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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어렸을때 가난했었어. 그래서 6살때 병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도저히 못견디자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가 공작가에 얀붕이를 은화 40정도 받고 팔아버리지.


그 당시 얀붕이는 어렸기에 아가씨였던 얀순이의 시중을 들어주는 역할을 했지. 천진난만했던 얀붕이와는 다르게 얀순이는 나이에 맞지않게 너무나도 어른스러웠어. 얀붕이가 가끔 주제도 모르고 놀자고 깝칠때도 차갑게 거절하고 책을 본다거나 자신의 집 정원에 핀 꽃들을 감상하며 산책을 했지.

물론 얀붕이는 집사에게 끌려가 복날 개잡듯이 맞았지만.


얀붕이는 그렇게 맞더라도 그 얼음같은 얀순이를 좋아했나봐. 가끔 메이드 아줌마가 쿠키하나를 챙겨주면 그걸 들고 얀순이가 수업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다가 얀순이가 나오면 집사아저씨 몰래 반을 떼서 나눠먹었어.


그래서 그런지 얀순이는 얀붕이의 싸가지없는 행동에 귀엽다는듯이 피식 웃어주기도했어. 일어나서 예절교육을 받고 틈만나면 다른 공작가 아가씨들이랑 벌이는 암투가 아무리 어른스러운 얀순이라도 점점 압박감으로 다가왔거든. 그렇게 숨도 못쉬는 일상속에서 얀붕이가 다가올때 왠지모를 안심감을 느꼈었어.


그치만 시간은 흐르면 흐를수록 얀순이는 다가오는 얀붕이를 점점 거칠게 밀어내기 시작했어. 얀순이가 점점자라면서 자기는 가문을 위한 사람이란걸, 그리고 감히 얀붕이따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걸 매우 언짢아졌거든. 그리고 결정적으로 얀순이는 한 공작가의 귀족과 약혼이 맺어져 버렸어.


예전에 그에게 보여주던 풋풋한 미소는 점점 무표정하게 바뀌었고, 그가 다가올때마다 그에게 폭력을 행사했어.


"당신같은 평민이 어째 저에게 쉽게 접근하는거죠?"


"평민 주제에 주제넘게 저에게 말걸지 마시죠?"


얀순이는 차갑게 응수하면서 얀붕이를 학대했어.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교파티에서 그에게 술을 뿌려 굴욕을 주는 다른 귀족가 남자애들에게 동조하거나 돌아가서는 아예 없는사람 취급하라고 명령하거나. 또 얀붕이에게 보란듯이 약혼자에게 버드키스를 하고, 애정을 표현하거나. 그에게는 보여준적없던 모습을 약혼자에게 보여주었지.


이런 생활이 계속되고, 좋아하던 얀순이에게서 결국 신분의 차이를 느껴버린 얀붕이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피폐해져있었어. 더이상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할거같았지. 몸에는 흉터가 남았고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일때문에 플래시백이 그를 밤마다 괴롭혔지.


 그래서 얀붕이는 탈출하기로 결심해. 그는 자기가 겪고 있는 이 불합리한 현실이 귀족들탓, 특히 얀순이 탓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얀붕이는 그날이후로 천천히 탈출을 준비했어.


장을 보러나갈때 받은 돈을 조금씩 조금씩 빼돌려서 탈출할 생활비를 마련했고, 얀순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일체 숨겼지. 그녀가 자기에게 그랬던것처럼. 그리고 얀순이가 왕도에 사교파티를 갔을때 꾀병을 부려서 빠진다음 자기랑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서 혁명을 계획해. 얀붕이랑 얀순이네 나라는 사실 빈부격차가 너무심하고 귀족들과 평민의 차이가 극심해 시민들의 분노스택이 쌓이고 있었던거지.


보름달이 뜬 어느날밤 얀붕이는 저택에 집사랑 얀순이가 깊게 잠든것을 확인하고 몰래몰래 저택을 빠져나와. 근처에 숨겨두었던 비자금을 회수하고, 혁명을 약속한 동지들과 함께 크게 일을 벌이기 위해 시민들을 모으지. 


귀족들에게 불만이 많이쌓였던 시민들은 처음엔 하나둘씩, 나중에가선 수천명씩 모이더니 모두 횃불과 낫 등의 무기를 들고 얀붕이의 말을 기다리고있었어.


"저들은 돼지와 양에 지나지 않는다. 저들이 무엇이길래 우리 위에서 군림하는가? 주인도 종도 없는 세상을 보여주겠다... 좋아! 누가 나와 함께 저들을 없애겠나?"


"와아아아아아아아!!!!!!"

얀붕이의 말이 끝나자 우레같은 함성소리가 들렸어. 

시민들은 횃불과 낫을들고 얀순이네 집에 쳐들어가기 시작했지. 사람들은 횃불을 던졌고 대궐같았던 얀순이의 집은 점점 불타기 시작했어. 얀순이의 약혼자는 결국 붙잡혀서 혁명재판에 회부되어 처형당했지. 하지만 정작 제일 죽이고 싶었던 얀순이를 찾지못했어. 그 대신 수많은 귀족들의 목이 잘려나가 혁명에 성공하는듯 했지. 


기세를 몰아 시민군이 왕도로 쳐들어가려는 순간


쾅!


대포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그들을향해 전진하는 수비대가 보였지. 군인들이 시민군을 향해 강권을 행사하자 결국 격렬한 시가지 바리케이드 전이 열렸어. 하지만 수비대의 물량에 시민군은 견딜수가 없었고 수많은 사람이 죽고 체포당했고 혁명은 진압당했지. 그 과정에서 얀붕이도 체포당했어.


얀붕이는 결국 재판에 회부되었지. 당연히 얀붕이는 자기자신이 처형당할거란걸 알고있었어. 자기의 동지들과도 한날 한시에 같이죽자고 맹세했지. 그렇지만 동지들이 다 처형당할때, 얀붕이는 혼자서 무기징역을 받았어. 모든것의 시작점은 얀붕이였는데 말이야. 


얀붕이는 정신이 나가버렸지. 그리곤 재판장에게 애원했어. 모든일의 시발점은 나이니, 나도 같이 죽여달라, 나를 이곳에서 죽이지않으면 다시 한번 혁명을 일으킬거다 라는등 자기도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했지. 하지만 재판장은 사정이있기에 감형이라는 말밖에 하지않았어.


결국 얀붕이는 두눈이 가려진채 감옥으로 이송되었지. 그리곤 양쪽 손발에 도망치지 못하도록 얀붕이를 묶어서 십자가처럼 전시해놨지.


얀붕이는 혁명이 실패했다는 죄책감에, 자기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것에, 그리고 동지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얀순이를 죽이지못했다는 분노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 한참을 울고 진정을 하니 누군가가 안대를 푸는게 느껴졌어.


순간 얀붕이는 머리끝까지 화가났어. 왜냐하면 그의 눈앞에는 그렇게 죽이고 싶었던 증오의 대상 얀순이가 있었거든. 하지만 그동안 봐왔던 무표정하고 자기를 사람취급더 안했던 그 사람이 아니었어. 오히려 어색하고 인공적인 미소를 계속해서 짓고있었지. 그리곤 얀붕이를 보며 미친듯이 웃었어.


"크..크흐ㅡ흐..크하하ㅏㅏ하핳"

"얀붕아..이제 넌 내꺼야..♡"


"도대체 나한테 왜그러냔 말이야!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한테 그러는거야..?그냥 죽여..죽이라고 씨발!!"


얀붕이는 너무나도 억울해서, 너무 화나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모두 내뱉어버렸지. 


"그치만..그렇게 안했으면 저는 당신을 가질수없었을껄요..?"


얀붕이는 얀순이가 무슨소리를 하는지 전혀 이해를 할수가 없었어. 


"그래도..우리 왕자님이 나를 위해서 그 방해자도 없애줬잖아요..♡ 어머, 몰랐어요..? 이거 사실 다 계획한거에요ㅎㅎ"


"저는 말이죠 사실 당신을 좋아했었어요ㅎㅎ. 예전부터 엄청엄청 좋아했어요. 예절교육받고, 다른년들이랑 싸우고하는게 얼마나 힘든지아세요? 그치만 당신 덕분에 내가 견딜수있었었어요ㅎㅎ. 사실, 그 약혼도 너무도 하기싫었어요. 마음같아선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알잖아. 당신은 평민, 나는 공작가의 아가씨, 아무도 우리의 결혼을 찬성하지 않을거라는걸. 우리 아빠라는 작자도 그걸 눈치채고 그 역겨운놈이랑 약혼을 잡아줬는걸요?"


"이제와서 사랑을 고백하면 어쩌자는건데? 시발아."


"그래서 말이죠..전 계획했어요! 당신은 자존심이 강하니까 자신에게 모질게 대하는걸 못참겠죠? 그러니까 일부러 당신에게 심하게했어요..사실 당신에게 술 들이붇던 그 남자애들도 전~부 죽이고 싶었어요."


얀순이는 얀붕이의 뺨을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말했어.


"그치만..제가 걔네한테 손댔으면 제가 다시는 얀붕씨를 못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무서웠죠..그래서 우리 왕자님이 일을 벌이게 냅뒀었어요! 제가 몰랐을거같나요? 장보러 갔을때 돈을 조금씩 빼돌리고, 몰래몰래 나없을때 사람만나는거?"


얀붕이가 느끼던 억울함과 분노는 순식간에 공포로 뒤바뀌었어.

"뭐..뭐..?"


"말 그대로에요. 저는 당신을 완벽하게 소유하기 위해서 그런거 뿐이에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당신은 언젠가 도망쳐버릴거잖아요. 안그래요? 전하께는 말씀드렸어요. 당신을 우리쪽에서 관리하겠다고. 벌레 몇마리정도 잡아드리니까 흔쾌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미친..넌 미쳤어.. 완전 미쳤다고!"


"그렇게 소리쳐봤자 뭐가 달라질까요? 결국 사람을 죽인건 당신이에요. 살인자는 당신이라구요. 그니까 얌전히 내것이 되어주실래요?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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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대쓰다가 갑자기 반말쓰는게 이상해서 수정함 댓글좀 마니달아죠ㅠㅠ