 큰 물결의 수혜를 크게 보면서 돈을 복사해나가는 얀순이였어요.


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 만큼 하루하루가 일로 가득했어요.


집에 돈이 많은데 열심히 일 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고요?


아니요.


얀순이의 집안은 꽤나 엄해서, 얀순이를 집의 돈을 마음대로 쓰게 두지 않았어요.


그저 평범한 다른 집안정도의 용돈만 쥐어주고, 사치도 못 부리게 했어요.


하지만, 얀순이가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 생기면 돈을 엄청나게 부어서라도 완벽하게 가르치려 했죠.


그런 환경 속에서, 얀순이는 하고싶었던 프로그래밍과, 영상편집 기술을 기를 수 있었죠.


그러다 얀순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스스로 자립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었죠.


참된 집안이에요.


하지만, 얀순이의 부모님은 자신들의 자식에게 사랑을 주고, 관심을 기울이는데에는 서툴렀어요.


최대한 잘 키우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는 다른 집보다 서툴렀죠.


그 결과로, 얀순이는 가슴 한편에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자리잡아요.


그 마음이 뒤틀려버렸던 걸까요?



"응...딩이 흔들...면 5만원... 됐다."


-얀붕이따먹고싶다님이 5000원 후원! '응딩이 흔들면 5만원 ㅋㅋ'


한 하꼬방에서 '얀붕이따먹고싶다' 라는 천박한 닉네임으로 돈이나 쏟아붓고 있었어요.


화면 너머의 동갑내기가, 자신의 돈 때문에 울고 웃고, 엉덩이나 흔들어대는데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뭐, 단순히 그런 가학심에서 기인한 후원은 아니었어요.


그의 방송 스타일은 뭐랄까, 찐따스러우면서도 잔잔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송이었어요.


악질 시청자들이 그 분위기를 조금 꼬아놓았지만.



"승급 각이다! 승급 각!"


그리고 게임 한판 한판을 이길때마다 환한 모습으로 좋아하는 그 모습이 얀순이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얀순이의 바쁜 나날 속에서 찾아낸 한 줄기의 생명수같은 방송이었죠.


사람도 적었기에 한 명 한 명 인사해주는 것도 좋았고요.


얀순이는 매일같이 그의 방송을 녹화해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보곤 했어요.


시간이 나면 혼자서 그의 방송을 편집하고, 혼자 보기도 하면서요.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얀붕이의 팬이 되어있었죠.


그러다, 얀순이는 갑자기 그 편집본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어졌어요.


기껏 편집했는데, 혼자보긴 아까웠나봐요.


그게 어떻게 될 지는 알지 못했지만요.







얀붕이는 당황했어요.


방송을 쉬는 날, 유튜브 영상이나 멍하니 보다가 유튜브 메인에 자신의 얼굴이 썸네일로 된 영상을 발견했거든요.


자신은 편집을 해 본적도 없으니, 팬이 편집한 것임을 알아채요.


"이게 뭐야..."


하지만, 얀붕이를 가장 당황하게 한 건 조회수였어요.



"12만회..?"


네.


유튜브는 무적이고 알고리즘은 신이에요.


얀붕이는 급하게 방송 팔로워를 다시 확인해요.


22명에 불과했던 팔로워 수가, 500명 이상으로 크게 뻥튀기되었어요.


유튜브 편집 영상으로 유입된 팔로워였어요.


그 영상이 올라가고, 한번도 방송을 킨 적도 없는데 400명 이상이 팔로워가 되었어요.


유입이라는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방송을 켜고, 노를 젓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죠.







얀순이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자신이 별 생각없이 올린 편집본이 이런 결과를 불러 올 줄 몰랐으니까요.


얀붕이의 방송은 얀순이의 영상이 알고리즘을 탄 뒤, 급성장했어요.


원래, 단순히 알고리즘만 잘 탄다고 방송은 성장하지 않아요.


알고리즘으로 유입된 유입을 잘 쥐고 있는 것이,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더 많은 유입을 불러오는게 중요하죠.

얀붕이의 방송은 아까도 말한것처럼 텐션이 높지는 않아요.


억지로 텐션을 높이려 하지도 않고요.


그저 기쁜 상황에서 환히 웃고, 슬픈 상황에서 울고, 조금만 갈구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곤란해하고.


그런 자연스러운 방송진행과, 거기에 섞여있는 찐따스러운 테이스트가 왜 그렇게 인기가 있었을까요.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얀붕이의 방송은 잠시의 유입으로 멈추지 않고, 크게 성장해요.


얀순이는, 일조차 요즘 손에 잡히지 않아요.



-얀붕아...왜 인사 안해줘?


-얀붕아? 왜 인사 안해줘?


-얀붕님 인사해주세요


아무리 채팅을 쳐봐야, 인사는 돌아오지 않았고 차단을 먹었고,


-얀붕이따먹고싶다님이 10000원 후원! '응딩이 흔들면 5만원 ㅋㅋ'



"후원은 감사하지만, 이방 그런방 아닙니다"


-돈먹고 튀는거보소ㅋㅋ


-닉 미친련ㅋㅋㅋㅋ


-쫄?쫄?쫄?



"안됨"


얀붕이는 예전처럼 몇만원에 엉덩이 흔들던 얀붕이가 아니에요.


더 이상 계속 성희롱을 걸 만한 방송 분위기도 아니었고요.


순식간에 올라가는 채팅 속 몇명에게 인사를 건넬수도 없어요.









얀붕이는 행복했어요.


어찌저찌 팬영상으로 알고리즘을 크게 받고, 대기업과의 합방으로 그 또한 대기업이 되었거든요.


이제는 돈이 쏟아져요.


매니저도 생겨서, 악질 유저들은 걷어내고 편안한 방송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었거든요.


더 이상 변태들에게 시달리면서 돈을 벌지 않아요.


이제는 그냥 편안하게 게임만 하면 돈이 쏟아져요.


자기 방송의 분위기가 좋다나.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방송을 좋아해줬고요.


어떻게 안 행복할 수 있겠어요?


단순한 유입으로 끝날 줄 알았던 방송은, 이제 팔로워 20만명을 거의 달성해 나가요.


방송만 키면 시청자도 2000명이 넘어가요.


부모님도 요즘 얀붕이가 벌어오는 돈을 보고는 예전처럼 방에만 있는 얀붕이에게 뭐라고 하지 않아요.


얀붕이의 부모님은 20살이 넘어가는 중졸 얀붕이가 걱정이 되었었어요.


하지만, 얀붕이가 행복해 보이고 굶을 일도 없어보이니,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아요.


얀붕이의 집안은 화목해지고, 얀붕이 또한 너무 행복했어요.


이래도 되나 생각할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