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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어체를 사용할 거임. 거북하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안녕하세요. 민원인 분. "취미로공기업직원인사람"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애초에 취하했으면 전 그냥 이번일은 헤프닝으로 끝냈을거고, 

설령 취하하지 않더라도 애초에 신상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얘기한 다른 목적이 있었거든요.


1. 일단 현역 시점이랑 경험상 ㄱㄱㅇ 직원이거나 관련자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를 얼마나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전 정보공개청구 업무를 꽤 오래 했습니다. 전국 단위로 뿌리는 청구도 받아봤고, 공무원 괴롭힌답시고 마구 던지는 정보공개도 숱하게 받아 봤습니다. 

다행히 현 직장에서는 저를 저격하는 정보공개청구는 입사 이래로 없었는데,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받아봤습니다.

(그리고 일단은 어느 정도 맞았네요. ㄱㄱㅇ 직원이 친구라고 하니까.)


2. 그리고 ㄱㄱㅇ 관련자인지 아닌지 블챈 관계자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여기 던져서 정말 ㄱㄱㅇ 관련건인지 확인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정말로 ㄱㄱㅇ 직원이면 행정보복으로 저도 나름 대응하면서 그 행태를 이슈화하고, 

제 착각이었으면 개인사유로 분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었습니다.


여기 채널에 제가 정보공개 택틱 올리면서 제가 공직자라고 어필한 거, 어떤 분들은 잘난 체한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전 제 모가지 걸고 한 겁니다.

왜 그런 말 있잖아요. 누군가를 칼로 찌르면 나도 칼에 찔릴 각오 해야 한다고.

민원인 분 말마따나 정보 몇 가지만 조합하면 저 찾아내는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 분들은 매너있게 모른척 해 주신거 같네요.

굳이 공직자임을 밝히고 정보를 계속 흘렸던 건 제가 제공하는 정보에 신뢰성을 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가짜 정보도 많으니까, 그래도 공직자 입에서 나온 말이면 믿어줄까 싶었죠.


민원인 분께서는 낚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단 민원인 분의 청구며 민원인이 대놓고 저를 노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근거가 있었습니다.

보통 소위 진상 청구들은 어느 부서를 저격하기보다는 기관 그 자체를 노리고 말도 안 되는 청구를 광역기로 시전하는데, 
민원인 분은 제가 여기 풀어놓은 정보공개청구 팁을 그대로 사용해서 "제가 소속된 부서""제 업무"에 대해서만 따박따박 요구사항을 얘기하시더군요.

이런 식의 청구는 공직자 입장에서는 대놓고 자기를 노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식은땀이 나더라구요.

민원인 분이 어떤 의도였건, 현업 입장에서는 정말 전현직 ㄱㄱㅇ직원이 노리고 행정보복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신변의 위협마저 느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희 기관의 정보공개 담당자는 공식적으로 저 혼자입니다. 저 혼자 기관 하나의 정보공개시스템을 다 관리합니다.)

궁금하면 그 친구분에게 물어보세요. 몇 년 일했다고 하니 공직자 생리는 어느 정도 알 거 같은데 말이죠.


그렇다고 애초에 민원인 분께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기도 힘든 게, 행안부 민원처리 지침상 업무상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민원인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자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공적인 사유가 아니니 민원인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할 수는 없었죠. 엄연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니까요.


여튼 민원인 분께 저는 훈계질도 안 할 거고, 신상공개도 안 할 겁니다.

민원은 민원대로 처리할거고 정보공개는 정보공개대로 답변 나갈겁니다.

고소를 하고 싶으면 하시고, 변호사를 쓰려면 쓰세요.

당신이 친구를 위해서 자기 신상을 걸었듯이, 

저는 공직자의 시선에서 ㄱㄱㅇ 같은 이딴 기관이 더 이상 공직사회에 똥을 뿌리는 작태를 더 두고볼 수 없어서 신상을 걸고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뭐 공직윤리니 하는 대단한 정의감에서 시작한 건 아닙니다. 

그냥 여기 있는 곤란한 청년들이 문제 많고 불합리한 행정처리를 일삼는 공공기관과 싸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거들어 준 걸로 시작했습니다.

각자 하고자 하는 걸 하시면 됩니다. 그 결과는 자기가 책임을 지는 거구요. 그게 어른이잖아요?


저는 책임을 질 각오가 되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기에 정보공개 관련글 쓴 거 아닙니다.

최소한 내 동생, 아니면 조카뻘 되는 친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소소한 감정에서 시작했고,

기왕 시작한 거 정보를 제공한 책임은 끝까지 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서없이 적긴 했는데 저는 여기에 글 남길 때부터 신상이 까발려지건 민원이랑 정보공개 폭탄을 맞건 각오를 하고 있었고,

그 전에 민원인 분이 ㄱㄱㅇ 관련자인지 아닌지 확인을 해 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한 겁니다. 여기 있는 채널 여러분들께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죄송합니다.


P.S. 그래도 ㄱㄱㅇ 직원이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정말이었으면 검찰 진정서까지 준비하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