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대마 관련 글 썼다가, 예전에 이디오피아에 거주할 때 접했던(실제 한게 아니라) 까트가 생각나서 적음


아울러 댓글로 몇몇은 노동 생산성과 연계해서 이야기하던데, 소위 마약과 노동 생산성을 연계 짓기에 이 까트만큼 적절한 소재가 또 없음











1. 까트란 무엇인가?


우선 아예 까트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사료되기에, 까트가 무엇인지 부터 짚고 넘어가겠심.


까트(Khat, Qat)란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지)과 아라비아 반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 식물로, 

대마랑 비슷하게 수천년전부터 해당 지역에 사회적, 문화적으로 녹아있는 작물임.


뭐, 여기서 더 긴 것은 읽지도 않을테니, 더 궁금한 것 있으면 나무위키 문서 참조 바람



쉽게 말해, 아프리카의 대마초임






요렇게 한덩이씩 해서 한화로 5~6천원? 꼴 했던 것으로 기억함







까트를 음용하는 방법은 다소 생소할 듯.


우선 담배나 대마같이 말아피우것이 아니고, 까트 잎을 하나씩 따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오랜 시간 빨아먹는 것임.





에티오피아 가면 이런 사람들 정말 3분에 1명 꼴로 볼 수 있다. 


ㄹㅇ 우리나라 카페같이 까트방? 이 있다고 보면 됨.


요렇게 입에 물고 한 30분? 동안 쪼옥쪼옥 빨아먹는거임.


다 먹고나서 에티오피아 커피(분나) 한 잔으로 입가심 하는 것은 에티오피아 국룰임








가지는 철쭉같고, 잎 크기는 다 컸을 때 월계수 정도 크기임


다 자란 까트는 효능이 덜하다는 말이 있어, 주로 어린 잎에서 바로 막 자란 중딩쯤 되는 까트만 상품성 있음





1-1. 증상 및 효능


이 부분을 제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임.


파견가서 만났던 일본인과 인도인 친구들의 까트 경험기를 발췌해서 말하자면, 


결론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할 만큼의 마약적인 효능은 없다고 함.


즉, 드라마틱한 기분 변화는 아니라는 거임.




사람마다 까트 섭취 후에 증상의 정도가 다르다고 함.

일단 저 위의 2명은 큰 기분의 변화를 못 느꼈다고 함.


일반적으로 각성 상태, 토커티브 Talkative 해지며, 뭔가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고 함

(재미있는 것은, 뭔가는 하고 싶은데 머리가 안 돌아가서 효율이 없다고 함)


반대로, 차분해지고, 말수가 적어지며,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무료해지는 사람도 있다고 함.


쉽게 말해서, 나무위키에 적혀 있듯 무슨 환각에 젖어 마약에 취해있는 듯 하고, 아픔을 못 느끼고, 

이건 잘못된 정보인듯.



그게 사실이면 내가 봤던 수천명의 까트섭취자들은 전부 다 폭동을 일으키고, 

무슨 감염된 테란 마냥 길 한복판을 뛰어다녔겠지?




확실한 효능은, 각성 상태랑 배가 고파도 공복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함.


까트 한다발 했던 인도 친구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거진 하룻밤을 샜음.



까트는 대마랑 비슷하게, 술과 담배에 비해서 중독성은 거의 없다고 함.


하지만 대마랑 비슷하게 심리적 의존성은 있는 것처럼 보임.



그냥 까트 문화권에서는 딱히 할거 없으면, 우리가 한국에서 아는 사람 끼리 술자리 가지고, 피시방가고, 담배피러 나가듯,

그냥 까트집에서 유유상종 모여서 까트 씹고 있는 거임.




1-2. 우리도 접할 수 있는가?


만의 하나, 당신이 한국에서 까트를 찾아서 몰래 매입을 했다고 해도


당신은 까트를 먹고 그 증상을 느낄 수 없음.


까트는 수확하고 달랑 하루만 효능이 있다고 하걸랑.

즉, 성분이 다 날라간다는 것이지.


그리고 이 이유가, 까트가 대마의 위상과 비슷함에도 전세계적으로 대중화가 되지 않은 까닭임.




1-3. 건강


사실 까트 자체가 건강 상에 끼치는 문제점은 크게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함.


우선 크게 중독을 일으킬 만한 화학적 성분은 없으니...


물론 건강에 좋다는 당연히 아님.


대표적으로 각성시간이 길고 공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니


잠을 자지 않고 식사도 제대로 안해서 몸이 상하는 것은 당연하지.


거기다, 하도 오래 씹고 있다보니 입 안에 상처가 생겨서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함.

개발도상국이라면 위생에 더더욱 취약하니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긴 하지.


아울러 풀떼기를 매일같이 입에 물고 있어서 치아 건강에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


무슨 오래 복용하면 정신병이 생긴다고 하는데,


내가 에티오피아 있는 동안 그런 사람도 못 봤고, 현지인들도 그건 허구라고 함

물론 정신병을 밝히기 두려운 사회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 

한국도 이제야 정신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으니깐.


2.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결론임.


까트라는 작물이 노동 생산성과 국가에 끼치는 영향력.





[아디스 아바바, 점심식사 후에 찍은 것. 코이카 근처]


2-1. 농업에 미치는 해악


까트는 앞서 언급했듯이, 수확 후에 상품성이 하루 이내만 발효되는 작물임


즉, 계속 농경지를 부여잡고 휴경을 할 수 없는 작물임.



에티오피아 주식은 인제라라고 하는데, 테프라는 곡물을 가공해서 만든 일종의 빵임.

이게 쌀이랑 비슷한게, 인제라 시켜 놓고 기타 반찬에 속하는 음식들이랑 함께 싸서 먹는 거임.


그런데 이 주식인 테프를 심고 농사를 해야하는 땅에,

지주들은 돈 잘벌리는 까트를 심어서

지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황무지로 만드는 거임.





거기다 까트는 물을 엄청 많이 먹는 작물이라, 사람들의 식수도 앗아감.

사실상 국가를 갉아먹는 기생충 같은 작물이지.


실제로 예멘은, 식량 자급자족은 커녕 모조리 까트밭으로 만들어서

국가의 농경지 90%가 까트밭으로 도배되어, 한때 국민들의 식량 전량을 해외에서 구매해야 했음.







[아디스 아바바, LAFTO 지역의 저녁]


2-2. 사람들에게 끼치는 해악


정말 하루종일, 대부분의 에티오피아 사람들, 특히 남성들은 까트만 하고 있음.

(비율은 60%~70%로 추정됨)


앞서 말했지만, 우리가 커피 마시고 담배피고 술먹고 피시방가는 것처럼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우리가 그럴 시간에 까트를 하고 있음.



문제는, 이게 어찌되었든 사람 신경계에 작용하는 작물이라

아까 말했듯이 정상 같은데 정상이 아닌 상태로 만들어놓음.

겉보기랑 하는 행동은 정상인데, 실제 효율은 20%~30%에 불과해보임.


배도 안고파 잠도 안와 말도 잘나와 

그런데 머리는 안 돌아감.

(물론 까트한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면, 술 취한 사람 대화 상대하듯 이야기가 논지도 논리가 없고 횡설수설함)


시간 허비하기 딱 좋지.



한강의 기적때, 우리 부모세대가 자주 하는 말이 있잖아.

배 곪는 시절, 보릿고개 시절. 


다들 이 시절에서 벗어나려고 열심히 살기 시작했지 않았을까?


인간이라는 동물이, 배고픔을 느껴야 배를 채우려는 욕심이 생기고,

노력 끝에 배고픔을 벗어나니, 더 잘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어쩌면 한강의 기적에 대한 시작은 바로 배고픔이였을텐데,

이 악마의 작물은 배고픔을 잊게 만든다.












나는 정말 정말 안타까웠던 점이,


에티오피아와 아디스 아바바가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아쉬웠음.


나는 에티오피아라고 하면 빈민소굴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공항 내리자마자 왠걸, 물론 한 나라의 수도이긴 하지만 광주보다 마천루가 더 많아.(여기서 광주를 빗댄 것은, 내가 팡주 토박이 홍어라서 광주를 빗댄 것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5대 광역시 중에 하나인 광주보다 발달된 도시임을 강조한 것이지, 지역 비하 아님)


내가 경험해본 에티오피아는


자신들의 긍지와 문화와 역사, 글자와 언어가 있고,

(이게 중요함. 정말 패배주의에 젖어있는 후진국들 많다. 우리가 뭘 어떻게 하겠어 하는 심정.)


부족과 민족들, 종교 간의 분쟁도 없다시피 하고,

: 반경 1km이내에 이슬람 모스크랑 교회가 같이 있는데, 서로 기도 올리는 시간 피해서 종 울리고, 종교 예배하는 공존의 구도.


국토에 자원도, 관광자원도 많으며 사람들도 젠틀하고 자긍심이 있고,

: 한 예로, 소매치기 당할 뻔 했는데 지나가던 행인이 소매치기범 뛰어가서 잡고 때려 눕혀서 지갑 찾고 경찰 연행함.

외국인에게 쪽팔리는 모습 보이기 싫다는 것.


아프리카 연합이 아디스 아바바에 있을 정도로 정치적인 영향력도 있음.


다들 스마트폰 쓰고있고(중국 화웨이 것, 아이폰이나 갤럭시 쓰는 사람은 갑부임)

길도 잘 닦여 있고 차도 많아. 비록 중국이 지은거지만, 깔끔한 트램도 놓여있고. (물론 광주 1호선보다 사람도 더 많고)


거기다 제일 좋았던 것은 날씨.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는 비록 적도에 위치해있더라도, 해발 2,000m 이상의 고원에 위치해있어서


기후도 선선하고 날씨도 엄청 좋음.


나도 더운나라 이곳 저곳 돌아다녀봤는데,

대개 더운 나라는 정말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말이 체감이 됨.


진짜 일하기 싫더라. 

싱가폴의 리콴유가 말했다지? 에어컨이 없었다면, 지금의 싱가폴도 없었을 것이라고.


이렇듯, 좋은 기후를 가지고 충분히 현대화된 도시에 많은 인프라가 있는데


저런 까트만 하고 있는, 죽은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


더욱 발전될 국가에 기회비용을 차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음.



한국 사람들은 그런 시간에 일하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면 소풍을 가던지 드라이브를 가던지 자전거 라이딩을 하던지


아무튼 밖에 나와서 뭐라도 하잖아?



에티오피아 사람들? 다들 까트만 하고 앉거나 누워있음.


진짜 몇 시간 동안 그대로 앉아 있고, 일하는 모습을 못 봤다.




매일 매일 꾸준하게 몇시간 동안 일하지 않는, 시간만 죽이는 국민이 사는 나라가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음?


기회 비용이 날라가니, 나라 경쟁력도 날라가는 거임.








까트가 없었다면, 나는 감히 에티오피아가 G20의 반열에 들어갔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또래였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학 친구가 말했음.


까트가 없었다면, 멩기스투도 없었을 것이라고.


까트에 취해서 헤롱헤롱 횡설수설만 하니

건전한 정치적 대화, 민주주의적 저항 의식 자체가 너무 늦게 커버렸다고.



실제로, 멩기스투 정권 시기에 국가에서 까트에 대한 법을 전면적으로 완화했었다고 함.

국민을 좀비로 만들려고 했던 거지.






[정리]


카트가 차라리 더 건강에 나쁘고, 더 중독성 있고, 더 사람을 난폭하게 만들었다면,


카트가 개인을 망쳐놓을지 언정, 국가를 망쳐놓는 작물은 아니였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악마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게 '까트'라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가랑비 젖듯이 사람과 국가를 망쳐 놓는다. 마치 악마가 의도하는 것 처럼.




우리는 까트가 자라지 않는 기후에 사는 것을 감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까트의 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