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앵커리지를 만났을 때에는 볼티랑 머튼도 도와줄 테고 무츠키급이나 꼬마 함순이 육아 정도는 여러 번 해보았으니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앵커리지의 말랑하게 잘 익은 몸매를 훑어보며 앵짬탐의 꿈을 키웠지만

인싸짓하느라 바쁜 볼티 머튼의 응딩이흔들기 애교 공격 한방에 넘어가 사실상 독박 육아를 떠맡게 된 지휘관


그러나 앵커리지의 육아는 생각 이상으로 고된 일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고 돌봐줘야 하고 성인의 몸으로 자제력 없이 휘두르는 심술이나 투정을 감당하다보니 여기저기 멍들고 넘어져 다치기 일쑤였고 당연히 지휘관 본연의 업무는 그대로였기 때문에 과로로 인해 점점 지쳐가는 지휘관이었다


머지 않아 모항에 새로 블뤼허가 착임하게 되고 앵커리지와 너무나도 닮은 그녀를 보고 처음에는 PTSD가 온 듯 비명을 지르고 벌벌 떨었지만


당연히 문제는 커녕 하나부터 열까지 지휘관에게 맞춰주고 귀여운 애교와 메가데레 공격을 퍼붓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지휘관은 그간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날아가는 듯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서로 몸을 겹치는 동안에도 지휘관이 마치 분풀이하듯 거칠게 박아대면 오히려 따뜻하고 상냥한 몸으로 받아주고 위로해주는 블뤼허였고 지휘관은 그런 그녀에게 갈수록 점점 중독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직 블뤼허만을 갈구하게 되고 싸늘한 눈빛으로 볼티 머튼에게 앵커리지의 육아를 관둘 것을 선언하고 돌아서버린 지휘관


하지만 그녀와의 잠깐의 행복도 잠시 지휘관은 익일 대형 유전 개발의뢰의 파견명단을 임의작성 했다가 블뤼허도 브레머튼도 볼티모어도 모두 장기파견시켜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결국 며칠만이라고는 하나 꼼짝 없이 다시금 앵커리지의 육아 담당을 떠맡게 되어버린 지휘관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시체처럼 앵커리지의 방 한구석에 조용히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토록 보고싶던 센세와의 오랫만의 만남이었지만 그간의 이별도 지금의 무기력한 모습도 모두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여린 소녀는 생에 처음 느껴보는 복잡한 감정을 꾹 참고 마침내 무거운 입을 열었다


"센세.. 앵커리지.. 잘못했어... 이젠 나쁜 짓도 안하고 투정도 안 부릴게... 다시 센세랑 왕자님 공주님 놀이도 하고 동화책 읽기 하고싶어... 응?"


그러나 지휘관은 들리지 않는 듯 감정 없는 눈으로 여전히 천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결국 울음이 터진 듯 절절하고 무너진 음성으로 지휘관을 붙잡고 흔들며 애걸하는 앵커리지와 이윽고 뭔가 반응이 온 듯 앵커리지와 눈을 마주치는 지휘관


".... 블뤼허?, 블뤼허!!!"


하지만 그런 앵커리지의 바램에 돌아온 대답은 자신과 똑 닮은 철혈 언니의 이름이었고 지휘관은 미친 듯이 연신 블뤼허를 부르짖으며 앵커리지를 겁탈하기 시작하였다


"센세... 앵커리지 블뤼허 언니 아니야... 제발 그만... 아파..."


애써 저항하면서도 지금의 이 상황이 자기 때문이라는 자책이 남아있는 듯 차마 지휘관을 강하게 밀치지 못하고 울먹이기만 하는 앵커리지


이윽고 둘의 절망과 교성이 섞인 불협화음은 절정을 맞이하기 시작하였고


"크윽, 블뤼허... 질 중에 낼게...!!!"


그렇게 그토록 좋아했지만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 센세에 의해 다른 사람 취급을 당하며 강제로 첫 경험을 맞이한 앵커리지는 서럽게 메말라버린 눈물과 갈라지는 목소리를 삼키며 사정하자마자 뻗어버린 센세를 위로해줄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ㄴ, 냐하..."





근데 실제로 이러면 좀 개쓰레기같으니깐 난 그러진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