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yandere/39916076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출퇴근 하는 매일을 보내는 얀붕이.


어느 날, 여느때처럼 피곤에 짓눌려서 내려오는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잡아 고정시키고 회사로 향하는데 오피스텔 입구에서 평소에 커피도 주고받고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관리인 아저씨가 말을 거는 거야.


"어! 603호 청년! 어때 좀 잘 지내?"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얀붕이는 너스레를 떨면서 받아치고 아직 시간도 좀 남았겠다 아저씨랑 이야기 좀 하면서 잠이나 깨야겠단 생각으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그래도 그런 이쁜 여자친구도 있으니까 힘이 나겠네."


"네?"


업무에 치여서 근 3년 동안 여자친구 같은 건 만들 기회도 없었던 얀붕이였는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싶어 저절로 어이없단 반응이 나오는 거지.


"무슨 소리세요. 여자친구가 어딨다고."


"어허~ 부끄러워하기는"


평소에도 젊은이들 연애하는 거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게 일상인 이 주책맞은 관리인 아저씨는 얀붕이가 쑥스러워 그런다고 생각하면서 한 가지 얘기를 해주기 시작하는 거야.


"그 왜 저번에 그대 여자친구가 왔잖아."


"아니 그러니까 없다니까요. 없는 사람이 어떻게 찾아와요."


아저씨가 다른 사람이랑 착각했겠거니 싶어 헛웃음을 지으면서 그렇게 대답한 얀붕이였지만


"이 사람이? 자네가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비밀번호를 모른다고 열어달래서 내가 603호 문도 열어줬는데? 같이 찍은 사진까지 보여주더만."


너무 자세하고 정확한 아저씨의 말에 얀붕이도 살짝 의아한 동시에 소름이 돋기 시작해. 왜냐하면 얀붕이는 그런 기억도 없고 최근에 집에는 계속 자기 혼자만 있었거든.


"그... 그게 언제에요?"


"어? 사흘...전인데? 뭐야 진짜 몰라?"


진지한 얀붕이의 반응에 관리인 아저씨도 긴가민가하다가 그때 뒤에서 얀붕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와.


"얀~붕아~"


목소리를 따라 오피스텔 입구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여자가 웃는 얼굴로 얀붕이를 보면서 다가오는 거야. 그 여자는 분명히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였지.


"너..."


"뭐야~ 맞잖아! 아유 난 가야겠다."


"아! 저... 아저.."


"얀붕아."


얀붕이를 부르며 다가오는 그녀를 본 관리인 아저씨는 젊은 친구들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냅다 자리에서 도망쳐버리고 그 자리에는 당황한 얀붕이와 생글생글 웃으며 얀붕이 앞에 선 여자만 남아있게 됐어. 


얀붕이는 얼어붙어서 입이 안 벌어졌어. 아저씨의 말대로라면 눈 앞에 선 그 여자가 자신도 모르게 사흘 동안이나 집 안에 숨어있었다는 얘기였고 또 무엇보다 그 여자는 3년 전에 집착이 너무 심해서 도망치듯이 헤어졌던 전 여자친구 얀순이였거든.


"너가...오..애...왜... 여..기..."


얀순이를 보자마자 얀순이와의 달콤살벌한 추억들이 떠오른 얀붕이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얀순이는 그런 얀붕이의 품으로 냅다 뛰어들어서 얀붕이를 껴안았어.


"하아- 얀붕이 품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너가 여길 어떻게..."


"왜 이렇게 말을 더듬어 얀붕아, 내가 무서워?"


얀붕이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지금 눈 앞에 벌어진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어서 그저 뚫어져라 얀순이를 쳐다보기만 했어.


"아~ 우리 얀붕이 너무 반가워서 말도 안 나오는구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근데 얀붕아 어떻게 여자친구한테 연락을 한 번도 안 할 수가 있어? 내가 하는 연락도 다 씹고. 3년 동안이나."


"히익- 죄송해요 누나 진짜 잘못했어요."


얀순이의 기세에 눌린 얀붕이는 얀순이의 품에서 벗어나려다가 안되자 반대로 얀순이를 꼭 껴안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과거의 습관 그대로 빌기 시작했어.


"하아- 참나..."

"얀붕아 그러게 나쁜 짓을 하면 안되지..."

 

얀순이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도 아직 과거의 습관이 몸에 베어있는 얀붕이를 보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웃음을 짓고 얀붕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줘.


"시발 너 찾는다고 내가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그래도 난 착하니까 우리 얀붕이 특별히 용서해줄게?"


그리고 얀순이의 그 말에 점점 진정되어 가던 얀붕이의 뒷통수를 확 잡아채고 마지막 말을 덧붙여.


"오늘은 빨리 돌아와. 알았지? 만약에 또 도망치면....."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