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가 되기 위한 한림읍장, 애월읍장, 성산읍장의 정치싸움을 다루고 있는 얼음깨기 이벤트도 중반이 흘렀다.


 특히 이번 스토리는 명빵 특유의 복잡한 스토리텔링도 없고, 좆같은 녹차단또의 떡밥투척도 없이, 그저 전통과 발전을 바라보는 세 가문의 대립이 쉐라그의 현실과 명빵 세계관을 잘 드러냈기에 더욱더 스토리텔링 면에서 호평을 받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스토리에선 의외로 주제의식과 더불어 각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잘 드러난 스토리였다. 다람쥐 구조대(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가 임팩트 없이 아머레스 유니온에게 줘털렸던 지난 니어 라이트 스토리보다 더욱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에서는 얼음깨기 스토리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에 대한 간단한 평가를 하고자 한다.



***



1. 실버애쉬 진영


(1)엔시오데스 실버애쉬


 이번 스토리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다.


 솔직히 말해서 스토리 내의 캐릭터성이나 임팩트 보단 애니pv의 '맹우애'의 임펙트가 너무 강한 탓에 실버애쉬의 캐릭터성이 묻히는 경향이 없잖이 있지만, 그래도 얼음깨기 내에서는 인상적인 행적을 보여준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실버애쉬는 얼음깨기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유일하게 한 줄 평가를 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이는 그만큼 실버애쉬가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데,


 1. 실버애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쉐라그의 여러 세력에 의해 암살당했던 과거가 있다.

 2. 그리하여 어린 시절에 일찍 가주의 자리를 맡고, 빅토리아로 유학을 떠나 거기서 인맥과 자본을 갖췄다.

 3. 유학을 통해 넓어진 시야로, 쉐라그의 개혁 필요성을 느끼고 카란 무역회사를 세우고, 쉐라그의 강력한 세력이 되었다.


 이렇게 세가지 요소가 실버애쉬의 행적인데, 2의 부분에서 주된 목표가 '가문을 몰락시킨 정적에 대한 복수'였다면, 3의 부분에선 '낙후된 쉐라그의 개혁'이 주된 목표를 가지게 된다.


이러다보니, 작중 실버애쉬는 '쉐라그의 개혁'을 우선시 하며, 겸사겸사 '자신의 사적인 복수'를 진행하게 되는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선보이게 된다.


(2)노시스

입체적인 실버애쉬에 비해 노시스의 캐릭터성은 한 문장으로 축약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지 할일 만 하는 새끼'


 자기의 관심사 외에는 그 무엇도 관심이 없으며,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알려하지 않고 고려하지도 않으려 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바로 노시스이다.


 이런 그의 성격은 자신의 수하인 묀히를 대하는데서 잘 드러나는데, 설산 사변의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한 명분으로 묀히를 체스말처럼 부리면서도 끝내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바람에, 묀히가 떠나간 부분은 노시스의 무신경한 캐릭터성을 잘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묀희가 떠나면서 노시스에게 받은 나이프(잠재증표의 그 나이프가 맞다.)를 놓고 떠나가는 장면은 노시스의 무관심함이 둘 사이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났음을 의미하기에 더더욱 그의 무신경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3)묀히



실버애쉬&노시스 계획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윗사람에 의해 좋을 대로 농락 당한 아랫사람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특히 묀히는 작중에서 두 명의 주군을 섬기는데, 하나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생각이었던 노시스이고, 다른 하나는 노시스의 명령에 따라 거짓으로 섬겼던 브라운테일 가문의 호감빡통, 시우루스이다.


 그녀의 비극은 그녀를 대하는 두 주군의 태도에서 드러나는데, 노시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설산 사변의 장기말로 대한 반면, 시우루스는 그녀가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처벌받을 각오를 하며 그녀를 변호해줬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진심으로 섬겼던 이에게는 그저 하나의 장기말로 취급 당하고, 거짓으로 섬겼던 이에게 진심으로 대해진 것.


이게 묀히가 스토리에서 보여준 캐릭터성이며, 또 우리가 어떤 윗사람을 섬겨야 하는 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4) 그 외


그 외의 실버애쉬 진영에 여러 캐릭터들이 있지만, 다 스토리 내부에선 그저 그런 임팩트를 보여주었다.


엔야 실버애쉬(프라마닉스)의 경우 무난하게 오빠(실버애쉬)와 만주원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엔시야의 경우도 로도스에 머무르면서 쉐라그에 있던 시절과 달리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쿠리어와 마터호른은 그냥 실버애쉬의 부하였으니 넘어가고, 가장 기대가 컸던 흑기사 눈나, 데켄블레허 또한 스토리상 무언가 떡밥이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스토리 내에서 뭔가 캐릭터성을 읽기는 힘들었다.


2. 브라운테일&페일로쉐 진영


(1)라타토스

 브라운테일 가문의 가주인 라타토스는 스토리 내에서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행적을 보인다.


 즉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와 얻어야 할 이익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는 인물인데, 이 인물이 스토리 후반부로 가선 영혼까지 털린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당장의 이익 만을 쫓으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스토리 내부에서도 잘 볼 수 있는 부분인데, 라타토스가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묘사가 몇 번 나왔음에도 더 큰 계획을 가지고 있던 실버애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음을 생각해보면, 그저 안습일 따름.


 그러므로 우리는 이놈을 통해 어설프게 짱구 굴렸다간 영혼까지 털린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2)시우루스


호감빡통 1호.


그저 관심 좀 받고 싶었던 새끼......


그저 가문 좀 잘되게 해보려고 했던 새끼......


부하가 누명을 쓰자, 자기를 내던져 부하를 보호하려고 했던 새끼.......


위기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자기 할 일은 똑바로 한 새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동네에 유이하게 정직했던 새끼.......


(3)아크토즈


호감빡통 2호


그저 쉐라그와 쉐라간드밖에 몰랐던 새끼......


전통을 지키려 하면서도,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던 새끼.......


불리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던 리얼 씹상남자.......


인성 터진 눈꽃동산의 살아있는 마지막 양심........


그립읍니다, 아크튜러스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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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주원


(1)대장로

 사실상 쉐라그가 낙후된 근본적인 원인이자, 설산사변의 유일한 사망자로 진보의 흐름은 막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만주원은 의회와 종교가 결합된 독특한 배경의 권력기관인데, 여기서 대장로는 변화하는 테라의 정세를 거부한 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통만을 들먹이는 전통무새가 되었다.


 특히 이놈이 악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데, 자신이 주장하는 신앙과 전통을 진심으로 섬기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신앙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면서도 신앙을 빌미로 아크토즈의 부하이자 발레의 아버지를 독살했고, 쉐라그의 정체성을 위해 전통을 중시한 아크토즈와는 달리 쉐라그가 전통의 족쇄에 묶여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에 전통을 핑계 삼아 발전을 거부한 작자이기도 하다.


 즉 아크토즈가 정통 보수라면, 이놈은 그냥 수구꼴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셈.


***


 이렇게 사이드스토리, 브레이크 디 아이스의 간단한 캐릭터 평가를 내려보았다.


 사실 스토리 내 등장하는 캐릭터는 더 있었지만, 그래서는 밑도 끝도 없기에 스토리 내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나,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만을 평가했다.


 개인적인 소감으론, 브레이크 디 아이스가 쉐라그에서 펼쳐지는 고도의 권모술수와 정치싸움을 다루고 있는 만큼, 머리쓰는 캐릭터 보다는 정직하고 통수맞는 빡통캐들에게 조금 더 정감이 간 면이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글은 나의 개인적인 소감이므로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음을 인정하는 바이며, 그에 대해서는 댓글을 달아 의견을 표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럼 이벤트 남은 기간동안 파밍 잘하고, 내일 있을 ex맵 또한 잘 클리어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